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금고를 열어보는 기분! 개방형 수장고에서의 이색 체험
발행일 2023.02.28. 11:45
'개방형 수장고'라 불리는 곳이 있다. 수장고는 귀중한 것을 간직하는 일종의 창고로, 일반적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많이 듣는 용어다. 신분 확인이 된 몇몇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수장고는 작품의 안전한 보관을 위해 문을 꼭꼭 닫아 두어야 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수장고를 대중에게 개방하는 게 추세다. 사람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변한 개방형 수장고는 그동안 박물관의 숨겨진 모습을 대중에게 공개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대중과의 거리를 좁힌 개방형 수장고는 소장품을 수장 상태 그대로 관람객에게 개방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이나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처럼 시설을 잘 갖춘 곳도 있지만, 서울에는 방대한 양의 작품이 보관된 전시관은 드물다. 하지만 개방형 수장고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바로 서울공예박물관 전시2동 3층 공예아카이브실이다.
대중과의 거리를 좁힌 개방형 수장고는 소장품을 수장 상태 그대로 관람객에게 개방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이나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처럼 시설을 잘 갖춘 곳도 있지만, 서울에는 방대한 양의 작품이 보관된 전시관은 드물다. 하지만 개방형 수장고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바로 서울공예박물관 전시2동 3층 공예아카이브실이다.
박물관의 숨은 보물 창고, 수장고 ⓒ박지영
서울공예박물관 공예아카이브실은 소장품을 기반으로 입수한 유무형의 공예 기록과 박물관 전시, 연구, 교육 등의 활동에서 생산 및 수집한 박물관 기록을 보류하고 있는 곳이다. 소장 기록물의 보존 및 관리가 이루어지는 동시에 기록물의 실물 열람 및 전시 관람이 가능한 개방형 수장 공간이기도 하다.
유물의 분실 및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간단한 출입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박지영
여느 전시실을 생각하고 아카이브실 앞에 다다르면, 조금 멈칫하게 된다. 왜냐하면 원본 자료를 소장한 곳이다 보니 자료의 훼손이나 분실을 막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기 전 준비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 12세 미만의 어린이는 보호자 동반 입장이 가능하고, 모든 관람객은 가벼운 소지품(스마트폰)을 제외한 가방이나 다른 짐들을 입구에 있는 무료 물품 보관함에 넣어야 한다. 그런 후 키오스크에 출입 등록을 위한 개인 정보를 입력하고 출입증을 발급받아야 하는데, 이름 포함 간단한 정보를 입력 완료하면 입장 QR코드가 찍힌 영수증 형태의 종이가 나온다. 이 출입증을 기반으로 2시간 동안 머물 수 있는데, 자료를 꼼꼼하게 보지 않는다면 보통은 30분 내외로 관람을 마친다.
사진 및 영상, 입체, 지류 등 다양한 원본 자료들을 잘 구획된 공간에서 살펴볼 수 있다. ⓒ박지영
관람객들이 관람 가능한 자료들을 살펴보고 있다. ⓒ박지영
각 항목의 자료마다 상세한 설명도 곁들여져 있어 유물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박지영
안에는 다목적 보존 서가, 자료 정리 공간, 사진 영상 열람 공간, 디지털 열람 공간, 박물관 기록 보존 공간 등으로 나뉘고 공개가 확정된 자료에 한 해 열람도 가능하다. 이들 자료들이 보관된 보관장에는 초록색으로 관람 가능 표시가 되어 있고, 열람 불가 자료는 붉은색의 손바닥 표기가 되어 있다.
관람 가능한 자료에는 초록색 스티커가, 관람 불가 자료에는 붉은색 스티커가 붙어 있다. ⓒ박지영
서가 보관장에 들어가 있는 자료 외에도 관람객 편의 공간도 갖춰져 있다. ⓒ박지영
개방형 수장고에서 열리는 작은 기획 전시 '영감의 열람실'
현재 서울공예박물관에서는 5월 26일까지 아카이브 기획 전시 '영감의 열람실'을 진행한다. 창작 활동의 원천이 되는 ‘영감’을 주제로 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 목공예 1세대 작가인 송암 최승천(1934~ )의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그가 자연에서 얻은 영감과 작품을 풀어내는 과정, 그 결과물로서의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최승천 작가는 한평생 새, 나무, 꽃과 같은 자연과 가족에 대한 사랑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나무 공예품을 제작했다. 이번 전시는 서울공예박물관에 기증한 2020년 대표작 <새와 나무>와 관련된 아카이브 자료 5,636점에서 선별된 자료를 전시 형태로 풀어낸 것이다.
