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호선 어디까지 타봤니? 16일부터 연천까지 연장된다!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3.12.12. 14:17

수정일 2023.12.12. 15:08

조회 26,511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55) 1호선 17년 만의 추가 연장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타이틀 이미지
1호선 연천 연장 안내문 ©연천군
1호선 연천 연장 안내문 ©연천군

1호선1974년 8월 15일 개통된 최초의 수도권 전철 노선이다. 1호선의 특징은 도시철도와 광역철도를 한꺼번에 개통시켰다는 것이다. 즉 인천으로 가는 경인선과 수원으로 가는 경부선을 전동차가 운행할 수 있는 전철로 바꾸고, 이를 서울시에서 만든 지하철 1호선(종로선)과 연결시킨 것이다. 열차는 양쪽 노선을 끊김 없이 달리는데, 이렇게 서로 다른 두 노선에서 열차가 한 노선처럼 운행하는 것을 직결(直結)운행이라고 한다.

이렇게 개통된 1호선 전철은 한창 인구가 늘고 있던 인천과 수원에서 서울 도심으로 곧바로 들어올 수 있게 해주었다. 당연히 수도권의 출퇴근과 이동이 매우 편리해졌다. 승객도 늘어났다. 특히 인천 방면은 90년대 들어 혼잡이 너무나 심해졌다. 이는 당시 우리나라의 주요 사회 문제였을 정도였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꾸준한 투자를 통해 인천 방면 1호선을 복복선(선로 4가닥)으로 확장했고, 수원 쪽도 노선이 꾸준히 길어져 지금은 아산시의 신창역까지 연장된 상태다.
1호선 성북-의정부 연장 개통식 ©경기도
1호선 성북-의정부 연장 개통식 ©경기도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서쪽과 남쪽과 달리 1호선의 북쪽 방면 연장은 꽤 더뎠다는 점이다. 당장 1974년 첫 개 통당시 북쪽 종점은 성북역(현 광운대역)이었다. 즉 서울을 벗어나지도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당시에 성북역 북쪽으로 가려면 전철이 아니라 일반열차를 타야 했다.

아무래도 수도권의 발전축이 인천항이 있는 서쪽 방면과 북한의 반대 방향인 남쪽이다 보니 어쩔 수 없긴 했다. 그래도 1호선도 나름대로 북쪽으로 연장을 해오긴 했는데, 12월 16일에 드디어 연천군의 연천역까지 연장(동두천-소요산-청산-전곡-연천, 20.9km)이 된다. 직전 소요산역까지의 연장 이후 17년 만이다. 이번 사업 구간에 이미 운행 중인 동두천-소요산이 포함되어 있는 이유는, 이 구간을 현행 지상 노선에서 고가 노선으로 개량하였기 때문이다. 1호선 전철의 북쪽 방면 연장 역사를 정리하면 다음 표와 같다.

1호선 북쪽 방면 연장 연혁

1호선 북쪽 종착역 개통일
성북역 (현 광운대역) 1974.8.15.
창동역 1985.8.22.
의정부역 1986.9.2.
의정부북부역 (현 가능역) 1987.10.5.
소요산역 2006.12.15.
연천역 2023.12.16.

결론적으로 12월 16일부터는 1호선 전철의 북쪽 행선지가 기존 소요산행 외에도 연천행이 추가로 생긴다. 현재 1호선에서 소요산행은 대략 30분에 한 대꼴로 운행 중인데, 연천행은 이 중에 한 대를 연천까지 연장하는 방식으로 운행된다. 따라서 연천행은 1시간에 1대(출퇴근시간에는 30분에 1대) 운행된다.

휴일(토요일, 일요일, 공휴일) 기준으로 1호선 시청역의 연천행 열차 시각표는 다음 표와 같다. 몇몇 시간대에 열차가 없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차량기지 위치 때문에 광운대역에서 북쪽으로 연천행이 출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 도심에서 무작정 연천행을 기다릴게 아니라, 일단 기존 의정부행이나 동두천행 열차를 타고 광운대역 북쪽으로 가서 연천행으로 갈아타면 된다.

