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집 구하기, 키다리 아저씨 '주거안심매니저'가 도와드려요!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2.10.12. 15:54

수정일 2023.11.08. 14:49

조회 7,929

1인가구 전월세 안심계약 도움서비스를 지원하는 류상규 주거안심매니저 Ⓒ조수연
1인가구 전월세 안심계약 도움서비스를 지원하는 류상규 주거안심매니저 Ⓒ조수연

수많은 청년들이 저마다 ‘꿈’을 안고 올라오는 서울. 그러나 서울에서 방 한 칸 구하기가 어렵다. 부모와 함께 올라와 자취방을 알아보지만, 부모 역시 세세한 부동산 계약은 잘 알지 못한다. SNS나 인터넷에 부동산 관련 ‘팁’이 많이 있지만, 막상 계약할 때는 기억이 사라진다.

서울시에서는 자취를 시작하는 사회초년생, 그리고 부동산 정보에 취약한 어르신 등 부동산 계약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지난 7월부터 ‘1인가구 전월세 안심계약 도움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5개 자치구(중구, 성북구, 서대문구, 관악구, 송파구)에서 시작했지만, 1인가구들의 성원에 힘입어 14개 자치구(성동구, 중랑구, 강북구, 도봉구, 노원구, 강서구, 영등포구, 서초구, 강동구)까지 확대됐다. ☞ [관련 기사] 집 보러 혼자 가지 마세요! 전월세 안심계약 도움 확대

1인가구 전월세 안심계약 도움서비스를 통해 지역 여건에 밝은 주거안심매니저(공인중개사)가 전월세 계약 상담과 주거지 탐색지원, 집보기 동행, 정책 안내와 같은 서비스를 지원하며, 전월세 계약 과정에서 이중계약, 깡통전세 등의 부당한 일을 겪지 않도록 상담해 준다. 서울시 1인가구 포털에서 연령 상관없이 1인가구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이용료는 무료다. 1인가구가 다수 거주하고 있는 관악구에서 주거안심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류상규 공인중개사를 직접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서울시에서는 사회초년생, 어르신 등을 위해 ‘1인가구 전월세 안심계약 도움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사회초년생, 어르신 등을 위해 ‘1인가구 전월세 안심계약 도움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Q. 어떻게 해서 1인가구 전월세 안심계약을 돕는 주거안심매니저로 활동하게 되었나요?

A. 관악구청에서 공인중개사 중에서 지역 사정에 정통하고 부동산 전문 지식이 풍부한 중개사를 위촉해서  매주 1회 구민을 위한 상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었는데요, 처음엔 거기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임대차보호법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었죠. 그러다 서울시에서 '1인가구 전월세 안심계약 도움서비스'를 시행한다고 해서, 그 간의 노하우를 살려 전월세 계약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1인가구 전월세 안심계약 도움서비스를 이용하는 청년들은 주로 어떤 내용을 상담하던가요?

A. 정말 많습니다. 계약부터 임대인과 다툼까지 사례가 다양한데요. 사회초년생들이 들어와서 집을 얻는데, 어떻게 하면 등기사항증명서를 볼 수 있고, 어떻게 하면 사기를 당하지 않는지, 건축물관리대장과 같은 서류 보는 법을 알려달라는 상담도 많습니다. 

어제는 이런 상담을 받았습니다. 임대인하고 다툼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돈도 돈이지만 임대인의 성품도 좀 보라고 하는 편입니다. 사회초년생이라서 ‘모를 것이다’고 생각해서 불리한 계약서를 작성하게 유도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류상규 주거안심매니저는 부동산학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가다. Ⓒ조수연
류상규 주거안심매니저는 부동산학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가다. Ⓒ조수연

Q. 집 보기 동행도 해준다고 들었습니다. 집을 보러 갔을 때는 어떤 것을 봐야 할까요?

A. 지금은 날씨가 쌀쌀해져서 보일러를 확인하겠지만, 여름에는 보일러 확인을 잘 안 하거든요. 그렇게 계약하고 나서 겨울에 보일러가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여기서 임대인하고 다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보일러도 확인하게 되어 있는데, 사용 날짜를 적게 되어 있습니다. 사용 날짜가 없으면 제조 날짜라도 적어 놓는 것을 추천합니다. 

