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영국언론인 `베델`

시민기자 권영임

발행일 2014.08.19. 10:13

수정일 2014.08.19. 10:13

조회 1,231

8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영국언론인 `베델`(사진 독립기념관)

[서울톡톡]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나서 광복을 맞은 지 올해로 69주년 되는 해이다. 국가보훈처는 광복회, 독립기념관과 공동으로 매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선정해서 그들의 공훈을 기리고 있다. 대한제국의 독립을 위해 투쟁한 독립운동가라고 하면 당연히 우리나라 사람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광복절이 있는 8월의 독립운동가는 영국언론인 '베델'이 선정됐다.

한국명으로 배설(裴說)이고 본명은 Ernest thomas Bethell은 영국 출신 언론인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낯설 수도 있지만 1900년대 초 일본의 부당한 만행을 신문을 직접 발행하여 국내외에 알리는데 앞장선 분이다.

베델은 1904년에 러일전쟁을 취재하기 위해서 한국에 처음 발을 내딛었다. 당시는 일제가 황무지 개간권을 요구하고 있어서 일본에 대한 반일항쟁이 많이 벌어지고 있던 시기였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볼 때도 일제의 탄압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한 베델은 양기탁과 함께 '대한매일신보'와 영문판 신문인 '코리아데일리뉴스'를 발행하여 우리나라의 항일운동 보도에 앞장섰다.

당시 영국인은 한국에서 치외법권을 인정받고 있던 시기라서 반일성향이 강한 신문을 발행하고 있지만 일본이 섣불리 베델을 처단할 수 없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발행하는 신문은 일본에 사전 검열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항일민족운동 기사를 제대로 다룰 수가 없었다.

일제는 한반도 침략에 방해가 되는 베델과 대한매일신보를 없애기 위해서 영국정부에 끈질기게 처벌을 요구하였고, 영국도 처음에는 베델 처리에 미온적이다가 일본과의 관계 때문에 결국 베델은 유죄판결을 받고 근신과 금고형을 받기도 했다.

이후 '국채보상운동'의 돈을 양기탁과 횡령했다는 누명까지 쓰게 되고,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동안 건강이 나빠져 1909년 37세의 젊은 나이에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 베델은 '일제의 부당한 침략에 맞서 싸우다 나는 죽을지라도 신보는 영생케하여 한국 민족을 구하라'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한국을 사랑한 베델을 추모하기 위해서 정부는 1968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하였다.

베델과 헐버트의 노력으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경천사지 10층 석탑

외국인 독립운동가로 베델과 함께 미국인 헐버트라는 분도 있다. 베델과 헐버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국립중앙박물관 로비에 전시되어 있는 경천사지 십층석탑에서였다. 국보 제86호로 지정된 이 탑을 1907년 일본의 궁내대신 다나카가 일본으로 밀반출한 것을 영국 언론인 베델과 미국 선교사 출신인 헐버트가 국내·외 신문에 문화재 반출의 부당함과 반환을 촉구하는 기사를 실어서 세계여론에 알렸다고 한다. 이들의 노력으로 경천사지 십층석탑은 1918년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는 내용이 탑 안내문에 적혀있다.

그 이후부터 베델과 헐버트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좀 더 업적을 찾아보았다. 이 두 분의 묘가 서울에 '양화진 외국인선교사묘원'이라는 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을 위해 일생을 바친 외국인 선교사와 그 가족이 145명이 안장되어 있는 곳이다. 묘원은 한국기독교 100주년 기념 재단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주일을 제외한 날에는 무료로 방문할 수 있고, 양화진 역사와 선교사들의 업적에 관한 홍보영상 시청과 묘역 안내를 받을 수 있다.

36년 동안 일제의 지배를 받은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픈 역사이다. 하지만 한일강제병합을 그냥 체념하고 포기한 것이 아니라 광복을 찾기 위해 우리의 선조들이 목숨 걸고 노력한 결과로 우리가 지금 편안하게 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낯선 나라에 와서 우리나라를 위해서 헌신하고 때로는 목숨까지 잃은 베델, 헐버트와 같은 외국인들도 잊지 않고,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할 것 같다.

■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홈페이지 : www.yanghwajin.net
 전화 : 02-332-9174
 개원시간 : 월요일~토요일 / 오전 10시~오후5시
 위치 : 지하철 2, 6호선 합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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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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