1호선 시청역 연천행 시간표(휴일 기준)

휴일 1호선 시청역 연천행 시간표
5시 43분 14시 44분
6시 33분 15시 41분
7시 39분 16시 48분
8시 41분 17시 없음
9시 42분 18시 없음
10시 42분 19시 36분
11시 51분 20시 49분
12시 47분 21시 38분
13시 없음 22시 36분

연천행 열차 수가 적은 것은 연천군이 인구도 적고 그만큼 교통수요도 적기 때문이다. 경기도 최북단에 위치한 연천은 경기도에 3개밖에 없는 시(市)가 아닌 군(郡)이다. 또한 인구는 31개 시군에서 제일 적은 4만 2,000여 명이다.  

이렇게 수요가 적다 보니 1호선 연천 연장 구간은 애초에 선로도 단선(한 가닥)으로 설치했다. 마주 오는 열차가 있으면 정차역에서 서로 비켜 가는 방식이다. 이를 '교행'이라고 부른다. 물론 시각표에 맞추어 운행하고 신호장치가 있으므로 열차가 정면충돌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도 1시간에 1대는 너무 적은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는 있다. 사실 열차를 더 많이 운행 시킬 방법이 있기는 하다. 교통에서 승객을 수송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는데, 큰 차량을 뜸하게 운행시키는 것과 작은 차량을 자주 운행시키는 것이다. 이를 표로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종점 방향 열차 운행 방식 비교

구분 별도 열차 운행 기존 열차 연장
방식 - 별도의 짧은 열차를 새 구간에서만 운행 - 기존 긴 열차를 새 구간까지 연장 운행
장점 - 외곽 구간에서 열차를 자주 다니게 할 수 있음
- 승강장 내 승객 대기시간이 짧아짐
- 경계역에서 환승 불필요
- 도심 구간에서 외곽 종착역 행선지 표출되어 홍보 효과 발생
단점 - 경계역에서 환승을 해야 함
- 도심 구간은 이용 방식에 변화가 없어서 노선 및 지역 홍보가 어려움
- 수요가 적은데 차량의 수송력이 높아서 열차를 자주 운행시킬 수가 없음
- 승강장 대기시간이 길어짐
사례 - 김포골드라인 - 5호선 하남 연장, 4호선 진접 연장

즉 기존 열차를 그대로 연장시킬 게 아니라, 짧은 열차를 도입해 해당 구간만 따로 운행하면 열차 운행횟수를 늘릴 수 있다. 다만 경계역에서 환승을 해야 한다. 1호선 연천 연장의 경우엔 동두천역이 경계역이 된다. 실제로 운영사인 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서는 당초 6량 별도 운행 방식도 고려하였으나, 연천군이 기존 열차(10량) 연장 방식을 주장하여 그냥 기존 소요산행 열차 일부가 연천역까지 운행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두 방식은 서로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꼭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말하기 어렵다. 
연천역 모습 ©연천군
연천역 모습 ©연천군

한편 1호선이 연천까지 연장된다고 하니 매우 먼 곳까지 가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서울 밖으로 나가 의정부시-양주시-동두천시를 차례로 지나야 연천군이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서울시청에서 연천역까지 직선거리는 60km정도 된다. 그런데 수도권이 워낙 넓다보니 의외로 60km가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다. 서울시청에서 반경 60km이면, 수도권 전철 가평역, 지평역(양평군), 이천역, 서정리역(평택 고덕신도시), 인천공항이 몽땅 들어오고, 심지어 북서쪽으로는 북한의 개성역까지 들어오는 거리다.

서울의 용산역을 중심으로 연천역과 비슷한 거리의 역들을 비교해 보면 다음 표와 같다. 60km급 거리에 있는 다른 역들에 비해서 연천역이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용산역에서 60km 거리의 역 비교

구분 노선 방향 직선거리
(km)
열차운행거리
(km)
소요시간
(분)
운임
(원)
환승역
가평역 경춘선 북동쪽 57.6 69.1 99 2,500 상봉
용문역 경의중앙선 동쪽 55.9 71.2 101 2,500 -
이천역 경강선 남동쪽 51.5 71.1 114 2,400 왕십리, 이매
평택역 1호선 남쪽 60.7 71.8 77 (급행) 2,500 -
인천공항
1터미널역
공항철도 서쪽 46.2 57.2 77 4,350 공덕
문산역 경의중앙선 북서쪽 39.3 47.5 67 2,200 -
연천역 1호선 북쪽 64.2 71.6 106 2,500 -

(용산역 평일 12시 출발, 서울교통공사 사이버스테이션 및 포털 지도 기준)

전곡역 모습 ©연천군
전곡역 모습 ©연천군

그렇다면 수도권 전철 1호선의 연천 연장은 어떤 효과를 가져올까?

