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형제 이어 19명 아들딸까지, 다같이 독립운동한 가족 이야기

시민기자 김수정

발행일 2023.11.22. 11:52

수정일 2023.11.22. 16:54

조회 1,916

특별전시 <아들들 딸들 열아홉>이 진행된 이회영기념관 입구 ©김수정
특별전시 <아들들 딸들 열아홉>이 진행된 이회영기념관 입구 ©김수정

‘이회영 형제는 북두칠성 같았고, 아들들 딸들은 은하수 같았다.’
마치 시의 한 구절과도 같은 이 문장은 이회영기념관 특별전의 부제목이다. 가족 중 한 사람만 독립운동을 해도 온 집안이 풍비박산이 났던 시절에 이회영 6형제에 이어 자녀들까지 2대에 걸쳐 독립운동을 했던 엄청난 가족이다. 우당 이회영 선생 순국 91주기를 맞아 이회영기념관에서는특별전시 <아들들 딸들 열아홉>이 시작되었다.
이회영 일가가 받은 훈장들 ©김수정
이회영 일가가 받은 훈장들 ©김수정

이회영의 집안은 오성과 한음으로 유명한 이항복이 10대조 선조이며, 여섯 명의 정승을 배출한 명문가이자, 명동 땅의 3분의 1을 가지고 있었을 정도로 자산가였으나, 전 재산을 독립운동에 필요한 자금으로 운용했을 만큼 모든 가족이 독립운동에 매진하였다.
우당 이회영 선생 순국 91주기를 맞아 진행된 특별전시 <아들들 딸들 열아홉> 개막식 현장 ©김수정
우당 이회영 선생 순국 91주기를 맞아 진행된 특별전시 <아들들 딸들 열아홉> 개막식 현장 ©김수정

11월 17일은 우당 이회영 선생 순국 91주기로 이회영기념관 특별전시 개막식이 진행된 날이다. 개막식은 특별전을 기획한 서해성 감독이 진행하였다.
이번 특별전시 <아들들 딸들 열아홉>을 기획한 서해성 감독이 개막식 진행을 맡았다. ©김수정
이번 특별전시 <아들들 딸들 열아홉>을 기획한 서해성 감독이 개막식 진행을 맡았다. ©김수정

이회영은 첫 번째 아내와 사별 후 두 번째 부인인 이은숙과 재혼하고 여러 아들들과 며느리, 딸들과 사위를 두었다. 모두 열아홉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자료조사를 하며 단 한 사람도 이탈하지 않고 끝까지 독립운동을 했다는 사실에 놀랐다는 서해성 감독의 소회가 있었다. 서해성 감독은 "가족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존재인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묵직한 말로 개막식을 열었다.
여성독립운동가를 무용극으로 표현한 청년 예술가 그룹 '페아또' 추모 공연 ©김수정
여성독립운동가를 무용극으로 표현한 청년 예술가 그룹 '페아또' 추모 공연 ©김수정

대금, 아쟁, 퍼커션, 기타와 건반까지 퓨전국악그룹 ‘장악원악사들’의 연주가 기념관 안을 가득 메웠다. 청년이 만드는 독립운동 이야기 <청년 이회영 문화 프로젝트>에 참여한 청년 예술가 그룹의 추모 공연이다. 이어서 비올라와 바이올린, 플루트의 연주에 하얀 천을 들고 나온 무용수가 춤을 춘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페아또’로, 여성독립운동가를 무용극으로 표현하였다.
이회영기념관의 이종걸 관장은 숨은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하나라도 더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김수정
이회영기념관의 이종걸 관장은 숨은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하나라도 더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김수정

청년 예술가들의 추모 공연 후에는 이회영기념관 이종걸 관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태어나보니 부모가 독립운동가였고, 운명이라는 거창한 말도 필요 없을 만큼 자연스럽게 생활처럼 독립운동을 하게 된 그의 가족사를 이야기하며, 그들의 후손으로서 숨어 있는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하나라도 더 밝혀내야겠다는 다짐을 전하였다.
<신흥무관학교와 망명자들>의 저자, 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의 특별강연 ©김수정
<신흥무관학교와 망명자들>의 저자, 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의 특별강연 ©김수정

