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까맣게 그을린 나무가 전하는 이야기…지금 선유도에 가야 할 이유

시민기자 이정규

발행일 2023.09.14. 15:05

수정일 2023.09.14. 16:38

조회 3,920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대형 산불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이었다는 올해에도 국제면 뉴스에는 세계 각국의 초대형 산불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시는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 및 산림청과 함께 Let's FOREST 2023 서울9월 1일~24일까지 선유도공원에서 개최하고 있다. 이 행사는 기후위기 및 산불의 심각성을 알리고 산림보전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이루고자 함이다. 선유도공원은 기존의 정수장 시설을 재활용하여 만든 국내 최초 환경재생 생태공원으로 수풀이 우거진 다양한 정원과 생태숲을 간직한 곳이라는 점에서 이 행사의 개최장소로는 안성맞춤이라 하겠다.

'Let's FOREST 2023 서울'에서는 행사 기간 중 2개의 상설전시와 함께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 음악회, 버스킹 공연, 패션쇼, 세미나 등이 열리고 있어 시원한 가을바람과 함께 선유도공원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알찬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Let's FOREST 2023 서울'의 상설전시인 'Ash to Art: 산불피해목의 예술적 재해석'은 선유도공원 이야기관 및 야외 정원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이정규
'Let's FOREST 2023 서울'의 상설전시인 'Ash to Art: 산불피해목의 예술적 재해석'은 선유도공원 이야기관 및 야외 정원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이정규

상설전시 중의 하나로 대표적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Ash to Art: 산불피해목의 예술적 재해석’에서는 산불피해목과 숲, 자연을 다양한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그 형태도 오브제, 설치미술, 회화, 미디어 영상 등으로 다채로워 감상하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한편으론, 새카맣게 타버리고 그을린 산불피해목을 눈앞에서 직접 보며 산불 피해의 심각성을 몸소 느끼고 기후위기를 이겨내기 위한 산림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이 전시는 옛 송수펌프실을 재활용하여 만든 ‘이야기관’과 야외 정원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이야기관 입구 좌우에는 새까만 산불피해목으로 만든 아기곰 조형물과 버려진 양은냄비로 만든 토끼 조형물이 마치 예술작품의 숲속으로 방문객을 초대하듯이 전시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숲의 정령이라는 신화적인 은유로 자연의 경외로움을 이야기하며 인간과 숲, 인간과 자연의 화해 가능성을 질문하는 백승기 작가의 그림들은 가슴에 큰 울림을 던진다. 이들 그림에 등장하는 숲의 정령들은 다시, 산불피해목을 활용한 조형물(정창이 작가 외 3인)로 눈앞에 등장하며 관람객의 발길을 붙든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야외 설치미술 작품도 있다. 송미리내 작가의 <신단수(神壇樹)(소원 나무)>에서는 산불피해목의 잔해에 나무가 인간에게 전하는 소원이 적혀 있고, 관람객은 그에 대한 응답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적어보는 방식이다.

또 다른 상설전으로는 한국치산기술협회 사진전 가 열리고 있다. 오는 9월 16일에는 오케스트라 음악회와 산불피해목 악기 연주 퍼포먼스가 열리며, 산불피해목 관련 패션아이템 등을 선보이는 패션쇼와 대중음악 버스킹 공연도 열릴 예정이다.

