건축 폐기물을 줄이는 방법! 건축학도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시민기자 김수정

발행일 2023.08.29. 14:10

수정일 2023.11.0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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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2회 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 ©김수정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2회 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 ©김수정

서울광장광화문광장 곳곳에 기발한 모양의 파빌리온이 세워졌다. 건축학과 학생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통해 만들어진 '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의 모습이다. 'UAUS'는 'Union of Architecture University Student'의 약자로 2023년 기준 23개 국내 건축대학이 소속된 대학생 건축과 연합이다. 매년 기획단을 구성하여 건축의 대중화와 건축대학 학생들 간의 교류를 위해 행사를 개최하는데, 올해로 12회째를 맞는다.
이번 전시는 해체의 설계, 즉 ‘Design For Deconstruction; End to And’라는 주제로 열렸다. ©김수정
이번 전시는 ‘Design For Deconstruction; End to And’, 해체의 설계라는 주제로 열렸다. ©김수정

UAUS의 열두 번째 기획전시는 ‘Design For Deconstruction; End to And’, 즉 ‘해체의 설계’라는 주제로 펼쳐졌다. 우리 주변의 모든 건축물은 시공, 운영, 철거의 생애 주기가 있다. 이때 발생하는 건축 폐기물은 산업폐기물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현존하는 건축물 중 온전히 해체가 가능한 것은 단 1%에 불과하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DFD'는 설계 초기 단계부터 해체를 고려하는 방식이다.
UAUS는 건축의 대중화와 건축대학 학생들 간의 교류를 목적으로 전시 및 행사를 진행한다. ©김수정
UAUS는 건축의 대중화와 건축대학 학생들 간의 교류를 목적으로 전시 및 행사를 진행한다. ©김수정

제12회 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에는 총 21개의 대학이 참여했다. 5개의 그룹으로 묶어 서울광장에 2개의 그룹이, 광화문광장에 3개의 그룹 파빌리온이 전시되었다. 대학생들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DFD 파빌리온을 하나하나 살펴봤다. 대학마다 학생들이 전시 해설을 해줘 숨어 있는 의미까지 이해할 수 있었다. 설명을 들으면 그룹당 하나씩 스티커를 받을 수 있고 5개의 스티커를 모으면 선물도 받을 수 있었다.
홀로그램 아크릴을 통해 빛의 다채로운 색상을 보여준 세종대의 '철수(鐵樹)' ©김수정
홀로그램 아크릴을 통해 빛의 다채로운 색상을 보여준 세종대의 '철수(鐵樹)' ©김수정

서울광장을 장식한 형형색색의 빛을 뿜어내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바로 세종대 학생들의 작품 ‘철수(鐵樹)’이다. 홀로그램 아크릴을 통해 빛의 다채로운 색상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해체 시 새로운 형태와 색상으로 재조립할 수 있다. 틀이 되어주는 철제 파이프는 공사장에서 빌려온 것으로 다시 반납할 예정이라고 한다.
천과 철사를 이용하여 아치형 휴식 공간을 만든 고려대의 'De-Fabricat-eD' ©김수정
천과 철사를 이용하여 아치형 휴식 공간을 만든 고려대의 'De-Fabricat-eD' ©김수정

그룹 2에서는 고려대 학생들의 ‘De-Fabricat-eD’가 눈길을 끌었다. 천과 철사를 이용하여 아치형 휴식 공간을 만들었는데 해체 시 천은 작업용 앞치마로 활용된다고 한다. 학생들이 직접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행사용품인 폴대와 수통 등은 지역 업체에 제공하여 재활용할 예정이라고.
국민대 학생들의 '비;자연'. 스티로폼으로 그늘막을 만들었는데 해체 후 벌집의 기초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김수정
국민대 학생들의 '비;자연'. 스티로폼으로 그늘막을 만들었는데 해체 후 벌집의 기초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김수정

