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아닌 매력을 캐다! 서울에서 만난 채석장 3곳

시민기자 김창일

발행일 2023.05.23. 11:00

수정일 2023.05.23. 16:34

조회 5,642

건축과 조경 등에 사용하기 위해 채석장에서 돌을 채취한다. 채석장은 대부분 노천 채굴을 하기에 채취한 후 낙석, 산사태,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산림 복구가 이어져야 한다. 채석장이라고 하면 깊은 산속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서울 시내에도 채석장으로 이용했던 장소가 있다. 과거 채석장으로 사용했던 창신동, 용마폭포, 수락산 채석장 터를 다녀왔다.
채석장의 흔적을 보여주는 절개지 ⓒ김창일
채석장의 흔적을 보여주는 절개지 ⓒ김창일

식민 도시 경성을 만들기 위해 채석장으로 사용된 창신동

서울 시내 한복판인 창신·숭의동에는 숭인1동, 창신2·3동에 총 6개의 채석장 절개지가 남아 있다. 창신동의 낙산줄기는 일제강점기 때 채석장으로 사용됐다. 일제는 서울(당시 경성)에 식민 도시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1912년 한국은행 본점, 1925년 옛 서울역, 1926년 옛 서울시청, 1926년 조선총독부를 짓기 위해 창신동 돌산에서 채석 작업을 했다.

해방 이후 채석장은 사용이 중단되었고, 1960년대 무렵 폐쇄된 채석장 자리에 사람들이 모여 지금과 같은 마을을 이뤘다.
골무 모양의 조형물이 있는 산마루 놀이터에서 바라본 서울 ⓒ김창일
골무 모양의 조형물이 있는 산마루 놀이터에서 바라본 서울 ⓒ김창일

1950년대 창신동은 판잣집이 많았다. 1960년대 평화시장이 번성하면서 가내공업 형태로 변모했다. 1963년 채석장 자리에 창신 시영아파트 3동이 건립됐고, 1969년에는 낙산시민아파트가 들어섰다. 1971년 동대문 종합상가 고속버스터미널, 1974년 동대문 지하철 1호선이 운행을 시작했다. 창신동의 교통은 날로 좋아졌고, 이에 따라 1970년대에는 주택을 개조한 봉제 공장도 늘어났다.

1980년대에는 다세대 다가구 규제 완화로 공장형 다세대 주택이 신축됐고,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동대문 일대 대형 쇼핑몰의 건설이 많아졌다. 1997년 낙산 일대 시민아파트가 철거되고 공원이 조성됐다. 2007년 창신숭의 재정비촉진지구가 지정됐지만, 2013년 주민들의 요구로 일부 지역이 지정 해제됐다. 현재도 창신동에는 공장형 의류업체가 다수 분포하고 있다.
창신동에서 바라본 낙산 성곽길 ⓒ김창일
창신동에서 바라본 낙산 성곽길 ⓒ김창일

창신동은 우리나라 근대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동네다.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는 놀이터에서 바라보는 서울 시내와 낙산 성곽 터의 전망은 어느 동네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는 용마폭포 ⓒ김창일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는 용마폭포 ⓒ김창일

절개지 폭포에서 ‘서울은미술관’ 프로젝트로 재탄생한 용마폭포공원

서울시는 창신동 채석장을 1961년 면목동 산1번지로 이전한다. 이곳이 현재 용마폭포공원 자리다. 1961년부터 1988년까지 약 27년 동안 채석장으로 사용됐다. 1993년 용마돌산공원으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채석장은 1997년 절벽을 활용한 인공 폭포를 조성하면서 용마폭포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1997년 조성 당시에는 동양 최대의 인공 폭포였다. 중앙은 용마폭포, 왼쪽은 청룡폭포, 오른쪽은 백마폭포로 이뤄져 있다. 51.4m의 높이에서 힘차게 떨어지는 용마폭포의 소리를 듣고 있으면 청량감마저 들게 한다.
용마폭포공원에 설치된 공공미술 작품 ‘타원본부’는 시민의 추억에 예술을 더한 ‘공공미술 시민 아이디어 구현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 김창일
용마폭포공원에 설치된 공공미술 작품 ‘타원본부’는 시민의 추억에 예술을 더한 ‘공공미술 시민 아이디어 구현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 김창일

폭포가 조성된 후, 22년이 지난 2019년 용마폭포공원의 중앙부에는 ‘타원본부’라는 조형물이 들어서게 된다. ‘타원본부’는 ‘서울은 미술관’ 공공미술 시민 아이디어 구현 사업으로 시민이 직접 참여한 프로젝트다.

중랑구 토박이 이원복 씨의 사연이 선정돼 ‘타원본부’의 탄생에 영감을 줬다. 그는 어릴 적, 용마 채석장을 아지트로 삼고 친구들과 ‘태극13단’을 만들어 놀았다고 한다. 대장을 정하기 위해 절벽을 오르다 곤란을 겪었던 그의 어린 시절 추억을 바탕으로 정지현 작가가 ‘타원본부’를 완성했다. 누구나 마음속에 하나쯤 있을 아지트라는 추억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했다.
수락산 둘레길은 높은 고도가 아니지만, 서울 시내 조망이 우수하다. ⓒ김창일
수락산 둘레길은 높은 고도가 아니지만, 서울 시내 조망이 우수하다. ⓒ김창일

서울둘레길 1코스에서 만난 수락산 채석장 터

마지막으로 둘러볼 채석장 부지는 서울둘레길 1코스(수락·불암산 코스)에 있는 수락산 채석장 터다. 서울둘레길은 2009년 5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사람을 위한 길, 자연을 위한 길, 산책하는 길, 이야기가 있는 길’을 주제로 총 연장 156.5km(숲길 84.5km, 마을길 40km, 하천길 32km, 8개의 코스)로 조성한 도보길이다.

서울둘레길을 완주하면 완주 인증서가 발급된다. 서울둘레길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안내는 서울둘레길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1코스인 수락·불암산 코스는 서울둘레길 8개 코스 중 유일하게 고급 난이도이다. 정상을 통과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락·불암산 18.6km를 걷기에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와 수분 섭취를 위한 물을 준비해야 한다.
채석장들의 돌을 사용해 안전한 돌길을 조성했다. ⓒ김창일
채석장들의 돌을 사용해 안전한 돌길을 조성했다. ⓒ김창일
돌들로 조성한 원형 모양의 광장 ⓒ김창일
돌들로 조성한 원형 모양의 광장 ⓒ김창일

이정표를 따라 걷다 보면 수락산 귀임봉 아래 채석장 터를 만나게 된다. 수락산 채석장 터는 1960~70년대 토목 공사를 위해 수락산 바위를 석재로 사용한 장소이다. 수락산 채석장 터는 축대와 돌길, 원형 모양의 광장을 조성해 시민에게 쉼터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참고 자료

서울역사박물관, '창신동 공간과 일상(2011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2011년
중랑구청 누리집

용마폭포공원

○ 위치 : 서울 중랑구 용마산로 250-12
○ 운영시간 : 00:00~24:00
○ 입장료 : 무료
○ 인공 폭포 가동시간(5~8월, 4개월간)
- 평일(3회) : 11:00 ~ 12:00, 13:00 ~ 14:00, 15:00 ~ 16:00
- 휴일(4회) : 11:00 ~ 12:00, 13:00 ~ 14:00, 15:00 ~ 16:00, 17:00 ~ 18:00
※우천 시 폭포 가동 중지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가동 기간 내 탄력적 운영
누리집
○ 문의 : 02-2094-2342

시민기자 김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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