산불피해목으로 나만의 펜 만들기(9월 16~17일), 목편 만들기(9월 17일), 잠자리 하드바 만들기(9월 17일), 즉석 사진인화(9월 16~17일), 선유도공원 나무 탐험(나무 활용 자연물 공예 체험)(9월 16일), 도슨트 투어(9월 16일)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열린다. 각 프로그램별 예약 방법이 다른데, 누리집의 상세 내용을 참고하여, 네이버 예약에서 신청하거나,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에서 ‘선유도’로 검색 후 신청할 수 있다. 일부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접수, 참여가 가능하다.
전시장 내부에는 'Let's FOREST 2023 서울' 행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 패널이 전시되어 있다. 기후변화와 산림, 산림의 가치, 산불 피해 및 영향, 산불피해목 활용 사례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이정규
전시장 내부에는 'Let's FOREST 2023 서울' 행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 패널이 전시되어 있다. 기후변화와 산림, 산림의 가치, 산불 피해 및 영향, 산불피해목 활용 사례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이정규
산불피해목을 재료로 한 신필균 작가의 여러 작품들. 타들어가는 나무에 집을 지은 새, 갈 곳을 잃은 다람쥐, 죽어가는 생명을 바라보는 모습 등을 표현하고 있다. (좌측부터) '타호-비를 기다라며', '타호-어디로 가야할까', '타호-바라볼 수밖에', '타호-그만..!' ⓒ이정규
산불피해목을 재료로 한 신필균 작가의 여러 작품들. 타들어가는 나무에 집을 지은 새, 갈 곳을 잃은 다람쥐, 죽어가는 생명을 바라보는 모습 등을 표현하고 있다. (좌측부터) '타호-비를 기다라며', '타호-어디로 가야할까', '타호-바라볼 수밖에', '타호-그만..!' ⓒ이정규
산불피해 지역을 직접 방문해 불에 타 쓰러져 있는 나무 기둥들을 그대로 옮겨와 쌓아 올린 오브제 작품인 '적재'(정창이, 오종현, 이기라, 금보성 공동작업). 살아 있는 생명에서 산불로 인해 까맣게 탄 죽은 물체가 되어 버렸다. ⓒ이정규
산불피해 지역을 직접 방문해 불에 타 쓰러져 있는 나무 기둥들을 그대로 옮겨와 쌓아 올린 오브제 작품인 '적재'(정창이, 오종현, 이기라, 금보성 공동작업). 살아 있는 생명에서 산불로 인해 까맣게 탄 죽은 물체가 되어 버렸다. ⓒ이정규
유토피아를 찾아 떠나는 동물들의 모험과 여정을 그린 정성준 작가의 작품들. '낙관론자는 꿈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좌) 및 'Global warming! Where are you'(우) ⓒ이정규
유토피아를 찾아 떠나는 동물들의 모험과 여정을 그린 정성준 작가의 작품들. '낙관론자는 꿈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좌) 및 'Global warming! Where are you'(우) ⓒ이정규
배달래 작가의 '화염의 연극'. 녹색의 대지에 화염이 들불처럼 번져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오른편 아래 모니터에는 작품 제작 과정이 상영된다. ⓒ이정규
배달래 작가의 '화염의 연극'. 녹색의 대지에 화염이 들불처럼 번져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오른편 아래 모니터에는 작품 제작 과정이 상영된다. ⓒ이정규
윤경 작가의 '별이 빛나는 밤에'. 잿빛 나무와 별처럼 빛나는 하얀 눈송이의 대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정규
윤경 작가의 '별이 빛나는 밤에'. 잿빛 나무와 별처럼 빛나는 하얀 눈송이의 대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정규
류재현 작가의 'breath of wind' 시리즈 작품들 ⓒ이정규
류재현 작가의 'breath of wind' 시리즈 작품들 ⓒ이정규
배달래 작가의 작품들. '스왐프'(좌) 및 '천천히, 함께'(우) ⓒ이정규
배달래 작가의 작품들. '스왐프'(좌) 및 '천천히, 함께'(우) ⓒ이정규
과거 선유봉이었던 선유도의 역사성을 표현한 작품인 '선유봉'(정창이, 오종현, 이기라, 금보성 공동작업). 이 재료 역시 산불피해목인데 산불이 나면 불에 새카맣게 타지는 않았지만 산불의 열기로 인해 죽는 나무도 많다고 한다. 모니터에 상영되는 미디어 작품과 나무 오브제는 홍남기 작가의 '미완적 풍경'이다. ⓒ이정규
과거 선유봉이었던 선유도의 역사성을 표현한 작품인 '선유봉'(정창이, 오종현, 이기라, 금보성 공동작업). 이 재료 역시 산불피해목인데 산불이 나면 불에 새카맣게 타지는 않았지만 산불의 열기로 인해 죽는 나무도 많다고 한다. 모니터에 상영되는 미디어 작품과 나무 오브제는 홍남기 작가의 '미완적 풍경'이다. ⓒ이정규
백승기 작가의 '무제6'. '숲의 정령'이라는 신화적인 은유로 자연의 경외로움을 이야기하며 인간과 숲, 인간과 자연의 화해 가능성을 질문한다. ⓒ이정규
