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짜게 먹는 건 아닐까? 염도계 대여해 식단 관리해 보니…

시민기자 김민채

발행일 2023.05.04. 10:36

수정일 2023.06.14. 14:36

조회 9,079

내가 섭취하는 음식은 염도가 얼마나 높을까? ©​김민채
내가 섭취하는 음식은 염도가 얼마나 높을까? ©​김민채

특별한 질환이 없는데도 자고 일어나면 유난히 얼굴이 붓는 날이 종종 있다. 원인이라면 전날 배달 음식을 먹거나 외식을 한 경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 집 식탁의 염도는 어느 정도일까 궁금해졌다. 하지만 음식의 염도를 측정하려면 염도계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몇 번만 쓸 블루투스 염도계를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럽다.

때마침 강동구 소식지에서 저염식을 원하는 주민들에게 염도계를 2개월 간 대여해 준다는 기사를 보았다. 건강한 식생활 실천을 위해 신청해 보았다. 염도계 대여 프로그램 취지는 주민이 음식의 염도를 측정해 보고 가정에서부터 저염식을 실천해 나아가 지역사회의 나트륨 저감화와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염도계는 센서를 통해 염분이 함유된 정도를 측정하는 기기다.©​김민채
염도계는 센서를 통해 염분이 함유된 정도를 측정하는 기기다. ©​김민채

나트륨 과다 섭취 증상

짠 음식을 먹고 자면 아침에 얼굴이 붓는 이유가 뭘까? 혈중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서 뇌에서 소변으로 내보내야 할 수분까지 다시 몸으로 돌려보내라는 명령이 내려오기 때문이다. 그 결과 소변의 양은 줄어들고 혈액의 양은 증가한다. 또, 혈관 벽이 받는 압력이 커지고 그에 따라 심장이 뿜어내는 힘으로 인해 혈압도 올라가게 된다. 때문에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고혈압 외에 비만, 심장질환, 뇌졸중, 신장질환, 위암, 골다공증 등 심각한 합병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 평소 식생활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저염식 생활을 꾸준히 실천이 필요하다.
 택배로 염도계와 안내문을 받았다. ©​김민채
택배로 염도계와 안내문을 받았다. ©​김민채

염도계 측정 방법은?

염도계 측정 방법은 간단했다. ON, OFF 버튼을 눌러 전원을 켜고 측정물을 개별용기에 덜어서 식힌 후 용기 바닥이나 벽면에 센서부가 닿지 않게 담가 주면 된다. 측정값이 인정되면 파란불이 켜지며 자동으로 멈춘다. 염도계는 측정 후 전원을 끄고 센서부는 중성세제로 세척하여 보관하면 된다. 또, 불빛이 들어오는 부분 뚜껑을 빼면 충전부가 있다. 방전되지 않도록 수시로 충전하면 별 어려움 없이 음식의 염도를 측정할 수 있다.

염도 측정 후 업데이트 방법은 매월 말일 공지 시 염도 측정 일지와 측정 모습 등을 사진 찍어 프로그램 전용 오픈 카톡방 또는 네이버밴드 '강동구 슬기로운 단짠생활' 중 한 가지를 선택하여 올리면 된다.
센서 부분을 측정물에 넣고 몇 초가 지나면 염도 수치(%)가 표시된다. ©​김민채
센서 부분을 측정물에 넣고 몇 초가 지나면 염도 수치(%)가 표시된다. ©​김민채
필요에 따라 실리콘 국자에 염도계 센서부분을 탈부착할 수 있다. ©​김민채
필요에 따라 실리콘 국자에 염도계 센서부분을 탈부착할 수 있다. ©​김민채

우리집 식단은 안전할까?

먼저 평소 자주 먹는 음식의 염도부터 측정해 보았다. 돼지갈비 2.0%, 김치찌개 0.7%, 된장찌개 1.3%, 시금치 된장국 0.7% , 콩자반 0.6%, 열무김치 0.6%, 오이소박이 1.0%, 등갈비찜 1.7%, 배추김치 0.85% 등 다양한 측정값이 나왔다. 고형 음식은 물에 1:1로 섞은 다음에 측정 가능하다. 된장이나 고추장의 염도 역시 물에 풀어서 측정하면 된다. 음식의 염도를 측정해 보니 나트륨양과 소금양이 궁금해졌다.
매일 측정하기는 번거롭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염식으로 바뀌고 있다. 염도계 덕분이다. ©​김민채
매일 측정하기는 번거롭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염식으로 바뀌고 있다. 염도계 덕분이다. ©​김민채

