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엔 예약 없이 종묘 한 바퀴…고요한 세계유산이 무료로 열립니다!

시민기자 양정화

발행일 2026.09.23. 13:00

수정일 2026.09.23. 14:52

조회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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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인 2026년 9월 24~27일 종묘가 무료 자유관람으로 운영된다. 관람은 오전 9시~오후 6시, 입장은 오후 5시까지다. 평소 시간제 관람과 달리 원하는 시간에 둘러볼 수 있으며,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은 각각 유네스코 세계유산·무형유산에 등재돼 있다.
추석연휴 나흘간 무료 자유관람
추석엔 예약 없이 종묘 한 바퀴! 나흘간 무료 개방 ©양정화

추석 연휴, 종묘가 ‘자유관람’으로 바뀐다

추석 연휴에 가족과 어디를 가볼까 고민하고 있다면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종묘를 떠올려도 좋겠다. 종로의 분주한 거리를 지나 종묘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가 달라진다. 자동차 소리와 빽빽한 건물 대신 오래된 나무와 낮은 담장, 단정한 기와지붕이 시야에 들어온다. 직접 걸어보니 ‘도심 속 시간여행’이라는 표현이 꽤 잘 어울리는 공간이었다.

올해 추석 연휴에는 더욱 부담 없이 종묘를 만날 수 있다. 9월 24일 목요일부터 27일 일요일까지 나흘 동안 무료로 자유관람할 수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은 오후 5시에 마감된다. 평소 월·수·목·금요일에는 정해진 시간에 입장해 해설사와 약 50분간 둘러보는 시간제 관람이 운영되지만, 이번 연휴에는 원하는 시간에 들어가 자신의 속도로 걸어볼 수 있다는 점이 반갑다.

입구를 지나자 연못에 핀 연꽃과 울창한 나무가 먼저 눈길을 잡았다. 제례 공간이라는 설명만 듣고 찾았다면 엄숙한 건축물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종묘에는 천천히 걷기 좋은 숲과 자연 풍경도 함께 자리한다. 명절의 분주함에서 잠시 벗어나 조용히 걸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특히 잘 어울린다.

돌길 하나에도 뜻이 있다…신로 앞에서 걸음이 느려졌다

종묘를 걷다 보면 바닥에 길게 이어진 돌길을 만나게 된다. 안내판에는 ‘신로·어로·세자로’라고 적혀 있다. 가운데 길은 제례 때 신이 다니는 길, 동쪽은 왕이, 서쪽은 세자가 이용하도록 구분된 길이다. 단순한 돌길인 줄 알고 지나치기보다 안내판을 한 번 읽고 바라보면 종묘의 공간이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종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국가 사당이다. 조선 건국 뒤인 1395년, 궁궐의 왼쪽에 종묘를 두고 오른쪽에 사직을 둔다는 전통적 원칙에 따라 지금의 자리에 세워졌다.

화려한 궁궐과 달리 종묘의 첫인상은 ‘절제’에 가깝다. 붉은 기둥과 기와지붕은 있지만 장식을 앞세우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걷는 사람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낮아지고 걸음도 느려진다. 돌길과 담장, 오래된 나무까지 모두 제례 공간의 분위기를 만드는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전과 영녕전, 화려함보다 깊은 ‘장엄함’

종묘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역시 정전이다. 건물을 바라보며 마당을 가로질러 서면 동서로 길게 이어진 지붕과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선 붉은 기둥이 한눈에 들어온다. 넓은 월대 앞에 서 있으니 사진으로 볼 때보다 훨씬 길고 묵직했다. 요란한 장식 없이도 장엄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종묘 건축의 매력이다.

정전은 신주가 늘어나면서 여러 차례 증축돼 지금의 19칸 규모가 됐다. 현재 정전 19실에는 왕과 왕비 등 49위의 신위가 모셔져 있다. 정전의 신실 부족으로 지어진 공간인 별묘 영녕전도 둘러볼 만하다. 중앙 부분의 지붕이 한 단 높아 건물의 구조적 특징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종묘는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건축물만 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 아니다. 이 공간에서 이어져 온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은 200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눈앞에 보이는 건축과 그곳에서 이어져 온 의례와 음악이 함께 전승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걸으니 긴 마당과 전각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해설 시간까지 챙기면 더 알찬 세계유산 산책

자유롭게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종묘의 의미를 좀 더 깊이 알고 싶다면 해설 시간을 맞춰 방문해보자.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한국어 해설은 오전 10시, 11시, 오후 1시, 2시, 3시 등 하루 5회 진행된다. 이 기간에는 외국어 해설이 운영되지 않으며, 27일은 정상 해설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현장 상황에 따라 운영 내용이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공식 공지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명절이라고 꼭 멀리 떠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 한복판에서도 수백 년의 시간을 품은 세계유산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추석에는 평소 시간제 관람으로 만나던 종묘를 나흘 동안 무료로, 자신의 속도에 맞춰 걸을 수 있다. 긴 정전 앞에 잠시 서 보고, 신로를 따라 이어진 돌길과 숲도 천천히 바라보자. 익숙한 서울에서 조금 다른 추석 풍경을 만나고 싶다면 이번 연휴, 종묘 산책을 일정에 넣어보는 건 어떨까.
종묘 외대문이 정면으로 보인다. 가운데 높은 기와지붕을 얹은 세 칸 문과 양옆으로 이어지는 전통 담장이 울창한 녹음과 어우러져 있으며, 관람객들이 넓은 흙마당을 지나고 있다.
도심의 분주함을 뒤로하고 만나는 종묘 외대문 ©양정화
종묘 망묘루에 초록빛 연잎이 펼쳐지고 분홍빛 연꽃 여러 송이가 피어 있다. 뒤편에는 돌로 쌓은 연못 가장자리와 짙은 녹색 나무가 보여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한다.
고요한 종묘 망묘루에 피어난 분홍빛 연꽃 ©양정화
종묘의 신로·어로·세자로를 설명하는 안내판 뒤로 세 줄의 돌길이 길게 이어져 있다. 주변에는 흙길과 푸른 숲이 펼쳐져 있어 왕실 제례 공간의 차분한 풍경을 보여준다.
제례의 의미를 품고 이어지는 신로·어로·세자로 ©양정화
종묘 정전의 긴 건물이 측면에서 바라보인다. 붉은 기둥이 일정한 간격으로 줄지어 서 있고 넓은 돌 월대와 계단, 기와지붕이 수평으로 길게 이어져 장엄하면서 절제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장엄한 분위기의 종묘 정전 ©양정화
넓게 펼쳐진 월대 넘어 영녕전이 길게 자리하고 있다. 중앙부 지붕이 양옆보다 한 단 높게 솟아 있다.
넓게 펼쳐진 하월대와 상월대, 그 위에 위치하는 종묘 영녕전 ©양정화
울창한 숲속에 기와지붕으로 지어진 작은 전통 전각이 서 있다.
울창한 나무 사이에서 만난 종묘의 고즈넉한 풍경 ©양정화

추석 연휴 기간 종묘 관람

○ 관람기간: 9.24.(목) ~ 9.27.(일)
○ 관람시간: 9:00 ~ 18:00 (입장 마감 시간 17:00)
○ 해설 안내
- 9.24.(목) ~ 9.26.(토) 국어 해설 (5회 - 10:00, 11:00, 13:00, 14:00, 15:00), 외국어 해설 없음
- 9.27.(일) : 정상 해설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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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양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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