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서울공예박물관에서 만나는 뮤지엄 멘토

시민기자 김인수

발행일 2024.07.16. 13:00

수정일 2024.07.16. 17:08

조회 415

일상의 위로가 필요할 때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종종 찾는다. 이 분야에 관심이 많다 보니 전시 소식을 자주 찾아 보거나 귀를 기울이는 편이다. 그러던 차에 서울공예박물관 ‘뮤지엄 멘토: MUSEUM人을 만나다’ 프로그램 소식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프로그램은 박물관·미술관 분야 직업 탐색을 원하는 청소년과 청년, 그리고 해당 직업군에 관심 있는 일반 시민들에게 현직 전문가가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는 좋은 기회였다. 박물관에 종사하기까지 성장 이력이나 직무 경험을 스토리텔링으로 들려주고 직업 탐색하는 이들에게 미리 준비해야 할 정보나 역량을 알려 준다니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10회차로 구성된 프로그램 중 6차시 ‘박물관 보존과학자의 이야기’에 참여했다. 박물관 유물에 대한 보존 처리 분야인 보존 과학 분야에 대해 설명하는 강좌였다.

“박물관 안에는 전시를 기획하는 큐레이터만 있다고 생각을 하는 분들이 은근히 많은데, 그런 분들 말고도 수장고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나 조사, 연구, 교육 등 다양한 업무가 있습니다. 이 기회에 직업 탐색을 할 수 있게끔 알려 드릴게요.” 흥미롭게 강좌를 시작한 이는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에서 근무하는 박학수 학예연구관이었다.

서울공예박물관 교육동(어린이박물관) 1층 대강당에 모인 60명의 참여자는 연령층도 성별도 다양했다. 박학수 학예연구관은 업무 경험이나 현장에서 경험했던 에피소드 등을 유머러스하게 전해 갔다.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를 정도로 귀에 쏙쏙 들어왔다. 참여자들은 강연에 집중하면서 갈무리할 정보다 싶은 내용은 PPT 화면을 촬영하는 등 적극적이었다.

강의 현장에 있는 참여자들만이 들을 수 있는 생생한 팁이나 정보가 중간중간 터져 나왔다. 유물 공예품에 대한 깊은 이해는 물론이고 박물관에서 일하는 실무 담당자에게 직접 들으니 막연하게 짐작했거나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직업 탐색에 중요한 길잡이를 해 준 것이 감탄사가 나오게 했다. 영화 <박물관은 살아 있다>를 보며 내내 웃었던 것처럼 박학수 학예연구관님의 어조는 부드럽고 내용은 유익했다.

강연이 끝난 뒤 누구도 자리를 뜨지 않고 질의, 응답 시간까지 귀를 기울였다. 취업 준비에 관한 질문이 곳곳에서 쏟아져 나왔다. 연구관님의 친절하고 현실성 있는 답변은 질문자뿐만 아니라 그 프로그램에 참여한 누가 들어도 유용했다.

서울공예박물관 ‘뮤지엄 멘토: MUSEUM人을 만나다’ 프로그램은 박물관 현직자들이 들려주는 강연이라 더 생생하고 와닿았다. 청소년·청년들의 참여가 원활하도록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오전 시간대에 운영하는 세심함에도 엄지척이 저절로 나왔다. 문과생에게는 생경한 직업 환경을 들려주는 이 프로그램 참여는 서울공예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매월 선착순 예약 접수를 받으니 메모해 두고 잊지 말고 신청하기를 바란다. 오는 8월 3일에는 ‘도시와 역사의 켜를 뮤지엄에 담다’라는 주제로 열린다니 기대된다.

서울시에서 마련한 프로그램만 잘 이용해도 문화 생활을 톡톡히 누릴 수 있다. 9개 문화기관이 참여한 ‘금요일, 문화로 열다: 서울 문화의 밤’은 매주 금요일 밤 6시부터 9시까지 진행된다. 9개 문화기관은 서울역사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서울도서관, 그리고 운현궁, 남산골한옥마을, 세종 충무공 이야기이다. ☞ [관련 기사] 금요일 밤, 꼭 가야할 곳이 생겼다! 야간개방 9곳은?

