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도 밤에도 즐거움 놓치지 않아! 한강을 누리는 색다른 방법

시민기자 김창일

발행일 2023.08.23. 13:35

수정일 2023.08.23. 17:57

조회 1,644

등대로 오해할 수 있는 '구 용산 수위관측소' ⓒ김창일
등대로 오해할 수 있는 '구 용산 수위관측소' ⓒ김창일

계절별로 다양한 축제가 열리며, 시민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한강. 기자는 한강 인근에서 시간이 나면 주로 강변을 따라 걷는다. 지난주에는 마포대교 북단에서 한강철교 북단 사이를 걸었다. 2km 정도의 짧은 거리였지만, 날씨가 더워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마포대교에서 한강철교 방향으로 걸음을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아 등대처럼 보이는 건축물이 보였다. ‘한강에 왜 등대가 있지?’라고 생각하고 가까이 가보니, ‘구 용산 수위관측소’란 안내문이 보였다. ‘구 용산 수위관측소’는 일제강점기인 1924년에 조위(조수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해수면의 높이)와 홍수위를 관측하기 위해 세워진 자기관측소이다. 한강에는 처음이었고, 전국에서도 아홉 번째로 세워졌다. 자기관측이란 눈금을 읽는 수표석이 아닌, 자동으로 수위를 측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한강변 교각에 의존하지 않은 독립 수위 관측구조물은 고양 행주 수위관측소와 남양주 고안 수위관측소가 있다. ‘구 용산 수위관측소’는 2002년 2월 5일 서울시기념물로 지정됐다.
원효대교 밑 만초천교에는 영화 <괴물> 촬영지가 있다. ⓒ김창일
원효대교 밑 만초천교에는 영화 <괴물> 촬영지가 있다. ⓒ김창일
한강예술공원, 신치현 <한강나무-P6> ⓒ김창일
한강예술공원, 신치현 <한강나무-P6> ⓒ김창일
한강예술공원, 와이크래프트보츠 <플레이스케이프> ⓒ김창일
한강예술공원, 와이크래프트보츠 <플레이스케이프> ⓒ김창일

한강철교에 다다르니 레고 블록으로 만든 조형물이 보였다. 주변에도 다른 조형물들이 있어 설명을 읽어보니 한강예술공원 작품이었다. 한강예술공원은 한강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예술쉼터로 만들기 위해 2018년 7월 여의도 한강공원과 이촌 한강공원에 조성된 프로젝트다.

<한강나무-P6>은 미루나무를 픽셀(pixel)화 한 조형 작품이다. 멀리서 보면, 나무의 모습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디지털 이미지로 보인다. 나무 옆에는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작은 의자가 있다. 의자에서 한강을 보면, 디지털 세계와 실제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다.

근처에 있는<플레이스케이프>는 목선을 제작하는 공정의 하나인 버드케이지(Birdcage)를 사용한 작품이다. 배의 뼈대를 통해 선체가 가진 곡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새남터순교지 성지 안내문 ⓒ김창일
새남터순교지 성지 안내문 ⓒ김창일

한강철교에서 용산방향으로 나가는 길에 새남터 순교성지란 안내가 보였다. 이곳은 교황청 승인 국제순례지라고 하는데, 한강에 순교성지가 있다는 게 낯설었다. 순례지는 교구에서 승인하는 교구순례지, 주교회의의 승인으로 정해지는 국가 순례지, 교황청의 승인을 얻어야만 하는 국제 순례지 등 3종류가 있다.

설명을 읽어보니 한강변 새남터는 조선시대 군사들의 연무장이자 국사범과 중죄인의 처형장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아드레아 신부의 순교지가 새남터라고 한다.
천주교 순교성지 새남터 기념성당, 새남터 대성전은 1984년 공사를 시작해 1987년 완공됐다. 외형은 한복의 도련선을 본 따 치마를 겹쳐 이은 겹치마를 두른 형태를 구현했다. ⓒ김창일
천주교 순교성지 새남터 기념성당, 새남터 대성전은 1984년 공사를 시작해 1987년 완공됐다. 외형은 한복의 도련선을 본 따 치마를 겹쳐 이은 겹치마를 두른 형태를 구현했다. ⓒ김창일

한강을 벗어나 용산방향으로 가니 천주교 순교성지 새남터 기념성당이 보였다. 노들섬에서 용산방향으로 바라봤을 때, 한옥 건물이 있어서 무슨 건물인지 의아했는데, 의문점이 풀린 시간이었다.
천주교 순교성지 새남터 기념관 내 14인의 순교자 동판화 ⓒ김창일
천주교 순교성지 새남터 기념관 내 14인의 순교자 동판화 ⓒ김창일

천주교 순교성지 새남터 기념관에는 한국천주교회의 창설, 1801년 신유박해, 1839년 기해박해, 1846년 병오박해, 1866년 병인박해 등 한국 천주교의 창설과 박해사건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또한, 새남터에서 순교한 14인의 순교자 동판화가 순례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망원지하보도에 설치된 래빗뮤지엄 ⓒ김창일
망원지하보도에 설치된 래빗뮤지엄 ⓒ김창일

요즘같이 더운 날에는 낮보다 밤에 보는 한강이 더 매력적이다. 저녁 시간을 이용해 한강을 방문했다. 망원지하보도를 통해 한강에 진입하는데, ‘래빗뮤지엄(Rabbit Museum, 나들목 미술관)’이란 안내가 보였다.
래밋뮤지엄에 관심을 보이는 시민들 ⓒ김창일
래밋뮤지엄에 관심을 보이는 시민들 ⓒ김창일

망원나들목 래빗뮤지엄은 한강 나들목에 처음으로 조성된 미술관으로 지난 8월 9일 개장했다. 스크린을 통해 에디강 ‘해피니스 터치 윌’과 김홍도, 심사정, 정수영, 허련 등의 한국화 콘텐츠가 상영된다. 영상 상영 시, 스크린을 터치하면 그에 반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나가는 시민들도 새로 생긴 래빗뮤지엄을 신기한 듯 바라봤다.

