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이 행복해지는 고기는 요기! 마장축산물시장
서울사랑
발행일 2022.09.29. 16:30
세계적 육류 단일 최대 시장
마장축산물시장은 1922년 숭인동에 개장한 가축 시장으로 시작했다. 당시 경성(서울)은 고기 소비가 늘고 있었고, 도시 곳곳에 위치한 소규모 도축장을 대체할 넓은 장소가 필요했다. 서울 도심에 있던 도축장이 이전해 숭인동으로 집결했고, 이후 1958년 청계천 변에 8000평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로 개장한다.
서울은 고기를 엄청나게 먹어치우는 거대 도시로 성장했다. 고기에 대한 갈망은 서울시민의 삶을 상징했다. 불고기, 갈비, 삼겹살로 이어지는 고기의 유행은 대한민국 발전사와 궤를 같이한다. 이런 고기를 잡고 공급하는 곳이 마장동이었다. 마장동은 특이하게도 시장 상인 대부분 조합에 가입해 있다. 조합은 영세한 상인을 보호하고 서로 돕는 선순환 역할을 한다. 서울시에서도 상인들이 조합을 만드는 것을 여러 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1974년 마장동에서 가축 시장이 사라지고, 도축장도 1988년에 이전했어요. 이제는 발골·정형해서 상품화하고 판매하는 도소매 시장만 남아 있는 거죠. 자연스러운 역사의 흐름입니다.” 상인들을 대변하는 마장축산물시장진흥조합 박재홍 이사장의 말이다.
고기 좀 먹는다면 마장동으로
마장축산물시장은 동서남북에서 진입할 수 있다. 시장 내부는 지붕을 씌워 현대화되어 있고, 아주 많은 도소매점이 나열해 있다. 아침에 이곳을 지나가면 엄청난 활력을 느낄 수 있다. 물건을 꺼내고 넣는 각종 차량(오토바이도 아주 많다)의 소음, 막 가게를 열거나 손님을 맞이하는 주인의 분주한 움직임 등이 이곳이 1000만을 넘어 2000만 수도권 사람들의 육류 공급 기지임을 대변한다.
2013년 불과 스물넷의 나이로 이곳에 입성해 이제는 어엿한 사장(하늘축산)이 된 홍석태(33) 씨는 바로 이 골목의 주인이다.
“제가 광주 출신이에요. 아버지가 큰물에 가서 일하라고 해서 올라왔죠. 이 동네는 대개 도소매를 같이 하는데, 가게는 작아 보여도 처리하는 물량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판매원으로 시작했어요. 고객을 잘 대하고 단골 관리도 잘하니 사장님이 예뻐해주셨죠. 그러다 고기 다루는 걸 배워 직접 정형을 합니다. 사장님이 가르쳐주시고 배려해주셨죠. 지금도 스승님으로 모시고 있어요.”
고기는 칼질 한 번으로 질과 상품의 가치가 달라진다. 어떻게 자르고 어떻게 써느냐에 따라 ‘돈’이 왔다 갔다 한다. 그래서 아무에게나 칼을 맡기지 않는다. 손질하고 남은 자투리 고기에서 살점 발라내는 일로 시작해서 점차 간단한 정육 일을 하게 된다. 홍 사장도 그런 과정을 거쳐 이제는 기술자 겸 사장이 됐다. 6명의 젊은 직원이 이곳에서 일한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하늘축산을 비롯해 모든 가게가 엄청나게 바빴다. 이제 마장축산물시장은 온라인 판매도 많이 한다. 하늘축산을 포털 쇼핑몰에서 찾아보니 리뷰도 많다. 인기 업체라는 얘기다.
“요즘 소비자는 온라인으로도 많이 구매합니다. 구색을 잘 갖추고, 품질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죠. 온라인으로는 선물용 주문이 많아요. 그만큼 소비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고기, 갈비, 삼겹살로 이어지는 고기의 유행은 대한민국 발전사와 궤를 같이한다.
이런 고기를 잡고 공급하는 곳이 마장동이었다.
한우에 진심인 축산물 전문 시장
“요즘은 새우살이니 살치살이니 해서 부위별로 아주 세분화하는 게 유행입니다. 그만큼 소비자의 입맛이 다양해졌다는 얘기죠. 마장축산물시장도 거기에 맞춰서 팔고 있어요.”
홍 사장의 말처럼 요즘은 한우 등급이 더욱 세분화되었다. 과거 투플러스(++)를 다시 숫자로 분류한다. 최대 9까지 붙는다. 근내지방도(마블링)가 최고로 높다는 뜻이다. 이런 고기는 확실히 살살 녹는다. 하지만 등급이 좀 낮다고 맛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색다른 맛이 있다. 씹는 맛이 좋을 수 있다.
노장과 신세대 일꾼들이 다 같이 모여 일하는 마장축산물시장의 활력을 하늘축산이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단골 환영 #마장동먹자골목 서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육류 단일 시장으로는 큰 규모를 자랑하는 마장축산물시장 북문 입구에는 40년 역사의 먹자골목이 형성되어 있다. 축산물시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만큼 물류 비용이 들지 않고 신선함을 보장하기에 가성비 또한 여느 식육 식당보다 좋다. 전봇대집, 대구집, 충청도집, 한우일번지 등 취향에 맞는 매장에서 다양한 부위의 고기와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위치 성동구 살곶이길 40 마장축산물시장 북문 앞
상차림 식당 #고기익는마을
마장축산물시장에서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품질 좋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구입했다면 멀리 가지 말고 시장 내 상차림 식당을 이용해보자.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이나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처럼 소비자가 직접 주재료를 구입한 뒤 숯불이나 불판,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기본반찬을 제공한다. 그중 마장축산물시장상점가 진흥사업협동조합이 운영하고 행정안전부, 서울시, 성동구가 인증한 마을기업인 이곳은 위생은 물론 단체 손님용 공간까지 갖추어 더욱 믿음이 간다. 상차림 메뉴는 성인 6000원, 어린이(5~10세) 3000원이며, 식사·음료·주류도 있다.
위치 성동구 고산자로24길 11-1 마장축산물시장 서문 3층
문의 02-2292-8999
고기 말고 해산물 #마장동꽃게거리 그동안 ‘마장동’ 하면 고기만 떠올렸다면, 꽃게를 비롯한 해물 요리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자. 마장동먹자골목에서 청계천을 따라 500m 정도 가볍게 산책하다 보면 마장동꽃게거리가 나오는데, 가게마다 서해안 일대에서 직배송한 신선한 꽃게가 수조를 채우고 있다. 얼큰하고 시원한 탕과 찜이 주메뉴. 한 블록 안에 목포, 군산, 서산, 연평도 등 지역명을 내세운 해산물 식당이 이웃해 모여 있다. 위치 성동구 마장로 331(목포 산꽃게 아구찜·탕)
글 박찬일 취재 김시웅 사진 정지원
출처 서울사랑 (☞ 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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