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비 피해 없도록, 시민들이 만든 모래주머니 9,500개 완성!

시민기자 전주영

발행일 2022.08.18. 16:00

수정일 2022.08.18. 18:43

조회 3,183

시민들이 모여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한 물막이 모래주머니를 제작하고 있는 현장 ⓒ전주영
시민들이 모여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한 물막이 모래주머니를 제작하고 있는 현장 ⓒ전주영

지난 8월 8일, 폭우로 서울 곳곳이 침수되었다. 연일 들려오는 안타까운 인명 사고 소식과 극심한 침수 피해를 본 주택과 상점들….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차에 집 인근에서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한 물막이 모래주머니’를 제작한다고 하여, 일정을 중단하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봉사활동이 진행되는 반포종합운동장체육센터 옆 공터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모여 모래주머니를 제작하고 있었다.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서초구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이번에 제작되는 모래주머니는 폭우로 차수판이 유실된 곳이나 혹은 피해가 커질 지역에 보내어 사전 대비를 한다고 하였다.
한 명은 모래주머니 입구를 벌리고, 한 명은 삽으로 모래를 퍼 담는다. ⓒ전주영
한 명은 모래주머니 입구를 벌리고, 한 명은 삽으로 모래를 퍼 담는다. ⓒ전주영
봉사자들이 모래를 쉽게 담을 수 있게 골고루 모래를 배분하고 있다. ⓒ전주영
봉사자들이 모래를 쉽게 담을 수 있게 골고루 모래를 배분하고 있다. ⓒ전주영
모래가 담긴 주머니는 케이블 타이로 튼튼하게 묶는다. ⓒ전주영
모래가 담긴 주머니는 케이블 타이로 튼튼하게 묶는다. ⓒ전주영

물막이 모래주머니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모래를 주머니에 넣기 쉽게 입구를 접고, 2인 1조로 작은 삽을 이용해 모래를 주머니를 담는다. 모래가 담긴 주머니는 케이블 타이를 이용하여 단단하게 묶으면 완성된다. 묵직한 모래주머니를 한곳에 모으고, 동사무소에서 나온 트럭이 오면 싣는다. 

수해 피해 소식이 안타까웠던지 전국에서 봉사자들이 모였다. 저멀리 제주와 부산에서 온 봉사자부터 도봉, 동대문, 공덕 등 서울 곳곳에서 시민들이 모였다. 평소 꾸준히 봉사활동을 한 봉사자도 있었지만, 군대 가기 위해 휴학 중이던 대학생도 수해 소식에 마음이 아파 그냥 있을 수 없었다고 한다.
수해 방지를 위해 전국에서 모인 봉사자들 덕분에 시간당 500개 정도가 제작 가능했다. ⓒ전주영
수해 방지를 위해 전국에서 모인 봉사자들 덕분에 시간당 500개 정도가 제작 가능했다. ⓒ전주영

기자도 팔을 걷어붙이고 모래주머니 제작에 힘을 보탰다. 처음 만들어 보는 물막이 모래주머니. 평소 운동하며 체력 관리를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이거 웬걸, 삽질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서른 개 남짓 만들고 나니 어느새 팔이 무거워졌다. 등을 굽혀 일하니 등도 아프고 하여 조용히 삽을 내려놓고 케이블 타이를 잡았다. 모래주머니 묶기는 간단한 작업이었지만, 무게가 묵직하여 옮기는 데 애를 먹었다.  

선풍기도 없는 야외에서 한 시간 가량 모래주머니를 만들고 나니, 온몸이 땀으로 축축해졌다. 이마 위로 또륵 흐르는 땀을 닦으며 삶의 생존터가 온통 진흙으로 뒤덮인 수해민을 떠올렸다. 허리를 한 번 펴고 다시 삽을 든다.
모래주머니의 무게로 인해 트럭에 싣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 ⓒ전주영
모래주머니의 무게로 인해 트럭에 싣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 ⓒ전주영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작업은 오후 5시가 되어서야 마무리되었다. 시간당 500개 정도 제작되던 모래주머니는 오후에 봉사자들의 참여가 늘어나 총 9,500개를 완성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모래주머니는 서초구 내 각 동사무소와 가로행정과 등으로 보내져 침수 피해가 클 지역에 우선 배포된다고 한다.

모래주머니 제작은 8월 19일까지 계속 진행되며, 다른 수해 피해 복구 봉사활동들도 진행 중이니 관심 있는 시민은 1365 자원봉사포털에 접속하여 관련 내용을 확인 후 봉사활동에 참여하면 되겠다.
봉사자들이 모여 만든 모래주머니는 각 동으로 배포된다. ⓒ전주영
봉사자들이 모여 만든 모래주머니는 각 동으로 배포된다. ⓒ전주영

올여름은 유독 비가 많이 내린다. 해가 좀 날 법하면, 이내 내리는 비에 시민들의 마음도 눅눅해지고 곰팡이가 필 것만 같은 날이다. 수해 현장에 나가 직접 도움을 드리지 못해 마음 아팠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 야속하게 진흙으로 뒤덮인 삶의 터전이 힘들고 괴로울 수재민분들께 감히 위로의 말을 지면으로 전해 본다. 

여기 이렇게 힘을 모아 함께 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으니, 청명하고 맑은 하늘과 따스한 햇볕이 비출 날도 곧 다가오리라 믿는다. 모쪼록 더이상 비로 인한 피해가 없기를, 조속한 수해 복구가 이뤄지기를 바란다. 

시민기자 전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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