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날, '북촌계동마님댁'에서 용 그림 그리고, 제기 만들고

시민기자 김정희

발행일 2021.04.08. 10:52

수정일 2021.04.08. 10:58

조회 1,516

계동마님댁에 조성된 북촌문화센터의 고즈넉한 모습
계동마님댁에 조성된 북촌문화센터의 고즈넉한 모습 ⓒ김정희

북촌문화센터에서는 4월 5일 고유 명절인 한식(寒食)을 맞아 북촌 토요 정기행사로 지난 3일 다양한 한식 체험과 전통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조선 말기에 지어진 북촌의 계동마님의 한옥은 오늘날 ‘북촌문화센터’로 운영되는 곳으로, 우리나라 고유 문화를 만나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식을 맞아 제기 만들기, 계란에 그림 그리기, 용 그림 그리기 등 조상들이 한식 때 즐겼던 풍습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각 프로그램마다 회당 6~8명씩 사전예약과 현장접수를 받아 진행했다.
지난 3일 북촌에서 한식 맞이 문화행사가 열렸다.
지난 3일 북촌에서 한식 맞이 문화행사가 열렸다. ⓒ김정희

우리 조상들은 한식(寒食)을 어떻게 즐겼을까?

한식 때 우리 조상들은 성묘를 가고 농사를 준비하며 볍씨를 담그고, 계란에 그림 그리기와 '투란희' 같이 닭과 계란을 이용한 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계란으로 다양한 겨루기를 하는 풍속이 바로 ‘투란희’인데, 삶은 계란에 누가 그림을 잘 그리는지 겨루고, 또 그림이 그려진 계란을 서로 부딪쳐 상대방의 계란을 깨뜨린 사람이 이기는 놀이가 그것이다. 

직접 '투란희' 체험에 참여해 보았지만, 정성 들여 그림을 그리고 나니 도저히 깨뜨릴 수가 없었다.
계란에 그림 그림기 행사에 참여 중인 초등학생
계란에 그림 그림기 행사에 참여 중인 초등학생 ⓒ김정희
참가자들의 개성이 느껴지는 계란 그림들이 완성됐다.
참가자들의 개성이 느껴지는 계란 그림들이 완성됐다. ⓒ김정희

용 그림 그리기의 유래는 우리나라에 비가 오기를 기다릴 때 용 그림을 그리는 기우 풍습 중 하나로, 한식날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는 속설로 행해지는 문화행사라고 한다. 한식 행사가 열렸던 지난 3일은 농사에 지을 비가 충족하게 내렸다. 그 의미처럼 풍족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래본다. 
용 그림 그리기 체험 행사
용 그림 그리기 체험 행사 ⓒ김정희
행사에 참가한 아이가 용 그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행사에 참가한 아이가 용 그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김정희

용 그림 그리기는 작은 족자에 먹지를 대고 용 그림의 본을 족자에 새기는 것부터 시작한다. 먹지로 새겨진 용 그림에 원하는 색으로 입히면 그림이 완성된다. 옆에서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용 그림을 채색하는 모습을 보며, 더 많은 아이들이 흥미로운 체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빨리 코로나가 물러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 그림 그리기 완성된 족자의 모습
용 그림 그리기 완성된 족자의 모습 ⓒ김정희

제기 만들기는 각 팀당 2~3명씩 진행되었다. 체험을 위해 방에 들어서니 온돌만의 따뜻하고 포근한 기운이 전해져 만드는 내내 행복했다. 

제기 만들기는 중심을 잡는 한지 자르기부터 시작한다. 자른 한지 위에 엽전을 놓고, 말은 한지를 고무줄로 고정한 후 동그란 고리를 우레탄 줄로 제기와 연결한다. 동그란 구멍에 손가락을 넣어 줄을 끼고 제기를 차면 제기가 멀리 날아가지 않게  제기 차기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비가 와서 마당에서의 제기차기 행사는 하지 못해 아쉬웠다.
제기 만들기 재료, 한지와 고무줄, 엽전과 우레탄 줄이 사용됐다.
제기 만들기 재료, 한지와 고무줄, 엽전과 우레탄 줄이 사용됐다. ⓒ김정희
한지로 만든 제기의 모습
한지로 만든 제기의 모습 ⓒ김정희

제기 차기를 못해 아쉬웠는데 나오는 길에 봉선화 씨가 담긴 예쁜 복주머니를 하나씩 주었다. 이는 한식날 볍씨를 나누어 주던 풍속을 대신해 봄맞이로 봉선화 씨를 집에서 심으라는 의미로 나누는 것이란다. 올해는 예쁜 봉선화로 손톱을 물들이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볍씨 대신에 봉선화 씨를 나눠주었다.
볍씨 대신에 봉선화 씨를 나눠주었다. ⓒ김정희

다채로운 북촌문화센터 체험 프로그램 계속 이어져

한식 맞이 행사는 끝났지만 북촌문화센터에는 이 봄을 만끽할 만한 ' 4월의 북촌문화요일'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했다. 4월 10일부터 봄과 북촌을 소재로 ‘꽃이 담긴 조명 만들기’, ‘멋글씨(캘리그래피) 액자 만들기’ 등 매주 두 가지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7일(토)에는 도화지에 펜과 붓, 물감, 크레파스를 이용해 북촌의 풍경을 담아보는 ‘북촌 풍경스케치’와 봄 바람에 날리는 꽃향기를 생각나게 하는 ‘벚꽃 방향기 만들기’가 진행되고, 24일(토)에는 천연석에 글자를 세기는 세상에 하나뿐인 도장 ‘전각, 수제도장 만들기’와 왁스와 말린 꽃을 이용한 ‘봄꽃 향기 왁스 방향제 만들기’가 예정되어 있다. 

이 외에도 마을여행 프로그램이 코로나로 인한 공백과 동절기 휴식기를 마치고 17일부터 운영을 재개한다. ‘계동마님 찾고 보물 찾고’ 등 정기해설 프로그램과 함께 마을 해설가들이 들려주는 계동마님의 삶과 한옥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정겨운 북촌을 만날 수 있다. 

모든 프로그램은 ‘사전예약’과 ‘현장접수’를 병행해 체험자를 모집하며, 예약은 서울한옥포털(https://hanok.seoul.go.kr) 공지사항에서 확인하거나 북촌문화센터(02-741-1033)로 문의하면 된다. 북촌 한옥을 알고 우리 고유문화를 배울 수 있는 체험행사가 더 많이 만들어져 온 가족이 우리의 전통을 체험하는 계기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북촌문화센터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37
○ 가는법 :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에서 계동 방향으로 약 5분
○ 운영시간: 월~금 9:00~18:00, 토·일 9:00~17:00
○ 홈페이지
○ 문의: 02-741-1033

시민기자 김정희

본인은 결혼 40년차 주부로 열심히 최선을 다하자. 가 인생 가치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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