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어르신의 건강비결은? 운동도 수다도 즐거운 '어르신 놀이터'

발행일 2025.11.07. 11:04

수정일 2025.11.07. 11:16

동작구 사당 만남의공원에 조성된 서울형 어르신 놀이터 ©이정민

우리 같이 나이 든 사람들 운동할 데가 이렇게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
여기 나와서 허리 좀 돌려주고 사람 구경도 하고…

동작구 사당 만남의공원에서 열심히 운동 중인 80세 여자 어르신을 만났다. 사당역 7번 출구와 가까운 이곳은 서울형 어르신 놀이터다. 그래서일까 확실히 다른 공원에 비해 어르신들이 많다. ☞ [관련 기사] 어르신 놀이터, 어디어디 있나? 내년까지 25곳 만든다

운동 기구 사용법을 익힌 후, 바른 자세로 운동하는 어르신의 모습 ©이정민

“운동 기구가 다른 데보다 많아서 내가 친구들한테 자랑도 했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모자와 패딩까지 챙겨 입고 나왔다는 어르신은 기구 사용법도 제대로 익혀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트윈트위스트' 기구를 이용해 운동하는 어르신의 자세가 바르고 안정감 있어 보였다.

어르신 놀이터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어르신들 ©이정민

지난해 어르신 놀이터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시설을 이용한 어르신 95%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한 이유로는 접근성과 친구, 이웃과 소통 가능, 연령대에 맞는 건강관리 등을 들 수 있다. 이는 어르신 놀이터가 단순히 운동만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 아닌, 소통과 휴식이 가능한 생활밀착형 복지 공간임 나타내는 것이다.

어르신 놀이터에 설치된 운동 순서 안내판 ©이정민
운동기구에 적힌 내용을 잘 확인하고 운동하는 것이 좋다. ©이정민
기존 공원 체육시설에 비해 운동기구의 형태가 단순하고 간격도 넓다. ©이정민

앞서 만난 어르신처럼 이곳에 설치된 운동 기구를 잘 이용하려면 운동 순서 안내판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스트레칭부터 근력 운동까지 각각 10단계로 나눠 그림과 명칭까지 알기 쉽게 표시해 두고 있다. 또한 운동 기구마다 명칭은 물론, 그림을 곁들인 이용 방법을 상세히 적어 놓아 누구나 어렵지 않게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 운동 기구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동영상을 통해 운동법을 습득할 수도 있다.

운동 기구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동영상 시청이 가능하다. ©이정민
놀이터 바닥에 그려진 화살표를 따라가며 운동하면 된다. ©이정민

기존 어린이 놀이터나 공원 체육시설과 차별점이라면 노인친화적 무장애 설계 및 안전성 강화 측면을 들 수 있다. 고령자의 운동 효율성을 고려한 기구 사용 동선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놀이터 바닥에 화살표로 표시해 둔 것도 그에 해당된다.

크로스컨트리 운동 기구를 이용하는 어르신 ©이정민

“올 때마다 운동을 꾸준히 했더니 몸이 가벼워요. 그래서 더 열심히 와요.” 이제는 어르신 놀이터 방문이 중요한 일과가 되었다는 70대 남자 어르신의 이용 후기도 들을 수 있었다. 거기에 덧붙여 마음 맞는 친구와 만나 벤치에서 장기를 두거나 이야기 나누는 재미도 이곳을 찾는 이유라고 했다.

성동구 옥수 실버문화센터 옆 마당에 조성된 어르신 놀이터 ©이정민

또 다른 어르신 놀이터를 둘러보기 위해 성동구 두무개 마을마당으로 향했다. 이곳 역시 지하철 옥수역과 멀지 않아 비교적 찾기 쉬웠다. 다만 두무개 마을마당에는 벤치와 같은 휴식 공간만 조성되었고, 길 건너편 구립 옥수 실버문화센터 옆 마당에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어르신 놀이터 이용자들이 앉아 쉴 수 있게 만든 벤치 공간 ©이정민

먼저 소개한 사당 만남의 공원이 일반적인 어르신 놀이터 형태라면, 구립 옥수 실버문화센터 옆 마당에 마련된 소규모 형태의 놀이터도 활용도가 높아 보였다.

“여기에 한 번씩 와서 혼자 운동하고 가요. 손주들 데리고는 어린이 놀이터 같은 데 가죠.” 자주 오가는 길이라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좋다는 한 주민의 말이다.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나 허리와 어깨 관절 등을 단련시키는 운동 기구 덕분에 실버문화센터 이용자와 지역 어르신 모두에게 고마운 공간이 되고 있었다.

서울형 어르신 놀이터는 현재까지 선정된 대상지 20개소 중 13개소가 운영 중이다. 나머지 7개소는 올 연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25개 전 자치구에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어르신 놀이터마다 야외 신체 활동은 물론, 이웃과 소통하고 즐기는 어르신들의 활기찬 모습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