광화문광장에서는 더 많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창의적인 발상에 깜짝 놀란 작품은 국민대 학생들의 ‘비;자연’이었다. 스티로폼으로 그늘막을 만들었는데, 해체 후 스티로폼은 벌집의 기초로 재탄생된다고 한다. 스티로폼은 에션셜 오일과 반응하여 부피가 감소하는데, 이를 이용해 벌집의 기초를 만들었다. 실제로 만들어 양봉장에 사용하고 있는 것을 가지고 와 함께 전시하고 있었다.
경기대의 'Plasticave'.  플라스틱을 이용해 지하수가 고여 종유석이 되고, 다시 석순으로 재형성되는 것을 형상화했다. ©김수정
경기대의 'Plasticave'. 플라스틱을 이용해 지하수가 고여 종유석이 되고, 다시 석순으로 재형성되는 것을 형상화했다. ©김수정

경기대 학생들의 ‘Plasticave’는 많은 시민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재료별로 각 단계의 용도에 맞게 최대한 사용한 후 폐기물이 되기까지의 시간을 지연시켜 생애 주기를 연장하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플라스틱을 이용해 지하수가 고여 종유석이 되고, 이는 다시 석순으로 재형성되는 것을 형상화했다. 플라스틱 병뚜껑을 기계에 넣고 이를 분쇄한 플레이크가 담긴 캡슐을 주머니에 넣으면 종유석처럼 길게 늘어지고, 이와 연결된 아래의 주머니는 석순처럼 위로 올라온다. 그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친환경 플로럴 폼에 꽃을 꽂아 추모하고, 씨앗을 심어 안전한 미래에 대한 기대를 표현한 서울시립대의 '추모에서 기억으로' ©김수정
친환경 플로럴 폼에 꽃을 꽂아 추모하고, 씨앗을 심어 안전한 미래에 대한 기대를 표현한 서울시립대의 '추모에서 기억으로' ©김수정

마지막 그룹에서는 서울시립대 학생들의 ‘추모에서 기억으로’가 긴 여운을 남겼다. 친환경 플로럴 폼에 꽃을 꽂아 추모를 하고, 씨앗을 심어 안전한 미래에 대한 기대를 표현하였다. 그들이 추모하는 이들은 건설 현장 사망자로, 폼의 개수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발생한 423건의 건설 현장 사망 사건의 수이다. 건축 이면의 사건까지도 바라보고 생각하는 건축학도의 마음이 우리 미래의 밝혀주는 듯했다.
전시를 즐기는 시민들 ©김수정
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를 즐기는 시민들 ⓒ김수정

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는 9월 4일까지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에서 만날 수 있다. 9월 1일부터 제15회 서울건축문화제가 진행되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선 모형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서울건축문화제는 서울특별시 건축상을 중심으로 서울시 내의 우수한 건축물을 발굴하고, 선도적 건축 문화와 기술 발전을 홍보하는 축제이다. 올해의 서울시 건축상 대상작LG아트센터 서울 및 LG디스커버리랩가 선정됐고, 9~10월 서울건축문화제 기간 중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수상작 전시가 진행된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9월 1일부터 '제15회 서울건축문화제'가 진행된다. ©김수정
서울도시건축전시관. 9월 1일부터 '제15회 서울건축문화제'가 진행된다. ©김수정

9월 1일부터 10월 29일까지 진행되는 서울건축문화제에서는 ▴제41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수상작 전시 ▴제40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대상 특별전 ▴역대 서울특별시 건축상 대상 상설전 ▴제12회 대학생건축과연합(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투어와 포럼 등의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진행되니 건축에 관심 있다면 서울건축문화제 누리집을 통해 공지를 확인하길 바란다.
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는 시민들로부터 큰 관심과 호응을 얻었다. ©김수정
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는 9월 4일까지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에서 만날 수 있다. ©김수정

제12회 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

○ 기간 : 2023.8.26.~9. 4.
○ 장소 :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서울도시건축전시관
○ 참여대학 : 경기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국민대, 단국대, 동국대, 명지대, 삼육대, 서울과기대, 서울시립대, 선문대, 세종대, 숭실대, 아주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천대, 전남대, 조선대, 중앙대, 한양대, 한양대(ERICA)
누리집
○ 문의 : contact@uaus.kr

제15회 서울건축문화제

○ 기간 : 2023.9.1.~10.29.
○ 장소 : 서울도시건축전시관(전시), 열린송현녹지광장(개막식 및 시상식)
○ 운영시간 : 화~일요일 10:00~18:00(입장 마감 17:30)
○ 휴무 : 월요일
누리집
○ 문의 : 02-6242-5670

시민기자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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