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원 우중산책…백만 송이 장미에 빠져들다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3.06.02. 10:37

수정일 2023.06.09. 18:41

조회 1,166

비 예보가 있었지만 우중의 장미가 보고 싶었다. 비 내리는 장미원의 축제라니, 조금 불편하기는 해도 나름 운치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직은 흐리기만 한 하늘을 보며 길을 나섰다.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에 내리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옷을 입고 우산을 쓰고 빗속의 서울대공원 장미원으로 향했다. 초입의 화분에도 장미와 여러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비가 내리는 주말에도 많은 시민이 서울대공원 장미원을 찾았다. ©이선미
비가 내리는 주말에도 많은 시민이 서울대공원 장미원을 찾았다. ©이선미
초입의 화분에도 꽃들이 예쁘게 피어서 시민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선미
초입의 화분에도 꽃들이 예쁘게 피어서 시민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선미

비가 내리면서 채도가 더 깊어진 길을 따라 테마가든에 들어서자 ‘사랑이 꽃피는 장미원’이라는 주제를 담은 멋진 포토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무지갯빛 의자마저 앙증맞게 놓여 있어 우산을 쓴 가족들이 연이어 사진을 찍기도 했다.
비가 내려 더 운치 있는 길을 따라 테마가든으로 향했다. ©이선미
비가 내려 더 운치 있는 길을 따라 테마가든으로 향했다. ©이선미
올해 서울대공원 장미원축제의 주제를 담아 ‘사랑이 꽃피는 장미원’이 예쁘게 꾸며져 있다. ©이선미
올해 서울대공원 장미원축제의 주제를 담아 ‘사랑이 꽃피는 장미원’이 예쁘게 꾸며져 있다. ©이선미

테마가든은 장미원 말고도 모란⋅작약원어린이동물원 그리고 휴(休)정원 등으로 꾸며져 있는데, 장미보다 먼저 핀 작약도 절정이었다. 색색의 우산을 쓴 시민들이 꽃밭에 들어서니 주변이 더 환해지는 듯했다.
테마가든의 한 곳인 ‘모란⋅작약원’에도 작약이 한창이다. ©이선미
테마가든의 한 곳인 ‘모란⋅작약원’에도 작약이 한창이다. ©이선미

바로 앞에는 6월 말까지 이어지는 ‘시민참여정원’이 전시 중이었다. ‘위로와 돌봄’이라는 주제로 60여 명이 참여한 20개 정원이 각각의 의미를 담고 설치되어 있었다. 다양한 형태의 정원을 돌아보며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 위로와 돌봄을 생각해 봤다.
시민들이 작약밭 맞은편에 설치된 ‘시민참여정원’을 둘러보고 있다. ©이선미
시민들이 작약밭 맞은편에 설치된 ‘시민참여정원’을 둘러보고 있다. ©이선미
시민참여정원 수상작인 <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오>(위) 학생정원 수상작 중 하나인 <생의 보물>(아래) ©이선미
시민참여정원 수상작 <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오>(위) 학생정원 수상작 중 <생의 보물>(아래) ©이선미

장미원에는 가장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사진놀이터’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흑장미가 드리워진 예쁜 액자 프레임을 찍고 싶어서 한참을 기다렸다. 하지만 비가 내리는 중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져서 프레임만 찍기가 아주 어려웠다.
사진놀이터의 한 곳인 액자 프레임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도 인기가 많았다. ©이선미
사진놀이터의 한 곳인 액자 프레임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도 인기가 많았다. ©이선미
한참을 기다려 액자 프레임만 찍어봤다. ©이선미
한참을 기다려 액자 프레임만 찍어봤다. ©이선미

사진놀이터에서는 작가 MeME의 '더럽피그미(The Love Pig Me)'도 만날 수 있었다. 피그미는 힘든 사회생활로 찌들어 자존감이 낮아진 현대인들을 위로하고 싶은 캐릭터로 하트고글을 쓰고 낙원을 여행하며 하트 바이러스를 흩뿌리고 싶어 한다고 한다.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 작품을 보니 덩달아 좋은 에너지를 받아야 할 것 같았다.
하트 바이러스를 전하고 싶은 ‘더럽피그미’를 사진놀이터에서 만날 수 있다. ©이선미
하트 바이러스를 전하고 싶은 ‘더럽피그미’를 사진놀이터에서 만날 수 있다. ©이선미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더럽피그미 ©이선미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더럽피그미 ©이선미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시민들은 나름대로 빗속의 장미원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산을 쓴 채 그네에 앉아 쉬거나 나무 아래 테이블에 앉아 가져온 음식을 나눴다. 빗속의 장미를 감상하다가 지붕 있는 정자를 찾아 잠시 쉬기도 했다.
장미를 즐기던 시민들이 장미꽃 정원의 정자에서 쉬기도 했다. ©이선미
장미를 즐기던 시민들이 장미꽃 정원의 정자에서 쉬기도 했다. ©이선미

