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아동, 소방대원, 헌혈자 환영! '선한영향력가게' 시작한 파스타집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3.04.10. 15:00

수정일 2023.04.10. 17:41

조회 2,162

[우리동네 숨은 명소] 착한가게편 - 마포구 홍대 근처 ‘진짜파스타’
후루룩! 찾아가는 우리동네 숨은 명소
양도 맛도 너무 좋았던 ‘진짜파스타’ 음식들 ⓒ조수연
양도 맛도 너무 좋았던 ‘진짜파스타’ 음식들 ⓒ조수연

2019년, 홍익대학교 정문 인근에 있는 작은 파스타집이 전국적으로 큰 화제가 됐었다. SNS와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당장 ‘돈쭐’을 내러 가야겠다며 문전성시를 이뤘고,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며 기부금을 놓고 가기도 했다.

작은 파스타집이 화제가 된 이유는 간단했다. 결식아동에게 "그냥 안 받을랍니다"라는 사업주의 말 한마디였다. 이어 전국에 수많은 업체와의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식당뿐만 아니라 안경점과 펜션, 3D 프린팅 출력 업체, 문구점, 미용실 등 수많은 업주가 동참했다. 이른바, ‘선한 영향력 가게’의 시작으로, . 오인태 대표가 운영하는 ‘진짜파스타’ 이야기다. 2019년부터 시작한 ‘선한 영향력 가게’는 지금까지 3,890여 곳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그 선한 영향력에 동행하고 싶어서 ‘진짜파스타’ 가게를 방문했다.
'진짜파스타'는 결식아동을 지원하며 '선한영향력가게' 캠페인을 이끌고 있다.  ⓒ조수연
‘진짜파스타’는 결식아동을 지원하며 ‘선한영향력가게’ 캠페인을 이끌고 있다. ⓒ조수연
'진짜파스타'에선 소방공무원에게도 음식 비용을 받지 않는다. ⓒ조수연
‘진짜파스타’에선 소방공무원에게도 음식 비용을 받지 않는다. ⓒ조수연

매장 앞에는 결식아동에게 “그냥 안 받을랍니다”라고 밝힌 오인태 대표의 의지가 적혀 있다. 결식아동을 ‘VIP’라고 부르며 "밥 한번 편하게 먹자"라고 얘기하는 오인태 태표의 말에서 진심이 느껴져 울컥했다.

또한 ‘진짜파스타’ 입구에는 "대한민국의 소방공무원님들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도 적혀 있다. 소방공무원에게까지 음식 비용을 전혀 받지 않는다. 그 옆에는 기부함과 헌혈증 기부함도 보인다. 헌혈증을 기부하면 파스타를 무료로 먹을 수 있으며, 기부한 헌혈증은 한국혈액암협회에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오인태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원칙적으로 금전 후원은 정중히 거절하고 있지만, 돈을 두고 도망가듯 하는 사람들 때문에 기부함을 설치하게 되었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진짜파스타'에 놓인 기부함과 헌혈증 기부함 ⓒ조수연
‘진짜파스타’에 놓인 기부함과 헌혈증 기부함 ⓒ조수연
'진짜파스타' 매장 내부 ⓒ조수연
‘진짜파스타’ 매장 내부 ⓒ조수연

그렇다면 ‘진짜파스타’ 메뉴의 가격과 맛은 어떨까? 메뉴판을 보니 상당히 저렴했다. 모든 파스타 가격이 만 원을 넘지 않았고, 피자와 탄산음료, 파스타를 더한 구성의 메뉴는 1만 2,000원이었다. 기자는 친구와 함께 방문해서 피자와 파스타, 탄산음료 세트와 감자튀김과 파스타, 탄산음료 세트를 각각 주문했다.

파스타와 피자, 감자튀김을 받는 순간, 탄성이 나올 정도로 먹음직스러웠다. 담음새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양이 상당히 많았다. 성인 남성 둘이 먹어도 배부를 정도다. 토마토 파스타에 토핑으로 올라간 돈가스는 일반 돈가스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1인분의 양과 비슷했다.

로제 파스타도 맛있었다. 꾸덕한 로제 맛에 치킨튀김이 들어가 포만감을 더했다. 피자도 1인분이 아니라 2인분이라고 할 만큼 양이 많았고, 감자튀김은 눈꽃치즈가 들어가 보는 맛을 더했다.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착한가게’일 뿐 아니라 맛과 양도 ‘착해서’ 만족스러웠다.
돈까스를 얹은 토마토 파스타. 돈까스만 먹어도 배부를 것 같다. ⓒ조수연
돈까스를 얹은 토마토 파스타. 돈까스만 먹어도 배부를 것 같다. ⓒ조수연
'진짜파스타'에서 맛본 치킨튀김이 들어간 로제 파스타 ⓒ조수연
‘진짜파스타’에서 맛본 치킨튀김이 들어간 로제 파스타 ⓒ조수연

최근에 ‘착하다’라는 말과 ‘선하다’라는 말은 좋은 의미로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착해서 네가 그렇게 사는 거야”라는 말, “선하기 때문에 너가 당하는 거야”라는 말처럼, ‘착하면 손해 본다’는 인식이 크다.  ‘착하기에 이용 당하기 쉽다’라는 경계의 의미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오인태 대표의 ‘진짜파스타’는 다르다. 오 대표의 ‘선한 가게’는 우리 사회에 따뜻한 힘을 불어넣고 있다. 결식아동에겐 살아갈 수 있는 희망과 힘을 불어넣고, 소방공무원에겐 위로와 행복을 선물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돈쭐’을 내고 싶어 찾아온 시민, 데이트 코스로 이곳을 찾은 연인·친구에게 동행하는 삶, 함께 나누는 삶의 의미를 알려준다. 
진짜파스타를 시작으로 결식아동을  지원하는 '선한영향력가게' 모임이 만들어졌다. ⓒ조수연
진짜파스타를 시작으로 결식아동을 지원하는 ‘선한영향력가게’ 모임이 만들어졌다. ⓒ조수연

선한 영향력을 떠나 ‘진짜파스타’는 객관적으로 봐도 맛있고, 푸짐하고, 저렴했다. 그래서 더 많은 시민에게 소개하고 싶다. 주위에 밝은 빛을 비추는 동시에 맛있는 파스타를 먹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선한 영향력을 전국에 널리 알려 주는 곳, 이곳은 홍익대학교 정문 근처 ‘진짜파스타’다.

진짜파스타

○ 위치 :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64 전원빌딩 2층
○ 교통 : 지하철 6호선 상수역 2번 출구에서 270m
선한 영향력 가게 누리집
인스타그램
○ 문의 : 02-322-1518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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