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에 걸어보면 더 좋은 '봉황각과 탑골공원'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3.03.07. 11:00

수정일 2023.03.28. 13:40

조회 813

3.1절 기념 행사 현수막이 붙어 있는 봉황각 ⓒ이선미
3.1절 기념 행사 현수막이 붙어 있는 봉황각 ⓒ이선미

독립운동의 산실 '봉황각'

올해 3.1절 오후 '봉황각'을 찾았다. 봉황각은 천도교의 수도원이다. 1912년 의암 손병희 선생이 천도교 지도자들을 양성할 목적으로 건립한 교육시설이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에서 천도교는 단순한 종교가 아닌 그 이상의 역할을 담당하였는데, 바로 이곳에서 독립정신 교육이 이루어졌다.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봉황각 (鳳凰閣)
천도교 대교당의 중앙총부 건물을 옮겨와 하나하나 맞춰 세운 봉황각 별관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문화유산이다. ⓒ이선미
천도교 대교당의 중앙총부 건물을 옮겨와 하나하나 맞춰 세운 봉황각 별관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문화유산이다. ⓒ이선미
봉황각 별관에서 만나는 3.1 독립선언 민족대표 33인의 존영 ⓒ이선미
봉황각 별관에서 만나는 3.1 독립선언 민족대표 33인의 존영 ⓒ이선미

3.1절을 맞아 화환이 놓여 있는 봉황각에서 먼저 손병희 선생의 초상을 마주했다. 초상 옆에 적혀 있는 그의 말씀이 생생하게 들리는 듯했다.
“우리가 만세를 부른다고 당장 독립되는 것은 아니오. 
그러나 겨레의 가슴에 독립정신을 일깨워주어야 하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꼭 만세를 불러야 하겠소.”
봉황각 안의 손병희 선생 초상화 ⓒ이선미
봉황각 안의 손병희 선생 초상화 ⓒ이선미

민족의 미래를 염려하던 당시 천도교에서는 독립을 위해 기도를 드렸는데 그 기도가 끝나던 2월 22일 손병희 선생이 한 말씀이었다. 이 뜨거운 결의가 3.1 독립선언의 바탕이 됐다.

봉황각 내부에는 바로 이 장소에서 있었던 기도 모임을 그린 ‘조선독립숙의도(朝鮮獨立熟義圖)’가 있다. 천도교 지도자들의 기도 모임이어서 저마다 손에 염주를 들고 있다. 

3.1 독립선언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천도교계 인사가 15명으로 가장 많았던 것도 손병희 선생이 봉황각을 지어 독립운동가를 양성한 덕분이라고 한다. 
봉황각 거실에서 만나는 ‘조선독립숙의도’ ⓒ이선미
봉황각 거실에서 만나는 ‘조선독립숙의도’ ⓒ이선미
봉황각 관계자가 시민들에게 손병희 선생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이선미
봉황각 관계자가 시민들에게 손병희 선생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이선미

봉황각에서 손병희 선생 묘로 바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은 조금 가파르긴 했어도 한걸음 한걸음 감사의 마음으로 걸어 올라갔다.

선생의 묘 앞에 강북구 어린이들이 보낸 선물이 있었다. ‘행복한 손병희 선생님’이란 적힌 선물에서 선생의 뜻을 기리는 아이들의 예쁜 마음이 느껴졌다. 
손병희 선생 묘역 ⓒ이선미
손병희 선생 묘역 ⓒ이선미

104년 전 '대한독립만세'가 터져 나왔던 탑골공원

이어 방문한 탑골공원. 3.1절 해 질 무렵이었지만 공원 곳곳을 산책하며 조형물들을 살펴보고 사진을 찍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탑골공원을 들어서면 '3·1운동기념탑'과 '3·1운동기념비'를 만나게 된다. ⓒ이선미
탑골공원을 들어서면 '3·1운동기념탑'과 '3·1운동기념비'를 만나게 된다. ⓒ이선미
시민들이 손병희 선생 동상 안내문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선미
시민들이 손병희 선생 동상 안내문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선미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 33인이 태화관에서 대한독립을 선언하고, 탑골공원 팔각정에서는 청년 정재용이 선언서를 낭독했다.

군중이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며 종로통으로 터져 나왔고 전국 각지에서 불길처럼 타올랐다.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탑골공원팔각정 (塔골公園 八角亭)

팔각정을 지나 3.1운동의 기록이 담긴 부조 작품을 감상했다. 시민들은 바닥에 쓰인 안내를 읽으며 부조를 꼼꼼하게 들여다보았다.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던 팔각정 ⓒ이선미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던 팔각정 ⓒ이선미
전국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의 기록이 담긴 부조 작품 ⓒ이선미
전국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의 기록이 담긴 부조 작품 ⓒ이선미

3.1운동과 관련된 여러 기념물 외에도 탑골공원에는 아름다운 문화재가 있다. 1467년 세조 때 지어진 '원각사지 10층석탑'이다. 유리보호각 안에 있어서 온전히 만나는 건 어렵지만 볼수록 아름다운 이 석탑은 우리나라 국보 제2호이기도 하다. 

원각사의 유래를 적은 보물 '대원각사비'도 있다. 조선 전기 조각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는 섬세하고 세련된 문화재다. 
유리 보호각 너머 원각사지 10층석탑은 우리나라 국보 제2호다. ⓒ이선미
유리 보호각 너머 원각사지 10층석탑은 우리나라 국보 제2호다. ⓒ이선미

종로구는 탑골공원 주변 담장을 허물어 남녀노소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재구조화하겠다고 밝혔다. 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공원이 시민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탑골공원에는 이 일대 도시개발과정에서 출토된 석물들을 모아두었다. ⓒ이선미
탑골공원에는 이 일대 도시개발과정에서 출토된 석물들을 모아두었다. ⓒ이선미

백여 년 전 만세 운동은 전국 각지에서 저마다의 목소리로 터져 나왔다. 그 다양한 목소리들이 이 나라의 독립과 자유를 찾아주었다. 

봄 기운이 느껴지는 3월, 우이동 봉황각과 종로의 탑골공원을 산책하며 그날의 함성을 기억해보자! 

봉황각

○ 위치 : 서울 강북구 삼양로173길 107-12
○ 교통 : 지하철 우이신설선 북한산우이역(도선사입구) 2번 출구 도보 12분
○ 문의 : 02-993-2391

탑골공원

○ 위치 : 서울 종로구 종로 99 탑골공원
○ 교통 : 지하철 1호선 종각역(SC제일은행) 3번 출구 도보 7분
○ 문의 : 02-2148-2844~5 (종로구청 공원녹지과)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시민기자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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