소금양, 나트륨양 계산법

염도로 소금양, 나트륨양은 어떻게 계산할까? 음식의 염도를 재고, 음식의 중량을 곱하면 소금양이 나온다. 또, 소금양에 0.4를 곱하면 나트륨양이 나온다. 우리가 섭취하는 소금은 나트륨 40%, 염소 60%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된장국 한 그릇(200g)의 염도를 측정하였더니 1.2%가 표시되었다고 한다면 소금양은 다음과 같다. 200X(1.2%÷100) = 2.4g, 된장국 200g 속의 소금양은 약 2.4g이다.
제품 구입 시 소금양이 궁금하다면 나트륨양에 2.5를 곱하면 된다. ©​김민채
제품 구입 시 소금양이 궁금하다면 나트륨양에 2.5를 곱하면 된다. ©​김민채

배추김치의 염도를 재어보니, 0.85%다. 배추김치 한 그릇 (50g)의 소금양은 0.425g, 나트륨양은 170mg이다. 김치찌개 한 그릇(200g)의 염도는 0.7%, 소금양 1.4g, 나트륨양 560mg이며, 된장찌개 한 그릇(200g)의 염도는 1.3%, 소금양은 2.6g, 나트륨 1,040mg 달했다. 배추김치는 아침 식사량에서 1일 권장 섭취량의 17%, 된장찌개는 52%에 해당됐다. 여기에 자반 한 토막 구워서 함께 먹는다면 어떨까. 하루 세 끼를 한식으로 먹는다고 생각해 보면 1일 권장 섭취량을 초과하게 된다.

혈액의 양을 중성으로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나트륨은의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하루 권장 섭취량은 소금 5g이다. 소금과 나트륨 함량 계산을 통해 하루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떡볶이 나트륨량 703.12mg 소금양은 1.758g ©​김민채
떡볶이 나트륨량 703.12mg 소금양은 1.758g ©​김민채

나트륨 많은 음식 어떤 게 있나?

짬뽕은 나트륨 함유량 4,000mg 소금양은 10g, 가락국수 3396mg(8.49g), 소고기 육개장 2853mg(7.13g), 자장면 2392mg(5.98), 비빔냉면 1664mg(4.16g), 토마토 스파게티 1509mg(3.77g), 크림 스파게티 1030mg(2.58g) 등이 있다. 하지만 나트륨과 소금양이 낮다고 해서 무조건 건강한 음식은 아니다. 지방 성분이 높은 음식도 있고 종합적으로 따져 봐야 한다
염도계 대여 프로그램 시작 땐 식단의 염도가 보통 수준이었는데, 점점 저염식으로 바뀌고 있다. ©​김민채
염도계 대여 프로그램 시작 땐 식단의 염도가 보통 수준이었는데, 점점 저염식으로 바뀌고 있다. ©​김민채

나트륨 배출 음식은 뭐가 있나요?

나트륨 배출에 좋은 음식은 감자, 고구마, 두부, 푸른색 채소, 오이, 양파, 늙은 호박, 상추, 바나나, 진한 색의 과일 등이 있다. 채소에 함유된 칼륨은 나트륨을 체외로 배출시켜 과잉의 식염 섭취로 인한 혈압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 특히 조리 과정에서 손실이 많기 때문에 1일 2~4g 정도 섭취하도록 신경 써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고한 식품별 적정 염도 측정 기준은 0.3~0.6% 저염, 0.7~1.1% 보통, 1.1% 이상 고염이다. 국의 경우 성인 0.6% 이하 유아 0.4% 찌개는 1.0% 이하 김치류는 2.0%다.
덜 짜게, 덜 달게, 덜 기름지게 먹자!  ©강동구 보건소 안내문
덜 짜게, 덜 달게, 덜 기름지게 먹자! ©강동구 보건소 안내문

염도계는 평소에 얼마나 짜게 먹는지 단순한 미각의 문제를 넘어서 정확한 염도 측정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고 저염식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한다. 짜게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싱겁게 먹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혀가 아는 달고 짭짤한 맛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평소 내가 먹는 식단의 칼로리나 영양분을 알고 싶다면, 서울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서울형 헬스케어사업 '손목닥터9988'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본인의 스마트밴드 또는 신청한 스마트폰을 '손목닥터 9988' 앱과 연동해 식단 사진을 촬영하면 해당 식단의 영양을 기록, 관리할 수 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미각세포 또한 노화되고 짠맛을 잘 느끼지 못하게 돼 음식을 더욱 짜게 먹게 된다. 만약 혈압이 높은 어르신이 짜게 먹는다면 매우 위험하다. 우리의 혀에 의존하지 말고 염도계로 측정해서 음식 간을 한다면, 덜 짜게 음식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강동구 염도계 대여 프로그램

○ 대상 : 강동구 지역 주민 30명
○ 대여기간 : 2개월
○ 전달방법 : 택배 발송
○ 회수방법 : 보건소 방문
○ 택배발송 : 선불
○ 문의 : 강동구 보건소 건강증진과 02-3425-6694

시민기자 김민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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