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로 들여다본 식충식물의 세계, 서울대공원 특별전에서 만난 신기한 식물들

시민기자 박미선

발행일 2026.10.08. 14:20

수정일 2026.10.0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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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식물원에서 10월 2~11일 북아메리카 식충식물 특별전이 열려 파리지옥, 사라세니아, 끈끈이주걱 등을 소개한다. 전시는 동물원 정문 인근 마중정원에서 진행되며, 식충식물 해설과 파리지옥 심기 등 무료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서울대공원 식충식물 특별전. 북아메리카 지도를 중심으로 식충식물의 서식지와 특징을 소개하고 있다. ©박미선
서울대공원 식충식물 특별전. 북아메리카 지도를 중심으로 식충식물의 서식지와 특징을 소개하고 있다. ©박미선
서울대공원 식물원에서는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자바쓰(JBS)와 함께 떠나는 북아메리카 식충식물 탐험’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북아메리카 지역의 식충식물을 중심으로 구성돼 식물이 어디에서 살아가고, 어떤 방법으로 먹이를 잡는지 살펴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미국 습지와 캐나다 습지, 멕시코 산지 등 식충식물이 살아가는 환경을 함께 구성해 식물의 생태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관련 기사] 가을아, 천천히 가! 10월 첫 주말 즐길 거리 총정리

전시는 서울대공원 동물원 정문 입구의 호랑이상 옆 마중정원에서 진행됐다. 동물원 입장권을 구매해 입장하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식충식물을 아이돌 그룹 캐릭터로 표현했다. ©박미선
식충식물을 아이돌 그룹 캐릭터로 표현했다. ©박미선
전시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자바쓰 캐릭터 입간판이었다. 서울대공원이 식물원 개장 40주년을 기념해 만든 식충식물 아이돌 그룹으로 파리지옥, 사라세니아, 끈끈이주걱, 벌레먹이말, 네펜데스의 특징을 캐릭터로 표현했다. 지난해 전시에서도 등장했던 캐릭터가 올해는 북아메리카 식충식물 탐험의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식충식물을 아이돌 그룹 캐릭터로 표현했다.

전시와 함께 식충식물 전문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어 직접 참여해 보았다. 해설을 맡은 선생님은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부터 고등학생과 성인도 흥미롭게 들을 수 있는 생태학적인 설명까지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풀어냈다.식충식물을 아이돌 그룹 캐릭터로 표현했다.

"이중에 하나만 다른곳에 사는데 어떤 식물일까요?" 선생님의 질문에 다양한 추측이 이어지자 '벌레먹이말이 수생식물'이라고 이야기하셨다. 식충식물들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벌레를 잡고 있으며 벌레먹이말과 통발처럼 물속에서 작은 생물을 포획하는 식물도 있어 식충식물의 세계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바쓰 캐릭터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면 식충식물 특별전 전시장이 나온다.
자바쓰 캐릭터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면 식충식물 특별전 전시장이 나온다. ©박미선
사람들이 식충식물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사람들이 식충식물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박미선
안내를 계단을 올라가면 초록색 전시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북아메리카 지도가 큼직하게 그려진 전시 구조물에는 ‘식충식물은 어디에서 살까요?’라는 질문과 함께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 등 식충식물이 살아가는 지역과 관련 설명이 담겨 있었다.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져 마치 서울대공원 숲속에서 식충식물의 서식지를 찾아 떠나는 작은 탐험 공간처럼 꾸며져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식충식물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파리지옥과 함께 네펜데스와 사라세니아, 끈끈이주걱, 벌레잡이제비꽃, 달링토니아 등이며, 사냥법도 모양도 모두 다르게 생겨서 하나하나 흥미롭게 보게 된다.
전시장에 비치된 돋보기
전시장에 비치된 돋보기 ©박미선
돋보기를 들고 끈끈이주걱을 관찰하는 모습
돋보기를 들고 식충식물을 관찰하는 모습 ©박미선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입구에 식충식물을 가까이 관찰할 수 있도록 돋보기가 마련돼 있으며 관람객은 돋보기를 들고 식물 가까이 다가가 평소에는 쉽게 볼 수 없었던 포충 구조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식충식물은 관리가 까다롭고 보호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평소에는 이렇게 가까이에서 세밀하게 관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돋보기를 들고 아주 근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다는게 흥미롭게 다가왔다.
파리지옥은 어떤 식물일까?
파리지옥은 어떤 식물일까? ©박미선
식충식물이라고 하면 ‘벌레를 잡아먹는 무서운 식물’을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해설을 들으니 조금 다른 모습이 보였다. 식충식물도 기본적으로 광합성을 하는 식물이다. 다만 질소와 인 등 필요한 영양분이 부족한 척박한 토양에서 살아남기 위해 곤충이나 작은 생물로부터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즉 벌레를 먹는 것이 식물의 유일한 생존 방법이라기보다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는 특별한 생존 전략인 셈이다. 

그래서 모든 식충식물이 언제나 적극적으로 벌레를 잡는 것도 아니다. 서식 환경과 영양 상태에 따라 식충 활동의 의미가 달라진다는 설명이 특히 흥미로웠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파리지옥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파리지옥 ©박미선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식물은 역시 파리지옥! 파리지옥은 삐죽한 가시가 있는 조개껍데기처럼 생긴 잎을 닫아 곤충을 가두는 독특한 모습 때문에 식충식물 가운데서도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식물이다. 실제로 파리지옥의 덫에는 감각모가 있어 곤충이 자극하면 덫이 닫히고, 이후 소화액을 분비해 먹이를 소화한다.