두 번째는 싱크대 밑을 봐야 하는데, 물이 흘러서 다 썩거나, 막혀서 물이 내려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다툼이 많은 부분으로 문에 있는 실리콘이 오래돼 누수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서 꼼꼼히 점검하는 편이 좋죠.

Q. 최근 관악구 일대는 폭우로 인해 침수가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이때는 누가 집을 보수해야 하나요?

A. 천재지변으로 해서 일어난 것은 기본적으로는 임대인이 해줘야 합니다. 천재지변의 경우는 물건, 즉 집 자체가 잘못된 경우라서 도배나 장판 교체 등 임대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는 민법 제623조(임대인의 의무)에 나와 있습니다.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인데요, 임대인은 수익에 필요한 상태, 즉 집을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신축 원룸은 확인할 부분이 적지만, 노후된 집일수록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전한다. Ⓒ조수연
신축 원룸은 확인할 부분이 적지만, 노후된 집일수록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전한다. Ⓒ조수연

Q. 청년들에겐 관련 서류 보는 일도 어려운데요, 어떤 서류를 꼭 확인해야 할까요?

A. 먼저 등기사항증명서를 확인해서 진정한 소유자를 밝혀내야 합니다. 소유자 확인인데요. 등기사항증명서와 주민등록증을 대조해야 합니다. 판례에서는 집문서라고 말하는 등기권리증을 우선시하기에, 진정한 소유자를 확인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등기사항증명서의 내용을 봐야 하는데, 표제부, 갑구, 을구로 나뉩니다. 표제부는 건물, 갑구는 소유권에 대한 권리사항인데요, 매매를 언제 했는지, 압류와 가압류, 가등기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을구는 채권 최고액이 얼마, 무슨 은행인지까지 나오는데요, 즉 해당 건물이 누구에게 잡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등기가 너무 복잡하면 계약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Q. 집을 구하는 1인가구 청년들에게 한 말씀 조언을 해준다면요?

A. 여러 명이 사는 다가구주택에서 보증금 합계를 알려주지 않으면 피하세요. 보증금을 떼일 우려가 있습니다. 그리고 서두르지 마라, 여유를 가지고 발품을 팔라고 말하고 싶네요. 여러 집을 보고 천천히 결정해야 합니다. 서두르게 되면 탈이 납니다.
1인가구 전월세 안심계약 4대 도움서비스 Ⓒ서울시
1인가구 전월세 안심계약 4대 도움서비스 Ⓒ서울시

류상규 주거안심매니저는 그 외에도 다양한 사례를 전하면서 반드시 계약을 꼼꼼하게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혼자 사는 청년들에게 전월세 계약은 낯설고 어렵기만 하다. 이럴 때 류상규 주거안심매니저 같은 전문가에게 상담 받거나 동행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니 안심이 된다. 서울 청년들에게 든든한 '키다리 아저씨'가 생긴 것만 같다.

주거안심매니저와의 1:1 대면, 전화 상담, 집보기 동행 등은 사전신청 및 예약에 따라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주 2회, 13시 30분부터 17시 30분 사이에 진행된다. 정기운영 시간(월·목요일) 외에도 집보기 동행 등을 요청할 경우, 주거안심매니저와 일정을 협의해서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도 있다. 신청은 서울시 1인가구 포털에서 가능하다.

1인가구 전월세 안심계약 도움서비스

○ 운영기간: 2022.7.4.(월)~12.29.(목)
○ 운영일시: 매주 월·목요일 13:30~17:30 (주 2회)
○ 지원대상: 서울시 거주 또는 거주 예정인 1인 가구
○ 지원내용: 전월세 계약 상담, 주거지 탐색 지원, 집 보기 동행, 주거 정책 안내
○ 이용료: 무료
○ 신청방법: 서울시 1인가구 포털에서 신청
※ 2022년 신청 가능 지역: 14개 자치구(중구, 성북구, 서대문구, 관악구, 송파구, 성동구, 중랑구, 강북구, 도봉구, 노원구, 강서구, 영등포구, 서초구, 강동구)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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