만들기 체험, 전시 해설 등 모두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무료로 이루어지니 누리기만 하면 된다. 박물관은 쾌적하고 시원한 온도라 장마철의 눅눅함이나 더위를 느낄 새 없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방법이기도 하다. 관심을 열어 두고 서울문화포털에서 정보를 자주 찾아보기를 권한다.
우리나라는 1958년 석굴암 조사부터 과학적인 관점을 가지고 시작했다. 1963년도에 반가사유상에 대해서 방사성 조사가 있었다. Ⓒ김인수
우리나라는 1958년 석굴암 조사부터 과학적인 관점을 가지고 시작했다. 1963년도에 반가사유상에 대해서 방사성 조사가 있었다. Ⓒ김인수
금동여래입상 높이는 29cm이다. 두께가 1.5mm~2mm 정도인데 45도로 잘렸다. 옛날에는 실톱이 없었다. 인간문화재분들에게 보여 드리면 이렇게 만들 수가 없다는 답을 한다. Ⓒ김인수
금동여래입상 높이는 29cm이다. 두께가 1.5mm~2mm 정도인데 45도로 잘렸다. 옛날에는 실톱이 없었다. 인간문화재분들에게 보여 드리면 이렇게 만들 수가 없다는 답을 한다. Ⓒ김인수
적외선은 금속 분야보다 서화 분야에 많이 사용한다. 밑그림이나 보수 흔적 등을 알 수 있다. 희미해졌거나 덮여 있거나 뒷면에 있는 것들을 적외선 촬영으로 알 수 있다. Ⓒ김인수
적외선은 금속 분야보다 서화 분야에 많이 사용한다. 밑그림이나 보수 흔적 등을 알 수 있다. 희미해졌거나 덮여 있거나 뒷면에 있는 것들을 적외선 촬영으로 알 수 있다. Ⓒ김인수
7월 첫 토요일 오전에 '뮤지엄 멘토: MUSEUM人을 만나다'가 서울공예박물관 강당에서 열렸다. Ⓒ김인수
7월 첫 토요일 오전에 '뮤지엄 멘토: MUSEUM人을 만나다'가 서울공예박물관 강당에서 열렸다. Ⓒ김인수
'박물관 보존과학자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연단에 선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 박학수 학예연구관 Ⓒ김인수
'박물관 보존과학자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연단에 선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 박학수 학예연구관 Ⓒ김인수
보존 과학은 보존 처리, 분석, 환경 분야 3가지로 나뉜다. 문화재 훼손을 방지하거나 손상된 문화유산을 복원하는 보존 처리, 문화유산이 가지고 있는 특성, 성분 분석, 어떻게 만들었는지, 연대는 어떻게 되는지를 알아내는 분석, 문화유산에 해로운 벌레, 과도한 습도·온도, 유해 가스 등 입자를 차단하는 환경 분야다. Ⓒ김인수
보존 과학은 보존 처리, 분석, 환경 분야 3가지로 나뉜다. 문화재 훼손을 방지하거나 손상된 문화유산을 복원하는 보존 처리, 문화유산이 가지고 있는 특성, 성분 분석, 어떻게 만들었는지, 연대는 어떻게 되는지를 알아내는 분석, 문화유산에 해로운 벌레, 과도한 습도·온도, 유해 가스 등 입자를 차단하는 환경 분야다. Ⓒ김인수
보존 처리 규범이 있다. 미적, 역사적 흔적이 제거되지 않는 범위에서 원래 모습 유지가 원칙이다. 보존 처리자는 무엇을 하는지보다 어떤 방법으로 제대로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고 양보다는 질을 향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김인수
보존 처리 규범이 있다. 미적, 역사적 흔적이 제거되지 않는 범위에서 원래 모습 유지가 원칙이다. 보존 처리자는 무엇을 하는지보다 어떤 방법으로 제대로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고 양보다는 질을 향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김인수
정곤수라는 분은 임진왜란 시기에 활동하셨던 분인데 관복이 청대 관복이다. 청나라 초상화를 가져다가 배접해서 재활용한 것들을 방사선으로 알아낼 수 있다. Ⓒ김인수
정곤수라는 분은 임진왜란 시기에 활동하셨던 분인데 관복이 청대 관복이다. 청나라 초상화를 가져다가 배접해서 재활용한 것들을 방사선으로 알아낼 수 있다. Ⓒ김인수
조각난 석조 부처이다. 접착제(에폭시)를 발라 붙인 뒤 꼼짝 안 하고 손으로 잡고 붙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김인수
조각난 석조 부처이다. 접착제(에폭시)를 발라 붙인 뒤 꼼짝 안 하고 손으로 잡고 붙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김인수
잘못 복원된 상태로 해외 토픽에도 났다. 에케 호모(Ecce Homo)는 스페인 한 교회의 기둥에 그려져 있는 가시관을 쓴 예수의 모습을 협업하지 않고 독단으로 잘못 복원한 예이다. Ⓒ김인수
잘못 복원된 상태로 해외 토픽에도 났다. 에케 호모(Ecce Homo)는 스페인 한 교회의 기둥에 그려져 있는 가시관을 쓴 예수의 모습을 협업하지 않고 독단으로 잘못 복원한 예이다. Ⓒ김인수
다뉴세문경 복원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 박학수 학예연구관. 금관 같은 금제품은 몇천 년이 흘러도 변한 게 없다. Ⓒ김인수
다뉴세문경 복원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 박학수 학예연구관. 금관 같은 금제품은 몇천 년이 흘러도 변한 게 없다. Ⓒ김인수
복원 채색은 6인치 6피트. 6인치 즉 15cm쯤에서는 알 수 있고, 6피트 즉 180cm 거리에서는 복원했는지 알 수 없게 채색한다. 비슷하면서 티가 안 나게 하는 작업이 더 어렵다고 박학수 학예연구관은 말한다. Ⓒ김인수
복원 채색은 6인치 6피트. 6인치 즉 15cm쯤에서는 알 수 있고, 6피트 즉 180cm 거리에서는 복원했는지 알 수 없게 채색한다. 비슷하면서 티가 안 나게 하는 작업이 더 어렵다고 박학수 학예연구관은 말한다. Ⓒ김인수

뮤지엄 멘토: MUSEUM人을 만나다

○ 장소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3길 4 서울공예박물관 교육동(어린이박물관) 1층 대강당
○ 일시 : 2024년 2~11월 매월 첫 번째 주 토요일
○ 대상 : 박물관·미술관 분야 직업 탐색을 원하는 청소년 및 청년 등 해당 직업군에 관심 있는 관람객 (회당 60명)
○ 신청 : 서울공예박물관 누리집 선착순 접수 (회차마다 공지)
○ 문의 : 02-6450-7000

시민기자 김인수

기억은 그 시절 그대로 소환되지 않는다. 그 순간을, 그 현장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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