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처럼 폴~짝! 도약하는 새해…'2023 점프 프로젝트'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2.12.30. 10:50

수정일 2023.01.0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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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울대공원에 가면 각양각색의 토끼조형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지금 서울대공원에 가면 각양각색의 토끼 조형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선미

서울대공원에 각양각색 토끼가 나타났다! 성신여자대학교 조소과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참여한 ‘2023 점프 프로젝트’를 통해 창작 토끼 조형작품 23점을 만남의 광장에서 만날 수 있다. ‘검은토끼’의 해, 계묘년 새해 소망을 가득 품고 토끼를 만나고 왔다.
눈덮인 서울대공원의 겨울 풍경
눈덮인 서울대공원의 겨울 풍경 ⓒ이선미

하얗게 내린 눈이 녹지 않은 덕분에 서울대공원은 겨울 분위기가 물씬 났다. 평일 낮 시간 때문인지, 날씨 탓인지 공원 안은 무척 한적했다. 오가는 시민들도 급할 것 없이 느긋해 보였다. 서울대공원 입구에도 공공 미술작품이 있었다. 한겨울 스산해 보이는 풍경 속에서 따듯한 환영인사 같았다.
공공미술작품으로 (위) 김래환 작가의 <나들이>, (아래) 이호준 작가의 <접어 만든 사자와 아이>도 서울대공원 입구에 전시돼 있다.
공공미술작품으로 (위) 김래환 작가의 <나들이>, (아래) 이호준 작가의 <접어 만든 사자와 아이>도 서울대공원 입구에 전시돼 있다. ⓒ이선미

만남의 광장을 빙 둘러 ‘2023 점프 프로젝트’의 각양각색 토끼 조형물들이 배치돼 있었다. 토끼의 이미지만큼 경쾌하고 기분 좋아지는 조형물들이었다. 토끼처럼 높이 도약하고 희망찬 2023년을 맞기 위해 기획된 전시다. 저마다 다른 형태에 작품 주제도 달랐지만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창조해 놓은 토끼들 덕분에 2023년도가 좀 더 반가워졌다.
크리스마스 트리와도 잘 어울리는 토끼 조형물들이 만남의 광장을 빙 둘러 전시돼 있다. 작품명 <나만의 속도로 나아간다>
크리스마스 트리와도 잘 어울리는 토끼 조형물들이 만남의 광장을 빙 둘러 전시돼 있다. 작품명 <나만의 속도로 나아간다> ⓒ이선미

크리스마스 트리와도 잘 어울리는 위 작품의 제목은 <나만의 속도로 나아간다>인데,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간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토끼는 무척 친숙한 느낌의 동물이다. 실제로 토끼는 유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호감 가는 동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 덕분인지 작품들 역시 따뜻한 느낌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토끼로 의인화한 작품도 그렇고 꿈꾸는 토끼들도 여럿이었다.
귀엽고 따뜻한 느낌의 토끼들이 각각의 주제를 담아 태어났다.
귀엽고 따뜻한 느낌의 토끼들이 각각의 주제를 담아 태어났다. ⓒ이선미

토끼는 외모부터 귀엽다. 작고 빠르고 순해 보인다. 길고 큰 귀도 귀여움을 배가한다. 하지만 토끼는 몸집이 작다 보니 민첩하게 위험을 알아차려야 한다. 길고 큰 귀 덕분에 사람에 비해 소리에 2배 가량 더 민감하다고 한다. 끊임없이 주변을 살펴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토끼는 늘 귀를 쫑긋 세운다.
작품 설명도 토끼 모양으로 만들었다.
작품 설명도 토끼 모양으로 만들었다. ⓒ이선미

몸집은 작지만 토끼의 꿈은 원대함을 표현한 작품도 있었다. “어찌 보면 토끼는 자연 속에서 약체지만 원대한 꿈을 꾼다. 무엇보다 빠르고, 식물을 먹어 씨앗을 퍼뜨리고 대자연을 만든다. 꿈을 가진 생명은 분명히 무엇인가를 이뤄낼 것. 그 꿈들은 모여 원대해질 것이다.” 작품 설명을 들여다보니, 작은 존재들이 온전히 자기의 삶을 살면 세상은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기자도 작가가 꿈꾸는 ‘토끼의 꿈’을 응원하고 싶어졌다.
작고 약한 토끼지만 대자연을 만드는 일부다. 작품명 <토끼의 꿈>
작고 약한 토끼지만 대자연을 만드는 일부다.작품명 <토끼의 꿈> ⓒ이선미

비록 작고 약해보이지만 토끼는 꾀가 많고 영리한 동물이다. 호랑이나 거북이보다 지능도 높다고 알려져 있다. <수궁가>나 <별주부전>에도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벗어나는 토끼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또한 토끼는 부지런히 양식을 구하지만 분수에 넘치지 않는다고 한다. 겁이 많은 편이어서 무모한 행동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평일 한낮 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느긋하게 토끼들을 둘러보았다.
평일 한낮 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느긋하게 토끼들을 둘러보았다. ⓒ이선미

‘소비사회 속 인간의 욕망을 토끼에 의인화’했다는 <Are you here for this?>라는 작품은 욕망의 대상물로 치환된 보석 앞에 당당하게 서 있는 토끼를 표현했다.

