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리 들으며 봄 산책 어때요? 홍제천에서 벚꽃마당까지

발행일 2023.04.13. 09:20

수정일 2023.04.13. 18:12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선도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시는 홍제천에 인공폭포를 조성하고 수변 노천카페 '카페 폭포'를 완공했다. 올해 홍제천 외에 불광천, 도림천, 세곡천, 도림천 등도 조성이 진행될 예정이다. ☞[관련기사] 테라스·놀이터·갤러리…2025년까지 수변명소 30곳 조성

봄을 맞이해서 인공폭포를 보며 물멍도 하고 그 주변 안산자락길을 걸으며 봄을 느끼고자 홍제천을 찾았다.

'서대문에서 시작해 봄'이란 문구가 잘 어울렸던 공간 ⓒ김지원

홍제천에서 맞이하는 봄

홍제천은 서울시 종로구, 서대문구, 마포구 일대에 걸쳐 흐르는 지방 2급 하천으로, 조선시대에 이 하천 연안에 중국의 사신이나 관리가 묵어 가던 홍제원이 있었던 까닭에 홍제원천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이번에 방문한 홍제천은 서대문구 쪽에 있는 곳이다.

인공폭포가 멋있으면 얼마나 멋있겠어? 하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방문했는데, 폭포를 본 순간 그 생각은 잘못되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인공폭포는 마치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폭포인 듯 자연스러움을 뽐내고 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크고 웅장해서 살짝 놀랐다.

폭포를 보며 어떻게 물멍을 할 것인가 했는데 수변 노천카페 '카페 폭포'의 역할은 컸다. 여유 있는 테이블이 실내와 실외에 놓여 있어서 어디서든 폭포를 보며 차 한 잔 하면서 물멍 하기 좋다. 카페 앞에는 인공폭포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있으니 사진을 남겨도 좋을 듯싶다. 위아래로 오가면서 인공폭포를 보며 물소리도 듣고 날리는 꽃잎을 보고 있자니 잠깐이지만 바쁜 일상이 평화로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인공폭포는 운영시간이 있다. 안타깝지만 밤에 간다면 흐르는 물소리는 듣지 못할 것이다. 운영기간은 3월 중순에서 10월 말이며, 운영시간은 4~5월 및 9~10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6~8월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카페 폭포' 앞에서 바라본 인공폭포 ⓒ김지원

폭포를 확대해서 본 모습 ⓒ김지원

카페 앞에 있는 포토존 ⓒ김지원

포토존에서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김지원

'카페 폭포' 외관 ⓒ김지원

밑으로 내려와서 바라본 인공폭포 ⓒ김지원

테라스 아래층에도 물멍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 ⓒ김지원

카페 폭포 쪽 데크에서 징검다리를 이용하면 물레방아 쪽으로 건널 수 있다. 물레방아를 지나 계단을 조금 올라가면 안산 쪽으로 가는 길과 연결된다.

물레방아는 탈곡, 정비, 제분에 사용되어 온 우리 고유의 농기구 중 하나이다. 특히 이곳에 설치된 물레방아는 강원도 정선군 화암면 백전리에서 100여 년 전부터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전통 물레방아를 재현한 것이다. 물이 떨어지는 힘으로 바퀴가 돌아가는 동채 방아의 구조로 되어 있다. 물레방아 주변에는 물레방앗간, 향토 돛단배, 장독대 등이 같이 조성되어 있다.

홍제천의 물레방아 ⓒ김지원

물레방아로 갈 수 있는 징검다리 ⓒ김지원

징검다리에서 바라본 폭포와 물레방아 ⓒ김지원

징검다리에서 바라본 카페 테라스 ⓒ김지원

가까이서 본 물레방아가 정겹다. ⓒ김지원

물레방앗간 ⓒ김지원

장독대도 함께 조성되어 있다. ⓒ김지원

여기가 무릉도원일까, 안산 벚꽃마당

물레방아를 구경하고 안산자락길로 조금만 올라가면 허브원과 벚꽃마당이 나온다. 생각지도 못한 꽃밭에 또 한 번 놀랄 준비를 해야 한다.

산 속에 이런 꽃밭이 있을 줄 몰랐는데, 마치 여기가 무릉도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게다가 벚꽃까지 만발해서 너무나 예쁜 봄을 느낄 수 있었다. 조금 전 인공폭포 앞에서 본 '서대문에서 시작해 봄'이란 문구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걸을 때마다 예쁜 풍경에 매년 찾아와 봄을 만끽하고 싶어진다. 산 속의 생각지도 못한 공간에서 만나서 그런지 확실히 공원이나 호수 옆 평지에 조성된 꽃밭하고는 느낌이 다르다.

수양벚꽃으로 시작되는 꽃밭 ⓒ김지원

만개한 벚나무 ⓒ김지원

벚꽃동산 ⓒ김지원

벚나무와 꽃밭 ⓒ김지원

활짝 핀 벚꽃 ⓒ김지원

편안하게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안산자락길

안산은 서대문구 봉원동, 연희동, 현저동, 홍제동에 걸친 산인데, 안산의 대표 수종인 메타세쿼이아와 잣나무를 즐길 수 있는 길이 있다.

메타세쿼이아 숲과 잣나무 숲은 장애인이나 노약자도 편하게 삼림욕을 즐길 수 있게 조성된 '안산 순환형 무장애 자락길'이다. 자락길 코스가 꽤 길어서 끝까지 걷지는 못했지만 걷는 내내 양옆으로 보이는 나무와 풀 사이로 조용히 산책하기 좋다. 산복도로에는 서대문구에서 운영하는 트럭카페도 있어서 산책 중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

홍제천 인공폭포부터 물레방아, 그리고 안산자락길까지 한 바퀴 돌며 봄을 느껴 보면 어떨까? 인공폭포와 물레방아의 물소리를 계속 들으며 산책할 수 있어서 도심이 아닌 어디 한적한 산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시간을 내어 봄도 느끼고 여유도 되찾기에 좋은 장소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