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보던 한강 맞아? 세빛섬 옥상에서 본 '한강야경투어'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3.06.05. 17:10

수정일 2023.06.05. 17:56

조회 8,256

걷기 좋은 6월에 진행되는 한강야경투어 ©김윤경
걷기 좋은 6월에 진행되는 한강야경투어 ©김윤경

달빛 속 낭만을 즐기는 ‘한강야경투어’가 돌아왔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서는 6·9월에 매주 금·토요일 저녁 달빛을 따라 한강을 거니는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한강야경투어’는 서래섬을 거쳐 세빛섬과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로 이어지는 코스로 해설사와 함께 한강을 걸으며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중간에 무드등을 만들고 응원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기대를 더했다.
한강야경투어에 모인 참여자들에게 배부된 명함과 책자 ©김윤경
한강야경투어에 모인 참여자들에게 배부된 명함과 책자 ©김윤경
아름답게 피어 있는 꽃길에서 한강야경투어가 시작됐다. ⓒ김윤경
아름답게 피어 있는 꽃길에서 한강야경투어가 시작됐다. ⓒ김윤경

아직 지지 않은 유채꽃과 함께 '서래섬'

‘한강야경투어’ 시작 첫날, 약속된 시간에 맞춰 가족, 친구, 연인 등이 반포안내센터를 찾았다. 해설사를 따라 서래섬으로 향하는 참여자들은 모두 해설을 듣기 위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었다. 한강변에 핀 꽃들을 보며 설레는 마음과는 달리 조용히 한강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해설사가 예전 한강에서 멸종위기종인 상괭이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며 상괭이 사진을 보여주자, 모두들 신기해 했다.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서래섬 유채꽃 덕분에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김윤경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서래섬 유채꽃 덕분에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김윤경
한강에서 바라본 하늘에 노을이 지고 있다. ©김윤경
한강에서 바라본 하늘에 노을이 지고 있다. ©김윤경

얼마 전 '한강 유채꽃 축제, 유채찬란'이 열렸던 서래섬은 아직 지지 않은 꽃들로 노란빛을 띤 모습이다. 군데군데 꽃 사이에 길을 만들어 사진 찍기에도 좋았다.

“한강이라는 명칭은 우리말 한가람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요. 또 아리수라 불리기도 했죠. 한강은 백제시대에 와서 불리기 시작했다고 전해지거든요.” 해설사의 설명이다.
서래섬에서 즐거운 휴식을 누리고 있다. ©김윤경
서래섬에서 즐거운 휴식을 누리고 있다. ©김윤경
세빛섬에 마련된 꽃 터널을 둘러봐도 좋다. ⓒ김윤경
세빛섬에 마련된 꽃 터널을 둘러봐도 좋다. ⓒ김윤경

해설사는 사색을 즐기도록 여유로운 시간을 주면서 간간이 설명을 들려줬다. 인공섬인 서래섬은 3개의 다리가 연결돼 있는 시민 휴식 공간으로, 벤치에는 친구와 함께 혹은 혼자 책을 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예쁜 꽃을 담으려는 시민들 ©김윤경
스마트폰 카메라에 예쁜 꽃을 담으려는 시민들 ©김윤경

“작년에 왔을 때는 이 꽃이 없었는데요. 혹시 이 꽃의 이름 아시는 분 계시나요?“
“금영화래요.”

해설사가 묻자 누군가가 꽃 찾기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름을 찾았다며 알려줬다. 해설사는 해설하다 보면 참여자들에게 많이 배우게 된다고 고맙다고 했다. 노란 꽃은 어두운 밤에도 색을 잃지 않고 은은해 보였다.