자료도 자료지만, 젊은 목수인 소목장세미가 최승천 아카이브 자료로부터 영감을 받아 무늬목을 활용한 열람대와 조명, 라이트 테이블로 꾸민 공간은 확실히 수준 높은 목공 공예를 보여준다. 오후 3시에는 10분 동안 '아키비스트가 들려주는 전시 이야기'라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데, 별도 신청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열람실을 보다가 궁금한 점은 상주 직원이 있으니 문의해도 된다. 일반인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직업 체험이나 박물관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장소이니 기회가 된다면 들러보면 좋겠다.
자료도 자료지만, 젊은 목수인 소목장세미가 최승천 아카이브 자료로부터 영감을 받아 무늬목을 활용한 열람대와 조명, 라이트 테이블로 꾸민 공간은 확실히 수준 높은 목공 공예를 보여준다. 오후 3시에는 10분 동안 '아키비스트가 들려주는 전시 이야기'라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데, 별도 신청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열람실을 보다가 궁금한 점은 상주 직원이 있으니 문의해도 된다. 일반인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직업 체험이나 박물관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장소이니 기회가 된다면 들러보면 좋겠다.
소규모 전시 전경. 정리가 잘되어 있어 알차다. ⓒ박지영
자료 정리 공간과 아키비스트 사무 공간이 함께 있어 자료를 보다 궁금한 사항은 바로 물어볼 수 있다. ⓒ박지영
'衣·表·藝,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 기획전
공예아카이브실을 둘러봤다면 기획전도 챙겨보면 좋을 듯하다. 4월 2일까지 전시1동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衣·表·藝,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 기획전은 한국 1세대 패션 디자이너인 최경자(1911~2010), 노라노(1928~ ), 앙드레 김(1935~2010)의 작품에 드러난 공예 요소를 제작 기법별로 보여주는 전시다. 1950년대 제작된 의상부터 디자이너 착용 의상, 각종 드레스, 황제의 연미복 등 시대를 풍미한 디자이너들의 의상을 볼 수 있고, 의례에 사용된 의복의 의미, 제작 기법, 염색, 아플리케 등 의상에 들어간 수공예적 요소를 곱씹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6개 기관의 작품을 대여한 만큼 한자리에 모으기 어려운 작품들이 많이 있으니 전시 기간 내에 챙겨보면 좋다. 특히 패션에 관심이 많다면 이 전시를 참고하는 게 좋다. 그만큼 지금 봐도 전혀 감각이 떨어지지 않고 빛나는 클래식한 옷들이 많다.
옷에 담긴 공예적인 요소를 보여주는 전시지만, 시대를 대표한 예복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박지영
한국 패션 1세대 디자이너인 최경자, 노라노, 앙드레김의 대표작들을 만날 수 있다. ⓒ박지영
한국 패션 1세대 디자이너가 즐겨 입었던 옷도 전시 중이다. ⓒ박지영
분위기 좋고 아늑한 카페 같은 공예도서실
서울공예박물관 전시1동 로비에는 공예도서실이 있다. 로비에 자리하고 있다 보니 대개는 머무르지 않고 스쳐가는 경우가 많은데, 규모가 크진 않지만 시설이 잘되어 있어 잠깐이라도 시간이 된다면 꼭 들러보길 바란다. 특별한 절차 없이 입장 가능하다. 일반 열람용 좌석은 물론, 휠체어 및 시각 장애인 전용 좌석, DB 검색, 복합기, 노트북 전용 좌석이 마련되어 있고, 어디에 앉든 시원하게 뚫린 통창으로 멋진 외경이 눈길을 끈다. 역사서, 도록, 기타 분야 도서, 건축, 어린이 도서, 박물관 발간 도서, 정기 간행물, 기타 컬렉션까지 갖추고 있다. 로비에 위치해 소란스럽지 않을까 싶은데, 매우 조용하게 집중해서 자료를 볼 수 있고, 각 자리마다 충전 설비도 잘되어 있다. 입구에는 현재 전시와 관련된 자료들로 큐레이션해 놓아 살펴보기 좋다. 공예도서실은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운영한다.
공예도서실은 별도 절차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박지영
전시 관련 북 큐레이션도 잘되어 있어 자료를 찾아보기 편하다. ⓒ박지영
서울공예박물관 공예아카이브실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3길 4 공예아카이브실 전시2동 3층
○ 운영시간 : 10:00~18:00(박물관 입장 마감 17:30)
- 아카이브실, 보이는 수장고, 보존과학실은 평일(화~금요일)에만 운영
○ 휴관일 : 월요일, 1월 1일
○ 누리집
○ 문의 : 02-6450-7000
○ 운영시간 : 10:00~18:00(박물관 입장 마감 17:30)
- 아카이브실, 보이는 수장고, 보존과학실은 평일(화~금요일)에만 운영
○ 휴관일 : 월요일, 1월 1일
○ 누리집
○ 문의 : 02-6450-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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