모처럼 호젓한 서울대공원 장미원에서는 영국 장미나 스탠더드 장미 등을 찬찬히 만날 수 있어 더 좋았다. 더 화려하고 더 가득한 정원에서는 마음이 꽃을 쫓느라 분주해지는데 비 덕분에 누리는 여유였다. 스탠더드 장미는 여러 가지가 올라와 꽃을 피우는 일반 장미와 달리 나무처럼 외줄기 꽃대에서 꽃이 핀다. 일반 덩굴장미를 대목으로 사용하고 여기에 접을 붙여 나무 형태로 키운다고 한다.
우산 형태로 자라게 하는 스탠더드 장미 ©이선미
우산 형태로 자라게 하는 스탠더드 장미 ©이선미
서울대공원 장미원에 피어 있는 영국 장미에 대한 소개도 찬찬이 살펴볼 수 있다. ©이선미
서울대공원 장미원에 피어 있는 영국 장미에 대한 소개도 찬찬이 살펴볼 수 있다. ©이선미

장미아치 터널을 지나 또 장미의 터널이 이어지고, 감성적인 조각상이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내는 장미원은 만개한 장미가 비에 젖어 아련한 분위기를 선사했다. 곳곳에 힘을 주는 덕담이 있어서 또 좋았다.
장미아치 터널을 지나 또 장미의 터널이 이어지는 서울대공원 장미원 ©이선미
장미아치 터널을 지나 또 장미의 터널이 이어지는 서울대공원 장미원 ©이선미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 앞도 인기 있는 포토존이다. ©이선미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 앞도 인기 있는 포토존이다. ©이선미

장미원 한쪽에 있는 어린이동물원에는 어른들의 발길이 분주했다. 알파카와 양들도 많이들 봤지만 특히 다람쥐원숭이의 모습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몸길이가 30cm 정도에 몸무게는 1kg 정도인 다람쥐원숭이는 한시도 가만히 있질 못하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자그마한 녀석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모습이 정신없이 바쁜 사람들의 일상을 보는 듯해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다.
시민들이 정신없이 활동하는 다람쥐원숭이들을 보고 있다. ©이선미
시민들이 정신없이 활동하는 다람쥐원숭이들을 보고 있다. ©이선미

아쉽게도 비가 멈출 줄 모르고 계속해서 내렸다. 결국 축제를 위해 여러 가지 체험을 준비한 공간은 철수 중이었다. 제대로 지붕이 있는 게 아니어서 비가 들이쳤다. 많은 준비를 했을 텐데 아쉬움이 묻어났다. 
서울대공원 장미원축제는 6월 4일까지 이어진다. ©이선미
서울대공원 장미원축제는 6월 4일까지 이어진다. ©이선미

서울대공원 장미원축제는 6월 4일까지 계속된다. 장미원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매일 진행된다. 주말에는 매직 버블쇼도 찾아온다고 한다. 6월 12일까지 ‘장미원 사진공모전’도 진행된다.
미리내 다리에서 바라본 비 내리는 날의 수채화 ©이선미
미리내 다리에서 바라본 비 내리는 날의 수채화 ©이선미

비가 와서 체험은 못했지만 장미원에 와서 장미를 보는 것 이상의 체험이 또 있을까 한다. 백만 송이 장미의 우아한 매혹에 비에 젖듯 빠져든 꽃길이었다.

서울대공원 장미원

○ 위치 : 경기도 과천시 대공원광장로 102, 서울대공원 테마가든 내 장미원
○ 교통 :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
○ 시간 : 하절기(5~8월) 09:00~19:00, 동절기(11~2월) 09:00~17:00
○ 입장료
- 성인 2,000원(단체 1,400원), 청소년 1,500원(단체 1,100원), 어린이 1,000원(단체 700원)
- 만 65세 이상 및 5세 이하 무료
누리집
○ 문의 : 02-500-7335

서울대공원 장미원축제

○ 일시 : 2023. 5. 26~6. 4
○ 장소 : 서울대공원 테마가든 내 장미원
○ 프로그램 :
- 사진 놀이터 : 상설전시 5.25~6.4
- 장미원 인생네컷 : 매일 13:00~18:00
- 내 손안에 정원 : 매일 13:00~17:00
- 캔버스에 피운 꽃 : 매일 13:00~17:00
- 오꽃완 이벤트 5.26.~6.4. 인스타그램
누리집
○ 문의 : 02-500-7335

시민기자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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