은은한 노을 아래 무드등 만들기

‘한강야경투어’는 무엇보다 무드등 만들기 프로그램이 있어 재미를 더했다. 무드등 키트를 받아든 참여자들은 저마다 하얀 펜으로 하고픈 말들을 한마디씩 써 내려갔다.
무드등 키트를 받고 그린 후, 다른 사람의 무드등도 함께 감상하며 응원했다. ©김윤경
무드등 키트를 받고 그린 후, 다른 사람의 무드등도 함께 감상하며 응원했다. ©김윤경

“메시지만 쓰려고 했는데, 한강을 보니 풍경도 그리고 싶네요.” 한 여성이 이렇게 말하면서 강에서 보이는 동작대교와 그 위에 걸쳐진 석양을 그리기 시작했다. 다른 참여자는 “한강 야경을 보며 무드등을 만드니 꼭 카페에 온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모두 원하는 메시지를 적은 후, 서로 칭찬하는 시간을 가졌다. 

“두 분은 뭐라고 쓰셨나요? 보여주세요.” 한 부부가 부끄러운 듯 공개한 무드등에는 남편을 향한 애정이 담긴 메시지가 있어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석양이 아름다운 한강 ⓒ김윤경
석양이 아름다운 한강 ⓒ김윤경

무드등을 만드는 동안 하늘에 있던 해가 다리 아래 걸려 있었다. 일몰을 바라보며 해설사는 자신이 즐거웠던 생각을 떠올려보라고 했다. 모두 어둠이 앉은 한강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자연스레 걸음마저 느려졌다.

“이런 점이 ‘한강야경투어’의 묘미예요. 저기 반대편에는 달도 떠 있거든요.” 해설사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돌려 빌딩 사이 뜬 달을 쳐다보며 스마트폰 카메라를 연신 눌러댔다.      

한강 야경 전망 새 명소 '세빛섬' 옥상

“어머 여기 올라오니 한강이 한눈에 다 보여요. N서울타워도 보이고요.”
가빛섬 4~5층 옥상에 올라 바라본 한강의 모습에 감탄이 이어졌다. 세빛섬 내 가장 큰 가빛섬옥상은 올해 5월 7일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됐다. 그런 까닭에 이번 한강야경투어에서는 세빛섬 옥상을 함께 볼 수 있었다.
세빛섬 곳곳에 옥상 개방을 알리는 현수막이 나부낀다. ©김윤경
세빛섬 곳곳에 옥상 개방을 알리는 현수막이 나부낀다. ©김윤경
세빛섬 옥상을 둘러보는 시민들의 모습 ©김윤경
세빛섬 옥상을 둘러보는 시민들의 모습 ©김윤경

한강을 360도 파노라마 뷰로 즐길 수 있어 한강의 야경과 분수쇼 등을 감상하기 그만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10시까지 열린 이곳은 요가와 명상은 물론 클래식, 강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무대가 마련된 세빛섬 옥상 ©김윤경
무대가 마련된 세빛섬 옥상 ©김윤경

작은 야외 무대 공간이 마련돼 있어 더욱 근사해 보인다. 저마다 4층과 5층 공간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고 한강을 바라봤다.

바람 따라 춤추는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

이윽고 어둠이 발밑을 드리웠다. 해설사와 함께 참여자들은 한강공원으로 이동해 멀리서 달빛무지개분수를 바라보며 휴식을 가졌다. 한강공원에는 이미 한강을 즐기는 시민들이 둘러앉아 피로를 풀고 있었다.
아름다운 달빛무지개분수에 눈을 떼지 못하는 시민들 ©김윤경
아름다운 달빛무지개분수에 눈을 떼지 못하는 시민들 ©김윤경

“분수 그만 보고 여기 좀 봐. ”
분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주던 여성은 달빛무지개분수 앞에 선 친구에게 큰소리로 말을 걸었다. 친구는 알겠다고 웃으면서도 색색이 빛나는 분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시간에 맞춰 분수가 가장 잘 보인다는 잠수교로 향했다. 해설사는 “잠수교는 홍수 때 수면 아래가 잠기도록 만들었어요"라며 "건설 당시 위쪽으로 반포대교를 계획했고요”라고 분수가 쉬는 동안 한강 다리들에 관한 설명을 들려줬다. 또 한강에 관해 더 듣고 싶은 사람을 위해 2023 한강 이야기 여행 ‘한강역사탐방’ 투어를 소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강역사탐방’은 한강 이야기 여행 누리집에서 탐방 5일 전까지 신청 가능하다.
불빛 봉을 들고 사진을 찍는 시민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김윤경
불빛 봉을 들고 사진을 찍는 시민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김윤경

