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출신이라는 걸 자꾸 숨기게 돼요”
발행일 2014.09.01. 15:26
[서울톡톡] 중구 소파로, 남산 기슭에 위치한 '여명학교'를 지난 29일(금)에 방문했다. 여명학교는 최초의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이다. 2004년에 설립되었으며, 탈북청소년을 위한 전문화된 최초의 대안학교로, 고등학교(학력인정), 중학교(위탁과정, 미인가)의 교육과정이 있다.
학생들이 밥상을 펴기 시작하면서 강당이 식당으로 변모했다. 이날 점심은 이름 밝히기를 꺼리는 관내 음식점 주인이 전교생이 먹을 수 있는 음식물(불고기 150인분, 바나나 3상자) 등을 제공했다. 여명학교 점심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4일간은 인근 교회가, 금요일에는 학교가 점심을 제공한다. 또한 이날은 서울남대문 경찰서 보안과 직원들이 배식봉사를 하였다.
아이들이 차례로 줄을 서서 배식을 기다린다. 배식해주는 경찰들과 농담도 주고받으며 맛있게 음식을 먹는다. 학생들은 오늘의 메뉴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식사를 마친 남학생 중 키가 큰 학생(고2)을 만났다. 그는 "키가 184cm이다. 이렇게 키가 크게 된 것은 탈북하고 한국에 온 이후에 부쩍 컸다. 음악을 좋아한다. 음악 계통으로 공부 더하고 싶다. 지난주에는 부모님과 극장에서 <명량>을 감상하여 큰 감동을 하였다. 학교에서도 가끔 단체관람을 가는데 영화 감상시간이 가장 좋다"라고 말했다.
김00(여, 고3) 학생은 "대학 수시시험에서 동국대학교, 명지대, 숭실대 등 3개 대학에 합격하여 최종 선택 많이 남아 있다. 북한에서 탈북하여 중국에서 생활 하던 중 다시 북송 당했고, 재탈출을 시도하여 아빠와 남동생이 먼저 한국에 왔고 후에 엄마와 오게 됐다. 탈출 과정에서 엄마가 다쳐 다리가 아프시다. 열심히 공부하여 부모님께 효도하겠다"라고 한다.
망설임 없이 인터뷰에 임한 학생들의 고민은 공부와 진로 문제였다. 그리고 가장 어려운 과목은 영어, 수학, 역사의 순이었다.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출신을 숨길 때가 많다고 했다.
여명학교 이흥훈 교장은 "여명학교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전문화된 교육을 하고 있다. 전문교사들의 노하우를 살려 맞춤교과서를 제작하여 다양한 체험교육을 한다. 무연고 학생에게는 기숙사를 운영하여 주거, 생활지도와 식사를 지원하고 있다. 60명 수용공간에 90명의 학생이 생활하니 보니 상담공간이 따로 없고 체육시설이 없다. 폐교된 학교의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면 좋겠다"라고 하였다.
여명학교는 2004년 23개 교회와 탈북자 지원 사업을 하던 사람들이 세운 도시형 대안학교로, 전국 8개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 중 유일하게 중고교 학력이 인정된다.
얼마 전, 탈북학생은 계속 늘어나고 있고 더불어 학업을 중단하는 탈북학생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 있다. 아무래도 국내로 들어오기 전까지 학습 단절로 인해 적응하기가 만만치 않았을 터.
생사를 걸고 한국 땅을 밟은 아이들에게 여명학교가 튼튼한 울타리가 되어주기 위해선 우리 사회의 따뜻한 시선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여명학교를 후원하는 방법은 나무후원(재정 후원), 뿌리후원(재능기부 후원) 등이 있다.
문의 : 여명학교 02-888-16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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