"혹시 파리지옥을 키우면 우리집 벌레도 좀 잡아주나요?" 질문을 했더니 일단 파리지옥이 어떻게 포충활동을 하는지부터 설명해주셨다. 먹이를 소화하고 흡수하는 데는 보통 4~10일 정도가 걸리며, 하나의 덫도 포충 활동을 반복한 뒤에는 기능을 다하고 새로운 덫으로 교체된다고 한다.

식충식물은 일단 벌레 한 마리를 잡기 위해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고 한번에 많이 잡지 못하기 때문에, 벌레를 없애줄 것을 기대하고 키웠다가 겨울이 되거나 먹이를 쉽게 잡지 못한다고 식물을 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식충식물은 그냥 식물로 봐야지, 집에서 벌레를 잡기 위한 용도로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다.
길쭉한 꽃병 모양의 주머니로 벌레를 잡는 사라세니아
길쭉한 꽃병 모양의 주머니로 벌레를 잡는 사라세니아 ©박미선
길게 솟은 포충기관이 코브라가 고개를 든 듯한 모습을 한 달링토니아
길게 솟은 포충기관이 코브라가 고개를 든 듯한 모습을 한 달링토니아 ©박미선
잎 표면의 끈끈한 점액으로 작은 곤충을 붙잡는 벌레잡이 제비꽃
잎 표면의 끈끈한 점액으로 작은 곤충을 붙잡는 벌레잡이 제비꽃 ©박미선
끈끈이주걱은 잎 표면에 마치 이슬방울처럼 반짝이는 끈끈한 점액이 맺혀 있는데, 곤충이 달라붙으면 잎의 선모가 움직이며 먹이를 감싼다. 가까이에서 돋보기를 통해 보면 식충식물이라는 이름이 더욱 실감난다.

벌레잡이 제비꽃도 흥미로웠다. 잎이 다른 식충식물처럼 날카롭거나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는데도 잎 표면의 끈끈한 점액으로 작은 곤충을 붙잡는다. 이름처럼 꽃은 제비꽃을 닮았다. 서울대공원 자료에 따르면 벌레잡이 제비꽃은 늦은 봄 밝은 자줏빛 꽃을 피우는데, 이번 10월 전시에서는 꽃이 진 시기라 꽃을 직접 볼 수 없었다. 봄철 식물원 식충식물관을 찾는다면 꽃이 피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달링토니아는 생김새부터 독특하다. 길게 솟은 포충기관이 코브라가 고개를 든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 ‘코브라릴리’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서울대공원 역시 달링토니아를 코브라를 연상시키는 식충식물로 소개하고 있다.
10월 5일에 열린 파리지옥 심기 체험
10월 5일에 열린 파리지옥 심기 체험 ©박미선
파리지옥 심기 체험을 하는 아이들
파리지옥 심기 체험을 하는 아이들 ©박미선
한편 전시장에서는 식충식물을 직접 관찰하는 것뿐 아니라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었다. 특히 10월 5일에는 파리지옥을 직접 심어보는 ‘치유가드닝’ 프로그램은 순식간에 접수가 마감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해설을 들은 뒤 직접 화분을 만들며 즐겁게 체험하고 있었다. 선착순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한 관람객들을 위한 작은 선물로 선인장을 나눠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올해 전시에서는 전시해설 외에도 파리지옥 화분 만들기와 식충식물 캐릭터 목공예 등 다양한 무료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전시 규모 자체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따라서 식충식물 특별전만을 목적으로 먼 곳에서 찾아오기보다는 서울대공원 동물원과 함께 둘러보는 일정으로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얼룩말
식충식물을 보고 동물원 산책을 이어가기에도 좋다. ©박미선
가을의 서울대공원
가을의 서울대공원 ©박미선
특히 마중정원 바로 앞에는 동물원에서 인기 있는 얼룩말을 만날 수 있어 식충식물을 보고 동물원 산책을 이어가기에도 좋다. 단풍이 막 물들기 시작한 10월 초 서울대공원은 걷는 것 자체가 즐거운 계절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번 전시를 둘러보며 처음에는 파리지옥처럼 독특하고 신기한 모습에 눈길이 갔지만, 해설을 듣고 돋보기로 식물을 가까이 들여다보니 ‘벌레를 잡아먹는 신기한 식물’이라는 단순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만의 생존 방법을 만들어낸 식물이라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가을의 서울대공원을 산책하고, 동물원을 둘러보고, 그 길에 조금 특별한 식물까지 만나보고 싶다면 식충식물 특별전을 함께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평소에는 쉽게 지나쳤던 작은 식물 속에 생각보다 복잡하고 흥미로운 생존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식충식물 특별전시

○ 기간 : 10월 2일~11일
○ 시간 : 10:00~17:00
○ 장소 : 서울대공원(경기도 과천시 대공원광장로 102) 마중정원(동물원 정문 입구 호랑이상 옆)
○ 입장 : 동·식물원 입장 후 자유 관람
○ 내용 : 식물원에서 재배한 식충식물 전시·체험·교육
○ 누리집

시민기자 박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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