기후에 따라 분수가 나오는 방향이 달라진다는데, 이날은 바람이 불어 한쪽에서만 진행되었다. 시간에 맞춰 무지갯빛 분수가 다리에서 솟아오르자 참가자들은 환호를 지르며 사진과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펑펑 소리와 함께 한강에 폭죽이 터지자 함성은 더 커졌다. 어두운 한강에서 색색의 분수 너머로 보이는 불꽃은 들뜬 기분을 한층 고조시켰다.
세빛섬에 설치된 조형물 ©김윤경
세빛섬에 설치된 조형물 ©김윤경

6월 상반기에 열리는 ‘한강야경투어’는 일찍 마감됐으나, 혹서기에 중단됐다가 9월에도 열린다고 한다. 특히 더 많은 시민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노쇼 등을 엄격히 예방했다. 신청일 1일 전 취소하면 향후 1년간, 연락 없이 불참 시에는 향후 3년간 프로그램 참여를 제한한다.
세빛섬 앞에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김윤경
세빛섬 앞에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김윤경
친구들과 피크닉 오기에도 좋은 세빛섬 ©김윤경
친구들과 피크닉 오기에도 좋은 세빛섬 ©김윤경

서울시는 ‘한강야경투어’ 이외에도 한강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잠수교에서는 7월 9일까지 일요일마다 ‘2023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가 열린다. 이곳을 찾아 책을 읽고 플리마켓과 거리 공연을 즐기며 선셋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어보면 어떨까. 또 맛있는 푸드트럭과 아기자기한 공예품을 구매하려면 6월 11일까지 열리는 '한강달빛야시장' 상반기 행사도 주목하자. 또한 14개 코스를 걸으며 한강의 역사를 확실히 들을 수 있는 ‘한강역사탐방’도 추천한다.
곳곳마다 꽃이 아름답게 드리운 모습이 아름답다. ©김윤경
곳곳마다 꽃이 아름답게 드리운 모습이 아름답다. ©김윤경

세계 어느 도시보다 넓고 아름다운 한강이 서울 도심을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 참 뿌듯하다. 그런 한강을 맘껏 누리는 행사에 참여해 마음의 풍성함을 받으면 어떨까. 한강에서 직접 해가 지는 걸 보고 달빛무지개분수 가까이에서 궤적을 보며 한강이 주는 또 다른 선물을 즐겨 보자.
2023 한강야경투어 ©김윤경

2023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 기간 : 2023. 5. 7~7. 9, 9. 3~11. 12(일요일 12:00~21:00)
○ 장소 : 잠수교 및 반포한강공원 일원
○ 교통
 - 남단 : 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 8-1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 북단 : 경의중앙선 서빙고역 2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누리집 
○ 문의 : 다산콜센터 02-120

2023 한강역사탐방

○ 위치 : 공원(광나루, 잠실, 반포, 이촌, 여의도, 난지, 망원, 강서)
○ 기간 : 2023. 4. 18~11.30
○ 시간 : 1일 2회(오전/오후) 중 택 1
○ 비용 : 무료
누리집 
○ 문의 : 02-761-2588

2023 수상스포츠 체험

○ 운영기간 : 2023. 6. 3~9. 3 매주 주말
 ※ 기간 중 매주 주말, 총 20회
 ※ 20회 차 중 1회만 참여 가능(중복 참여 불가)
○ 운영시간 : 12:40~18:20 (5시간 30분)
○ 행사장소 : 반포한강공원 더리버마리나(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1338 소재)
○ 종목 : 크루저요트, 스탠드업 패들보드(SUP), 카약, 블랙캣요트
○ 인원 : 1,600명(1회 차 80명×20회)
○ ☞ 참가 신청 바로가기
○ 문의 : 02-490-2776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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