신흥무관학교와 우당 이회영 6형제의 삶을 복원한 도서 <신흥무관학교와 망명자들>의 저자 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의 특별강연도 이어졌다. 독립군 양성 기관이었던 신흥무관학교 졸업생들은 대한독립군, 광복군 등에 참여하며 독립운동의 한 축을 차지했다. 이회영과 그의 큰딸인 이규원은 신흥무관학교 건립과 운영에 크게 기여하였고, 그의 사위 박창서는 신흥무관학교 출신이기도 했다.
청년 예술가 '아침의 트리오'가 추모 공연의 마지막 곡을 장식했다. ©김수정
청년 예술가 '아침의 트리오'가 추모 공연의 마지막 곡을 장식했다. ©김수정

청년 이회영 추모공연의 마지막 곡은 '아침의 트리오'의 <1867421>이었다. 곡의 제목은 우당 이회영이 출생한 날로 새날을 향한 끝없는 몸짓을 음정으로 풀어냈다.

청년이 말하고, 노래하고, 그려서 새롭게 만드는 독립운동 이야기 <2023 청년 이회영 문화 프로젝트>는 예술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독립운동과 이회영기념관을 알리기 위한 활동이다.
이회영기념관 2층에 마련된 특별전시 ©김수정
이회영기념관 2층에 마련된 특별전시 ©김수정

개막식 행사가 끝난 후에는 함께 특별전시를 관람하였다. 이회영기념관 2층에 마련된 특별전시는 새하얀 천에 이회영의 아들과 딸, 며느리와 사위 19명이 한 명 한 명 새겨져 있다. 나풀거리는 새하얀 천을 따라 걸으며 그들의 독립운동사를 읽다 보면 어두웠던 시대에 은은하게 흐르던 은하수가 맞았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밤하늘의 길라잡이인 북두칠성은 독립운동가 1세대들이다.
개막식이 진행된 1층 상설전시실에는 7채널 영상을 통해 이회영 6형제와 수많은 동지들의 독립운동 여정이 반복 상영되었다. ©김수정
개막식이 진행된 1층 상설전시실에는 7채널 영상을 통해 이회영 6형제와 수많은 동지들의 독립운동 여정이 반복 상영되었다. ©김수정

개막식이 진행된 이회영기념관 1층은 상설전시실이다. 전시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천장에 매달려 있는 7채널 영상이다. 독립운동에 나선 이회영 6형제의 신흥무관학교 설립, 항일무장투쟁 등 고난에 찬 노정과 수많은 독립운동 동지들을 담은 영상이 반복해서 상영되고 있었다.
이회영의 아내 이은숙이 독립운동의 삶을 기록한 기록보고문학 <서간도시종기> ©김수정
이회영의 아내 이은숙이 독립운동의 삶을 기록한 기록보고문학 <서간도시종기> ©김수정

이회영의 아내 이은숙이 50여 년 동안 독립운동 삶을 오로지 기억에 의존하여 생생하게 저술한 기록보고문학 <서간도시종기> 육필원고와 봉오동전투와 청산리전투에서 승리에 도움을 주었던 체코군단의 무기, 독립운동 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내다팔았던 이회영의 <묵란> 등도 볼 수 있다.
병풍에 담긴 이회영 일가의 사진 ©김수정
병풍에 담긴 이회영 일가의 사진 ©김수정

상설전시와 함께 특별전시도 계속 이어진다. 관람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관람료는 무료다. 전시해설 프로그램과 음성해설도 제공하고 있으니 이회영 6형제와 아들, 딸들의 독립운동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어보길 추천한다.
이회영기념관 관람료는 무료이며 전시해설 프로그램과 음성해설도 제공하고 있다. ©김수정
이회영기념관 관람료는 무료이며, 전시해설 프로그램과 음성해설도 제공하고 있다. ©김수정

이회영기념관

○ 위치 : 서울시 중구 퇴계로26길 36 남산예장공원 버스주차장 지하 1층
○ 관람일시 : 화~일요일 10:00~18: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연휴, 12월 25일, 선거일
○ 정기해설 : 매주 토요일, 일요일 14:00~14:50, 16:00~16:50
○ 단체해설 : 관람시간 내 8명 이상 신청 가능(관람 일주일 전까지 접수)
○ 음성해설 : 휴대폰 음성 안내(QR), 음성 안내기기 대여
누리집
○ 문의 : 02-755-0610

시민기자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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