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놀이터 그만! 이야기가 있는 '놀이풍경'으로
지정우 건축가
발행일 2023.01.27. 15:26
아빠건축가의 다음세대 공간 탐험 (1) 지역 맛집과 놀이풍경
그러다 ‘Pat’s King of Steak’라는 곳이 가장 유명하고 원조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곳으로 향했다. 가는 길도 큼지막한 대로변이나 상가가 즐비한 거리도 아니고 주택가 뒷골목을 지나더니 평일 낮시간에 긴 줄이 서 있는 그 레스토랑은 치즈스테이크를 바로바로 구워 서브를 만들어 내어주는 주방의 긴 창문과 창구 하나를 가진 작은 건물과 비를 맞지 않게 보도를 덮고 있는 캐노피, 그리고 야외 테이블 몇 개가 전부인 소박한 구성이었다.
그러나 그곳을 찾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기대에 찬 모습들이고 주변에 서서, 걸터 앉아서 먹으며 저마다 이야기가 가득했다.
사람마다 찾는 종류에 따라서 달라지긴 하겠지만 국내의 지도 앱에서도 보통은 ‘음식점’과 ‘카페’가 가장 먼저 뜬다. 미국의 구글맵에서도 ‘home(집)’과 ‘work(직장)’ 다음에 ‘restaurant’가 가장 앞에 있다. 그만큼 사람들이 먹고 마시는 장소를 선호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지도 앱에서도 ‘어디에서나 흔한’ 프랜차이즈 장소를 찾기 보다 그 지역에만 있는 맛집, 로컬 역사나 이야기를 간직한 카페를 찾는 경우가 많다.
그 지역에만 있는 맛집이나 카페는 다른 장소에선 흉내내기 어려운 맛, 분위기가 있다. 지역에만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곳을 찾을 수 있는 식당과 카페들은 그리 오래가지 못할 정도로 우리 취향은 성숙되어 있다. 그리고 그곳을 찾는 각자는 자신만의 기억과 이야기를 그 장소 안팎의 분위기와 함께 간직하게 된다.
몇 가지 놀이기구 보다 그네에 앉아서 이야기 나누던 사람,
친구와 놀이하던 상황의 냄새, 촉감
아이를 부르던 엄마의 목소리 등이 떠오르지 않을까
같이 나이 들어가는 놀이풍경은 없을까
그러나 그런 기억보다 더 못한 현실 속 놀이터에 아이들이 있다. 기성세대들의 어린시절 그것보다 더 정형화 되어있고 더 재미없으며 무엇보다 그나마 그곳에서 놀 시간이 없다. 즉, 프랜차이즈 식당처럼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고만고만한 놀이기구가 놓여있고, 그 주변의 골목부터 남다른 지역 맛집과 달리 서울인지 제주인지 모를 삭막한 아파트단지 안, 똑같은 빌라촌 사이에 놓여있는 놀이터가 허다하다.
프랜차이즈 수준도 기준 미달인 놀이 환경 속에서
우리 어린이들은 성장하고 있다
자신만의 서사가 중요한 놀이풍경
동네마다 다른 분위기를 담기를
그곳에서 어린이들이
각각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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