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애(愛) 공원' 산책하며 치매도 예방해요!

시민기자 최은영

발행일 2021.10.07. 14:40

수정일 2021.10.07. 16:46

조회 2,317

마포구 쌍룡산근린공원·아현녹지쉼터·망원어린이공원에 치매예방공원 조성

치매는 한번 걸리면 당사자도 가족들도 고통 받고 완치되기 힘들다. 익숙한 것들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고, 거동도 불편해져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니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치료를 해도 치매 이전으로 회복되기 어렵고, 증상이 빠르게 악화되는 것을 막는 선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러니 치매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쌍룡산근린공원 입구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쌍룡산근린공원 입구 ⓒ최은영

치매 예방을 위해 마포구는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과 치매 정보에 대한 접근성 향상을 위해 ‘기억애(愛) 공원’을 조성했다. 2020년에 쌍룡산근린공원·아현녹지쉼터를 조성한 뒤 2021년 6월에는 망원어린이공원을 ‘기억애(愛) 공원’으로 만들었다.
치매관련 정보 제공 등을 위해 '기억애(愛) 공원'에 설치된 4종의 안내판
치매관련 정보 제공 등을 위해 '기억애(愛) 공원'에 설치된 4종의 안내판 ⓒ최은영

‘기억애(愛) 공원’에는 치매에 대한 정보 제공과 인식개선을 위해 4종의 안내판을 설치했다. ‘치매는 무엇인가’, ‘치매예방수칙 333’, ‘치매위험인자’, ‘치매자가진단 체크리스트’ 등이다. ‘기억애(愛) 공원’ 3곳을 산책하며 치매에 관해 이모저모 알아봤다.
쌍룡산근린공원의 산책로가 깨끗하게 잘 관리돼 있다.
쌍룡산근린공원의 산책로가 깨끗하게 잘 관리돼 있다. ⓒ최은영

제일 먼저 아현동 한서초등학교 옆에 위치한 쌍룡산근린공원에 가 보았다. 지하철 이대역, 애오개역, 대흥역 등을 이용해 걸어서 20~25분이면 갈 수 있다. 공원이 작년에 생겨서 그런지 깨끗하고 산책로가 잘 되어 있었다. 
쌍룡산근린공원 구름다리 계단
쌍룡산근린공원 구름다리 계단 ⓒ최은영
구름다리는 산책, 이동 통로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구름다리는 산책, 이동 통로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최은영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많아 주민들이 수시로 오가며 공원을 이용하고 있었다. 운동기구도 갖추어져 있어 운동을 겸한 산책으로 더 없이 좋아 보였다. 쌍룡산근린공원에는 다른 공원과 다른 특색이 있는데, 바로 멋진 '구름다리'다. 이 다리는 통행로로도 이용되는데, 중간에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예쁜 의자도 놓여 있어 인근 경치를 조망하며 색다른 휴식을 만끽할 수 있다. 
쌍룡산근린공원 구름다리에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예쁜 의자가 놓여있다.
쌍룡산근린공원 구름다리에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예쁜 의자가 놓여있다. ⓒ최은영

‘기억애(愛) 공원’인 이 곳에는 치매에 대해 안내해 주는 안내 표지판 4개가 설치돼 있다.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뇌에 생기는 병으로 기억력, 이해력, 판단력 등의 인지기능에 장애가 발생해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초래하는 상태'라는 자세한 설명이 치매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치매는 자연적인 노화와 다르고, 건망증과도 다르다. 치매는 사건 자체를 잊는다면 건망증은 사건의 세세한 부분을 잊고, 치매는 힌트를 주어도 기억하지 못하나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기억해낼 수 있다. 이 외에도 차이점이 많이 있다고 한다.
쌍룡산근린공원의 운동기구, 치매예방을 위해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쌍룡산근린공원의 운동기구, 치매예방을 위해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최은영

‘치매자가진단 체크리스트’ 안내판을 보며 필자도 기억력 평가문항에 체크를 해 보았다. 기억력이 저하되고 있는지, 기억력 저하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는지, 최근의 대화내용, 약속, 친한 사람 등의 이름을 기억하는지 등 14개 문항이다. 이 중 6개 항목 이상에 ‘예’라고 표시하면 치매안심센터에 가서 치매조기검진을 받아 볼 것을 권장하고 있다. 다행히도 ‘예’가 나온 항목이 많지 않았지만, 기억력 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예방을 잘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봉래초등학교 후문에서 아현녹지쉼터로 갈 수 있는 입구
봉래초등학교 후문에서 아현녹지쉼터로 갈 수 있는 입구 ⓒ최은영

쌍룡산근린공원의 멋진 구름다리를 걸어보고 이번에는 아현녹지쉼터에 가보았다. 아현녹지쉼터는 지하철 충정로역, 아현역, 애오개역에서 걸어서 10~15분 거리로, 봉래초등학교 뒤편에 자리했다.
아현녹지쉼터 주변에는 울창한 나무 숲길이 많다.
아현녹지쉼터 주변에는 울창한 나무 숲길이 많다. ⓒ최은영

아현녹지쉼터는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어서인지 한낮에도 시원했다. 오솔길을 따라 산책하기도 좋고 운동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운동기구는 물론 배드민턴 등이 가능한 운동장도 마련돼 있다. 인근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은 운동장을 따라 돌며 걷거나, 운동장 근처에서 친구들과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었다. 
다양한 운동을 하며 휴식도 취할 수 있는 아현녹지쉼터 운동장
다양한 운동을 하며 휴식도 취할 수 있는 아현녹지쉼터 운동장 ⓒ최은영

