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선 대학생이 선생님! 어르신, 키오스크 사용법 무료로 배우세요

발행일 2025.07.08. 09:09

수정일 2025.07.08. 14:31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디지털배움터’에서 어르신들이 KTX 어플을 활용한 승차권 예매 방법을 익히고 있다. ⓒ황수민

스마트폰이 일상이 된 시대,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디지털배움터’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어르신과 디지털 취약계층이 무료로 디지털 역량을 배울 수 있는 이곳은, 청년들이 보조강사로 참여하기도 해 세대 간 소통의 장이 열려 있다.

원하는 교육을 찾고, 신청할 수 있는 ‘디지털배움터’ 누리집. ⓒ디지털배움터

누구나 무료로, 실생활 중심의 디지털 교육

현재 디지털배움터 교육은 서울시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성산1동 주민센터(마포구), 창동아우르네(도봉구), 곰달래어르신복지센터(강서구) 등 공공기관 및 복지시설을 중심으로 교육장이 마련돼 있어 접근성과 활용도가 높다.

디지털배움터의 교육 대상은 어르신, 중장년층, 장애인, 다문화 가정 등 디지털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 누구나 해당된다.

교육 과정은 ▴스마트폰 기본 사용법부터 ▴키오스크 사용법 ▴영상 편집 ▴생성형 AI 활용법 ▴KTX, 고속버스 예약 ▴유튜브 활용법까지 실생활에 꼭 필요한 주제로 구성돼 있다. 모든 교육은 무료로 제공되며, 초보자 눈높이에 맞춘 맞춤형 소규모 그룹 수업으로 운영된다. 디지털배움터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교육을 직접 찾아보고, 신청할 수 있다.

디지털배움터에는 키오스크를 직접 눌러보며, 이용 방법을 익힐 수 있는 가상의 키오스크도 비치되어 있다.

디지털배움터에는 직접 눌러보며 이용 방법을 익힐 수 있는 가상의 키오스크도 비치되어 있다. ⓒ황수민

디지털배움터에서 어르신들이 스마트폰을 활용한 영상 촬영 및 편집 방법을 익히고 있다. ⓒ황수민

청년 보조강사 참여로 세대 간 소통도 활발

디지털배움터의 또 다른 특징은 청년들이 보조강사 또는 디지털가이드로 참여해 교육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보조강사는 전문 강사와 함께 수업에 참여해 어르신들에게 맞춤형 설명을 제공하고, 직접 손을 잡아드리며 기기 조작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한편, 디지털가이드는 키오스크 체험존 등에서 기기 사용을 안내하고, 교육장 운영과 관련된 행정 업무를 지원한다.

이처럼 디지털배움터는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세대 간 소통과 공감의 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어르신들은 “디지털 교육을 받는 것도 좋지만, 젊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 큰 기쁨”이라며, 교육 이상의 일상 속 활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배움터의 보조강사로 활동했을 당시, 어르신에게 지도 사용법을 안내해 드렸다.

디지털배움터의 보조강사로 활동했을 당시, 어르신에게 ‘지도 앱’ 사용법을 안내해드렸다. ⓒ황수민

직접 경험한 보조강사 체험기

지난 학기 동안 서울 중랑구의 한 디지털배움터에서 보조강사로 활동했다. 처음에는 낯선 세대와의 소통이 어려울 것 같았지만, 어르신들이 “고맙다”, “덕분에 용기가 생긴다”라는 말을 건넬 때마다 뿌듯함을 느꼈다.

하루는 한 어르신께서 지도 앱에서 경로를 검색했지만, 글씨가 너무 작아 보이지 않는다며 어려움을 겪으셨다. “화면을 길게 눌러서 텍스트 크기를 키워보실 수 있어요”라고 알려드리자, “이런 것도 되는구나!”라며 놀라워하셨다. 작은 도움이 큰 변화가 된다는 사실을 몸소 느꼈다.

디지털배움터는 단순한 교육 공간을 넘어, 디지털 세상과 사람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따뜻한 배움의 공간은 많은 참여자들의 관심과 지원 속에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