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위한 빛을 켜다! 작지만 알찬 소통공간 '반딧불센터'

발행일 2023.03.17. 13:32

수정일 2023.03.17. 14:31

일반주택 지역에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고 간단한 공구 대여도 하는 '반딧불센터' ⓒ전주영

언제부턴가 도심에는 아파트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보안을 위한 순찰을 하고,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가 있으며, 집수리를 도와주는 관리사무소가 있어 시민들이 선호하는 아파트. 하지만 아직 서울에는 일반주택이 훨씬 더 많다. 서초구 방배동은 오래된 주택가가 많은 동네 중 하나다. 커뮤니티 공간이 적은 일반주택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어디에서 또래 친구들을 만나고, 함께 놀게 할 수 있을까.

서초구에는 양재, 반포, 양재1동, 방배1동, 전원마을, 방배2동, 방배4동, 서초1동, 서초3동 등에 총 9개의 반딧불센터가 있다. 반딧불센터는 일반주택에 사는 주민들을 위해 서초구청과 주민이 함께 만든 공간이다. 일반주택 지역에서 택배도 맡아 주고, 간단한 집수리에 필요한 각종 공구를 대여해 주며, 마을의 공동 문제를 토론할 소통 공간도 제공하고, 또래 아이들과 부모가 소통하며 육아할 수 있도록 공동육아 공간을 제공한다.

벚꽃이 필 무렵이면 꽃이 만개해 산책하기 좋은 방배동 도구머리공원 인근 주택가에 있는 작지만 알찬 방배2동 반딧불센터를 찾아 보았다.

연중무휴 무인택배보관함이 있어 일반주택에서도 부재중 안심하고 택배를 받을 수 있다. ⓒ전주영

일반주택 지역은 마을의 공동 문제를 토론할 공간이 부족해 주민들끼리 원활한 소통이 어려울 수 있는데, 반딧불센터에서는 지역 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한다. 어른들을 위한 인문학 서적과 청소년을 위한 문학 도서도 구비되어 있어, 거리가 먼 도서관에 가지 않아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방배2동 반딧불센터에서는 60세 이상의 주민을 위한 ‘힐링 채우기’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노인정까지 가기는 힘들고 동네 마실 나온 어르신들께 컬러링북에 다채로운 색연필로 색을 채우는 컬러링 시간은 인기가 많다고 한다.

마을의 공동 문제를 소통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한다. ⓒ전주영

반딧불센터에서는 취학 전 어린이를 위한 공동육아방도 운영하고 있다. 이용 대상은 방배동에 거주하는 취학 전 아동이며, 평일 10시부터 18시까지 운영한다. 첫 방문 시 공동육아 이용 신청서를 제출하고 보호자 동행하여 이용할 수 있다.

공동육아방은 아이들을 위한 작지만 알찬 놀이방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봉제인형부터 로봇 장난감, 소꿉놀이, 인형 놀이, 블록 놀이 등 다양한 장난감과 활발한 아이를 위한 소형 어린이 자동차도 있었다. 추운 겨울과 여름에 야외에서 놀기는 어렵고 혼자 놀기는 심심한 어린이들이 반딧불센터에서 또래 친구들을 만나 논다면 훨씬 즐거울 것 같다.

반딧불센터 내부의 공동육아방. 작지만 알찬 공간이다. ⓒ전주영

아이들이 좋아하는 각종 장난감이 구비되어 있다. ⓒ전주영

손을 이용하여 노는 것을 좋아하는 어린이를 위한 블록 장난감도 있다. ⓒ전주영

반딧불센터에서는 서초구에서 생활하는 20세 이상 주민에게 생활공구도 무료로 대여하고 있다. 일반주택에는 관리사무소가 따로 없기 때문에 집에 문제가 생기면 곤란할 때가 있는데, 간단한 집수리에 필요한 해머 드릴, 공구 세트, 에어컴프레서, 에어타카, 타카건, 글루건, 전선 릴, 스패너 세트, 플라이어 세트, 3단 사다리, 전지가위, 접이톱, 해빙기 등 각종 공구를 대여해 준다.

관리사무소가 없는 일반주택을 위해 공구를 대여해 준다. ⓒ전주영

공구 세트를 비롯해 간단한 집수리에 필요한 다양한 공구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전주영

작지만 모이면 환한 반딧불처럼, 서초구청과 주민들이 함께 마을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조성한 공간이라는 반딧불센터. 방배2동반딧불센터는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어린아이부터 노년층까지 연령을 아울러 함께 사는 이웃에게 필요한 것들로 살뜰히 채운 따뜻한 공간이었다.

아파트에 살지 않더라도, 서울의 작은 마을 곳곳에 일반주택 관리사무소 역할을 하는 반딧불센터가 많아진다면 서울이 환한 빛으로 더욱 반짝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