첫째로 수도권 북부 교통 수요의 창출이다. 과거에는 서울 북쪽에 유원지들이 많았다. 서울교외선 열차를 타고 갔던 송추 계곡이 대표적이다. 특히 전철이 없던 시절에 비둘기호 완행열차를 타고 서울에서 연천으로 많이 놀러 갔었는데 바로 한탄강 유원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도 어린 시절 부모님 손을 잡고 전곡역에 갔었던 기억이 선하다. 하지만 지금은 수도권이 남쪽으로 크게 발전하면서 옛 모습을 많이 잃은 상태다.

그러나 이번 1호선의 연천 연장은 수도권 북부 관광 자원 개발과 이를 통한 교통수요 증가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현 1호선 종점인 소요산역이 관광지로 주목 받아 과거에 비해 크게 수요가 늘어난 경험이 있다. 원래 종점역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크다. 온양온천, 춘천, 오이도, 인천 같은 역들이 다 그러하다.

그리고 추가로 주목되는 것이 연천군은 전방 지역이라 군부대가 매우 많다는 점이다. 이 지역에서 복무 중인 군인들이 집으로 휴가를 갈 때나 가족들이 군부대로 면회를 갈 때 등이 더 편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2040 수도권 광역도시계획 발표 자료 ©서울시
2040 수도권 광역도시계획 발표 자료 ©서울시

두 번째로 서울시 북부의 발전축이 계속 연장 및 확장된다는 것이 주목된다. 실제로 1호선 전철이 지난 2006년 의정부에서 동두천까지 연장된 후, 1호선 전철 주변으로 다수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2기 신도시인 옥정신도시가 대표적이다. 전철이 연장되면 역세권 주변으로 개발이 이어지는 것은 필연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 ‘노도강’으로 불리는 서울 북부의 인구가 경기도 북쪽으로 분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단순한 인구 분산 외에도 신성장 동력의 축이 뻗어나간다는 것에 의미가 크다. 실제로 서울시와 수도권 지자체가 추진 중인 '2040 수도권 광역도시계획'에 따르면, 노도강-의정부-양주-동두천 등은 ICT스마트벨트와 평화경제벨트로 이어져 있다. 이를 통해 첨단산업과 통일을 대비한 제조융복합 물류 등 경제 기능의 활성화가 예정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 벨트를 관통하는 1호선 전철이야말로 이 지역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참고] ' 2040 수도권 광역도시계획' 공청회 개최 보도자료 보기
GTX-C노선도 ©국토교통부
GTX-C노선도 ©국토교통부

마지막으로 살펴볼 부분은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C노선과 연천까지 연장된 1호선과의 연계이다. 현재 GTX-C노선은 서울의 동쪽을 남북으로 관통할 예정이다. 남쪽의 과천 쪽에서 서울로 진입하여 양재역-삼성역-왕십리역-청량리역-광운대역-창동역을 거쳐 북쪽으로 빠져나간다. 도봉산역 이북에서는 지상으로 올라와서 1호선 선로를 공용한다. GTX-C선의 북쪽 종착역은 덕정역이다.

따라서 서울에서 연천역이 멀어 보이지만, 이는 1호선만 탈 때 그런 것이다. GTX-C 노선을 갈아타면서 이용하면 연천을 갈 때 거리에 비해서 꽤 빨리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GTX 같은 빠른 철도는 해당 노선이 목적지에 직접 들어가지 않더라도, 간접적으로 수도권 전철의 속도를 높여 대중교통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 [관련 기사] 언제 첫 삽 뜰까? GTX가 서울시 교통에 미치는 영향
1호선 연천역 시간표 ©연천군
1호선 연천역 시간표 ©연천군

저출산 시대라지만 수도권의 인구는 아직도 늘고 있다. 또한 고령화가 계속되고 있고 기후변화 위기는 심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에 편리한 철도교통망을 구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1974년 첫 개통된 수도권 전철 1호선이 개통 50주년을 앞두고 38선을 넘어 이번에 연천까지 연장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연천까지 이어질 1호선 전철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북부에 새로운 경제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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