큰 욕심을 안 부리는 토끼라면 정말 ‘끝없이 탐욕하게 만드는 세상에서 ‘우뚝’ 멈춰서 보지 않을까 싶어졌다. 올해는 검은 토끼의 해, 즉 계묘년(癸卯年)인데,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검은색’을 지혜로운 속성이 있다고 봤다. 모두가 지혜롭게 어려움을 이겨가며 서로에게 따뜻한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끝없이 소비를 요구하는 세상에서 이 토끼처럼 우뚝 서보면 어떨까.
끝없이 소비를 요구하는 세상에서 이 토끼처럼 우뚝 서보면 어떨까. ⓒ이선미

‘2023 점프 프로젝트’는 2월 26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작품들을 배경으로 뛰거나 달리는 모습의 사진을 찍어 SNS에 게시하면 기프티콘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다. 토끼처럼 귀를 열고, 토끼처럼 큰 욕심 부리지 않고, 토끼처럼 민첩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시민들이 토끼처럼 귀여운 점프샷을 찍고 있다.
시민들이 토끼처럼 귀여운 점프샷을 찍고 있다. ⓒ이선미

유니버설디자인을 입은 서울대공원

만남의 광장 앞에서는 예쁜 조형물도 만나볼 수 있었다. ‘공공미술 시민 아이디어 구현 시민 스토리 선정작’인 보라리의 <솜사탕코끼리> 작품이었다. 바로 옆으로는 가수 임영웅 씨 팬클럽이 조성한 ‘Hero가든’도 있다. 요즘 곳곳에 팬클럽이 선물하는 숲이나 정원 등이 늘어난다. 시민과 연예인의 팬클럽, 저마다의 능력과 관심 덕분에 서울대공원의 구석구석이 더 아름답게 일궈지고 있다. 
공공미술과 연예인의 팬클럽이 기금을 모아 만든 공간이 어우러지고 있다.
공공미술과 연예인의 팬클럽이 기금을 모아 만든 공간이 어우러지고 있다. ⓒ이선미

한편 서울대공원은 모두가 편안하고 안전하게 누릴 수 있는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해 시설을 개선하고 있다. 우선 보행로 어디든 대부분 단차를 없앴다. 서울대공원에는 ‘아빠전용 아기쉼터’도 있다.

장애인주차장에서 경사로를 올라오면 바로 이어지도록 무장애데크길도 조성했다. 휠체어나 유아차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 기존에 심어진 나무들을 최대한 보존하며, 데크를 따라 긴 의자를 놓았다. 오르내리는 통로에도 벤치를 놓아 힘들 때 곧장 앉아 쉴 수 있게 배려했다.
장애인주차장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무장애데크길이 조성됐다.
장애인주차장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무장애데크길이 조성됐다. ⓒ이선미

또 하나 눈에 띄는 게 있다. 유아차와 휠체어 이용자도 같이 둘러앉을 수 있는 야외 의자다. 테이블은 똑같지만 의자가 조금씩 다른 모습이다. 좌석이 없거나 아예 의자 자체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했을 법한 부분일 텐데, 아직까지는 어디에서도 보지 못 했던 의자들이었다.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섬세한 배려와 디테일이 만들어 낸 의자였다. 
휠체어 이용자도 같이 마주보며 앉을 수 있는 의자와 유니버설디자인이 적용된 음수대
휠체어 이용자도 같이 마주보며 앉을 수 있는 의자와 유니버설디자인이 적용된 음수대 ⓒ이선미

서울대공원은 이런 개선을 이어가면서 공원시설 BF(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새로 만드는 것보다 이미 있는 시설을 조금씩 바꿔가는 게 더 힘들어 보이는데 서울대공원의 수고에 박수를 보낸다.

서울대공원

○ 주소 : 과천시 대공원광장로 102
○ 운영일시 : 매일 09:00~17:00
누리집
○ 문의 : 02-500-7335

시민기자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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