치매 안내판이 어디 있을까 찾고 있었는데, 운동을 하러 오신 어르신이 정자가 있는 곳에 있다며 친절히 안내해 줬다. ‘기억애(愛) 공원’인 이 곳 역시 4종의 치매 안내판이 있다. 이 중 ‘치매위험인자’와 ‘치매예방수칙 333’을 살펴보았다. 
치매정보 안내 4종 안내판이 설치된 아현녹지쉼터 정자
치매정보 안내 4종 안내판이 설치된 아현녹지쉼터 정자 ⓒ최은영

‘치매위험인자’들을 보니 음주, 흡연, 뇌손상이 치매와 상관관계가 높았고, 우울증, 고혈압, 당뇨병, 비만, 운동부족 등도 치매 위험을 높이는 인자들이었다.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의 생활 습관 중 치매위험인자가 될 수 있는 요인들이 많아 놀라웠다. 
'치매는 무엇인가’, ‘치매예방수칙 333’에 대해 알려주는 안내판
'치매는 무엇인가’, ‘치매예방수칙 333’에 대해 알려주는 안내판 ⓒ최은영
‘치매위험인자’, ‘치매자가진단 체크리스트’가 나온 안내판
‘치매위험인자’, ‘치매자가진단 체크리스트’가 나온 안내판 ⓒ최은영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치매환자는 75만명으로, 65세이상 노인 738만 9,480명의 10.16%가 치매환자라고 한다. 노인 10명중 1명꼴로 치매환자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증가하고 있는 치매발병률을 낮추기 위해 예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안내판에서는 치매위험인자를 없애고 치매예방을 위해 '3권, 3금, 3행'을 추천하고 있다. 3권은 운동, 식사, 독서이고, 3금은 절주, 금연, 뇌손상예방, 3행은 건강검진, 소통, 치매조기발견 등이다. 
산책을 하다 휴식도 취할 수 있다.
산책을 하다 휴식도 취할 수 있다. ⓒ최은영

3권을 행하기 위해 운동은 1주일에 3번 가볍게 걷기, 식사는 생선과 채소를 골고루 챙겨먹기, 독서는 부지런히 쓰고 읽기 등을 추천한다. 3금으로 절주는 술은 한번에 3번보다 적게 마시기, 금연은 담배 피우지 말기, 뇌손상예방은 머리를 다치지 않게 주의하기를 권하고 있다. 3행으로 건강검진은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을 정기적으로 체크하기, 소통은 가족, 친구들과 자주 연락하고 만나기, 치매조기발견은 가까운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조기검진받기 등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 '기억애(愛) 공원'으로 조성된 망원어린이공원
올해 '기억애(愛) 공원'으로 조성된 망원어린이공원 ⓒ최은영

치매예방을 위해 '3권, 3금, 3행'을 열심히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마지막으로 망원어린이공원에 가 보았다.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망원어린이공원은 지하철 망원역과 합정역에서 걸어서 15~20분이면 갈 수 있다. 
망원어린이공원에 놓인 벤치에서 주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망원어린이공원에 놓인 벤치에서 주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최은영

공원은 아파트 단지 옆에 있었는데, 중앙에 어린이들을 위한 커다란 미끄럼틀과 놀이기구들이 있다. 그 주위에 주민들을 위한 운동기구와 치매 안내 표지판 4개가 서있다. 어린이들과 부모, 어르신들이 골고루 꾸준히 공원을 이용하고 있었다. 
망원어린이공원에 설치된 운동기구와 치매 정보 제공 안내판
망원어린이공원에 설치된 운동기구와 치매 정보 제공 안내판 ⓒ최은영

특히 꾸준히 운동을 나온 어르신들이 있었는데, 집 주변에 공원이 있으니 운동하기에도 좋은 것 같았다. 노인들의 경우 과격한 운동보다는 공원에서 산책이나 자기 체력을 고려한 체조 등의 운동이 잘 맞다. 치매 예방과 여러 노인성 질병의 예방·치료를 위해서 무리가 없는 꾸준한 운동은 필요하다. 
치매예방수칙에 유념하며 '기억애(愛) 공원' 등에서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치매예방수칙에 유념하며 '기억애(愛) 공원' 등에서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최은영

이렇게 ‘기억애(愛) 공원’ 3곳을 둘러보면서 치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의 소중한 일상에 대해 기억할 수 없고, 거동도 힘들어지고 가족들이 고통 받는 일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무서운 일이다. 다행스럽게도 서울시와 국가에서는 치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예방을 위한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치매 환자와 가족들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치매에 대해 관심을 갖고 ‘기억애(愛)공원’을 비롯해 인근 공원에서 산책하고 운동하며 자신의 건강을 잘 관리하면 좋겠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자’라는 말이 있듯 치매 역시 철저한 예방만큼 좋은 건 없다.

■ 치매 예방 공원

○ 기억애(愛) 공원
- 쌍룡산근린공원: 마포구 아현동 768번지
- 아현녹지쉼터: 마포구 아현동 704번지
- 망원어린이공원: 마포구 망원동 521-1
마포구 치매안심센터, 02-3272- 578~9
중앙치매센터, 1899-9988

시민기자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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