백승기 작가의 '무제6'. '숲의 정령'이라는 신화적인 은유로 자연의 경외로움을 이야기하며 인간과 숲, 인간과 자연의 화해 가능성을 질문한다. ⓒ이정규
백승기 작가의 회화에 등장하는 숲의 정령들을 산불피해목을 활용해 조형물로 만든 작품인 '숲의 정령'(정창이, 오종현, 이기라, 금보성 공동작업) ⓒ이정규
백승기 작가의 회화에 등장하는 숲의 정령들을 산불피해목을 활용해 조형물로 만든 작품인 '숲의 정령'(정창이, 오종현, 이기라, 금보성 공동작업) ⓒ이정규
‘숲의 정령’은 사람의 모습으로도 등장한다. ⓒ이정규
‘숲의 정령’은 사람의 모습으로도 등장한다. ⓒ이정규
'산불피해 지역 동해 숲 재현'(정창이, 오종현, 이기라, 금보성 공동작업). 작가들은 처음 산불피해 지역을 방문했을 때 받았던 충격, 무서움, 안타까움, 자연에 대한 부끄러움 등의 감정을 관람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이 설치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정규
'산불피해 지역 동해 숲 재현'(정창이, 오종현, 이기라, 금보성 공동작업). 작가들은 처음 산불피해 지역을 방문했을 때 받았던 충격, 무서움, 안타까움, 자연에 대한 부끄러움 등의 감정을 관람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이 설치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정규
그저 화면 속의 뉴스로만 접하던 산불의 무서움과 심각성을 조금은 실감하게 되는 듯하다. ⓒ이정규
그저 화면 속의 뉴스로만 접하던 산불의 무서움과 심각성을 조금은 실감하게 되는 듯하다. ⓒ이정규
동해 산불피해 지역의 산불피해목 40g을 통조림에 담은 '탄소 덩어리: 탄소량 40g'(정창이). 소나무 숲 1ha는 매년 11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고 한다. ⓒ이정규
동해 산불피해 지역의 산불피해목 40g을 통조림에 담은 '탄소 덩어리: 탄소량 40g'(정창이). 소나무 숲 1ha는 매년 11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고 한다. ⓒ이정규
송미리내 작가의 '신단수(神壇樹)(소원 나무)'에서는 산불피해목의 잔해에 나무가 인간에게 전하는 소원이 적혀 있고, 관람객은 그에 대한 응답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적어볼 수 있다. ⓒ이정규
송미리내 작가의 '신단수(神壇樹)(소원 나무)'에서는 산불피해목의 잔해에 나무가 인간에게 전하는 소원이 적혀 있고, 관람객은 그에 대한 응답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적어볼 수 있다. ⓒ이정규
사람이 반쯤 누워있는 듯한 형상의 조형물(정창이, 오종현, 이기라, 금보성 공동작업). 산불피해목으로 만들었다. 머리가 분홍빛 하트 모양이다. ⓒ이정규
사람이 반쯤 누워있는 듯한 형상의 조형물(정창이, 오종현, 이기라, 금보성 공동작업). 산불피해목으로 만들었다. 머리가 분홍빛 하트 모양이다. ⓒ이정규
임지빈 작가의 'EVERYWHERE' 프로젝트 작품. ‘HOPE’가 새겨진 베어 벌룬이다. ⓒ이정규
임지빈 작가의 'EVERYWHERE' 프로젝트 작품. ‘HOPE’가 새겨진 베어 벌룬이다. ⓒ이정규
녹색기둥의 정원에는 ‘PEACE’가 새겨진 베어 벌룬(임지빈)이 전시되어 있다. ⓒ이정규
녹색기둥의 정원에는 ‘PEACE’가 새겨진 베어 벌룬(임지빈)이 전시되어 있다. ⓒ이정규
또 다른 상설전으로는 한국치산기술협회 사진전인 'The Forest: 파괴된 미래, 보존된 과거'가 열리고 있다. ⓒ이정규
또 다른 상설전으로는 한국치산기술협회 사진전인 'The Forest: 파괴된 미래, 보존된 과거'가 열리고 있다. ⓒ이정규
'지구를 지키는 도시숲! 선유도공원 나무 탐험'(9월 16일)에서는 나무를 활용한 자연물 공예 체험을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과 음악회, 패션쇼, 버스킹 등이 열린다. ⓒ이정규
'지구를 지키는 도시숲! 선유도공원 나무 탐험'(9월 16일)에서는 나무를 활용한 자연물 공예 체험을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과 음악회, 패션쇼, 버스킹 등이 열린다. ⓒ이정규
선유도공원 및 행사장에서 찍은 사진을 즉석에서 인화해 주는 즉석사진관(9월 16~17일)도 운영된다. ⓒ이정규
선유도공원 및 행사장에서 찍은 사진을 즉석에서 인화해 주는 즉석사진관(9월 16~17일)도 운영된다. ⓒ이정규

Let's FOREST 2023 서울

○ 장소 : 서울시 영등포구 선유로 343 선유도공원
○ 기간 : 9월 1일~24일
○ 각 프로그램별 운영 시간 : 누리집 참조
○ 기타 : 한강 남쪽에서 선유도공원으로 진입하는 보행교(선유교) 보수공사로 인해 폐쇄 중(2023.5.30.~11.30.)
(합정역, 당산역, 선유도역에서 버스나 도보로 양화대교를 통해 진입 가능)
자세한 사항 ☞ 서울의 공원 누리집 참조
○ 문의 : 서부공원여가센터 공원여가과 02-300-5579

시민기자 이정규

서울의 다양하고 멋진 모습을 사진에 담아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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