9월에는 잠실나들목, 12월에는 마포종점 나들목에 순차적으로 ‘래빗뮤지엄(Rabbit Museum)’을 개장할 예정이다. 래빗뮤지엄은 매일 11시부터 20시까지 매 정각 15분~20분 동안 운영된다.
한강의 새로운 명소가 된 서울함공원 ⓒ김창일
한강의 새로운 명소가 된 서울함공원 ⓒ김창일

망원나들목에서 나오면 서울함공원이 보인다. 서울함공원우리나라 해양을 지켰던 서울함, 참수리호, 잠수함 등을 전시하고 있다. 서울함공원 인근에는 밤 산책을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지난 5년 동안 서울함공원을 방문한 시민이 약 140만 명(23년 7월 기준)이라고 하니, 한강의 새로운 명물이 된 셈이다.

서울시는 ‘서울함의 풍경과 추억’ ‘제4회 서울함공원 사진 공모전’을 개최한다. 서울함공원의 멋진 노을이 어우러진 풍경 사진, 서울함공원에서 가족·연인·친구 등의 훈훈한 이야기가 담긴 스토리 사진, 두 가지 부문으로 나눠 모집한다. 만 15세(고등학교) 이상이면 지역 등 별도 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접수 기간은 8월 12일부터 9월 11일까지며, 서울함공원 누리집에서 온라인으로 접수하면 된다.
양화대교 야경 ⓒ김창일
양화대교 야경 ⓒ김창일
노들섬에서 바라본 여의도 야경 ⓒ김창일
노들섬에서 바라본 여의도 야경 ⓒ김창일

서울함공원에서 양화대교까지 걷는 동안, 한강의 야경과 여의도의 야경을 감상했다. 야간에도 산책을 즐기고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많았다. 양화대교를 통해 선유도로 진입했다. 낮에 보는 선유도도 좋지만, 밤에 보는 선유도가 어떨지 궁금했다.
선유도 시간의정원 야경 ⓒ김창일
선유도 시간의정원 야경 ⓒ김창일
선유도 시간의정원 야경 ⓒ김창일
선유도 시간의정원 야경 ⓒ김창일

선유도는 1978년부터 2000년까지 서울 서남부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으로 사용됐고, 2002년 4월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재탄생됐다. 선유도공원은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서울 시내 봄꽃 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 밤에 방문한 선유도는 낮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조명을 받은 나무들은 어두운 색을 칠한 유화 같기도 했다.
선유정 야경 ⓒ김창일
선유정 야경 ⓒ김창일
선유정에서 바라본 양화대교 ⓒ김창일
선유정에서 바라본 양화대교 ⓒ김창일

밤에 가면 낮에 보이지 않던 장소가 보인다. 낮에 보는 선유정과 밤에 보는 선유정은 그 멋이 다르다. 한강의 야경과 함께 하는 선유정에서는 한강의 운치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참고로 선유교 상부 개선공사로 선유교 전망데크 및 교량을 올해 11월 30일까지 폐쇄한다. 선유도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합정역이나 당산역 등에서 하차하여 대중교통이나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한강예술공원

○ 위치 : 여의도 한강공원과 이촌 한강공원
누리집

새남터 순교지

○ 위치 : 서울시 용산구 이촌로 80-8
○ 관람시간 : 10:00~17:00
○ 휴관일 :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 관람요금 : 정해진 관람요금은 없이 자발적인 순례자들의 기부금
누리집
○ 문의 : 070-8672-0327

망원나들목 래빗뮤지엄

○ 위치 : 서울시 마포구 마포나루길 429 인근
○ 상영시간 : 11:00~22:00(정각부터 15~20분간 상영)

서울함공원

○ 위치 : 서울시 마포구 마포나루길 407(망원한강공원 인근)
○ 관람시간 : 하계(3월~10월) 평일 10:00~19:00, 주말 10:00~20:00, 동계(11월~2월) 평일 10:00~17:00, 주말 10:00~18: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 관람요금 : 어린이 1,000원, 청소년과 군인 2,000원, 성인 3,000원, 국가유공자, 장애인, 65세 이상 노인 입장료 50% 감면, 20인 이상 단체 할인 (어린이 700원, 청소년과 군인 1,400원, 성인 2,000원)
누리집
○ 문의 : 02-332-7500

선유도 공원

○ 위치 : 서울시 영등포구 선유로 343
○ 개방시간 : 06:00~24:00
○ 관람요금 : 무료
누리집
○ 문의 : 02-2631-9368

시민기자 김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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