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로 떠나는 여행, '백남준기념관'으로부터 시작!

시민기자 이정규

발행일 2022.09.23. 13:20

수정일 2022.09.23. 17:52

조회 2,327

‘브라운관이 캔버스를 대체할 것이다’라는 백남준의 말은 현실이 되었다. 광화문 광장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는 미디어 아트 속에서 우리는 예술가 백남준의 천재성과 선견지명을 느낄 수 있다.

종로구 창신동에 위치한 ‘백남준기념관’비디오 아트의 창시자이자 세계적인 예술가 백남준(1932~2006)의 삶과 예술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한 공간이다. 기념관은 백남준이 1937년부터 1950년까지 성장기를 보낸 옛 집터에 있던 오래된 한옥 한 채를 매입, 리모델링 과정을 거친 후 2017년 3월에 개관했으며, 서울시립미술관이 조성과 운영을 맡고 있다.

백남준기념관은 백남준의 작품을 전시하고 감상하는 공간이 아니라 백남준의 생애를 따라가 보며 그의 말과 글, 사유를 통해 작가가 추구했던 예술의 뿌리를 탐구하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기념관 곳곳에는 백남준의 단상과 철학을 토대로 한 조형물이 설치돼 작가에 대한 경의를 표하고 있다. 말하자면, 백남준기념관은 예술가 백남준에 대한 평전이자 해설서인 셈이다.
종로구 창신동에 있는 백남준기념관 모습. 2015년에 창신숭인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백남준기념관 조성사업을 거쳐 2017년에 개관했다 ⓒ이정규
종로구 창신동에 있는 백남준기념관 모습. 2015년에 창신숭인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백남준기념관 조성사업을 거쳐 2017년에 개관했다 ⓒ이정규
백남준기념관은 입구부터 범상치 않다. 사각의 아치모양으로 부착된 9개의 모니터로 영상의 문을 만들어 백남준의 세계로 들어가는 여정을 상징한다. (김상돈 작가 작품) ⓒ이정규
백남준기념관은 입구부터 범상치 않다. 사각의 아치모양으로 부착된 9개의 모니터로 영상의 문을 만들어 백남준의 세계로 들어가는 여정을 상징한다. ⓒ이정규

기념관의 공간 구성은 크게 ▴전시장 ▴중정 ▴백남준 카페로 구성된다. 전시물 중에 ‘백남준 버츄얼뮤지엄’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관람객이 아날로그 TV 앞에 앉아 로터리 채널 다이얼을 돌려가며 메뉴를 선택해 백남준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아날로그 TV를 활용해 예술가 백남준을 표현한 전시방법이 매우 흥미로웠다.

백남준기념관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기념하여, 차세대 미디어 아티스트 5인의 오마주 작품을 전시하는 ‘백남준을 기억하는 방법’전이 개최되고 있다. 백남준의 유명한 작품인 ‘TV 물고기’, ‘굿모닝 미스터 오웰’ 등을 개성 있게 오마주한 영상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해당 전시는 10월 30일까지 이어진다.

평전과 해설서를 읽었다면 이제 실제 작품을 만나보자.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1층 로비에는 백남준의 ‘서울랩소디’(2002)가 영구 설치되어 있다. 총 280개의 모니터로 구성된 작품이며 서울의 역동성을 담은 영상 서사시라 불린다.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사전프로그램 ‘정거장’전백남준의 작품 ‘시장’(2000)이 전시 중이다. TV 모니터로 만든 한옥 모양의 구조물에 한복, 가마, 부채, 파라솔 등의 오브제를 더한 작품으로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표현하고자 한다.
중정에서 바라본 백남준기념관의 내부 모습 ⓒ이정규
중정에서 바라본 백남준기념관의 내부 모습 ⓒ이정규
중정에 설치된 조형물 중 하나인 ‘수-월’의 모습. 놋대야에 담긴 물에 햇빛이 반사되어 대청마루 천장에 어른거리는 것을 바라보았던 백남준의 어린 시절 추억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김상돈 작가 ⓒ이정규
중정에 설치된 조형물 중 하나인 ‘수-월’의 모습. 놋대야에 담긴 물에 햇빛이 반사되어 대청마루 천장에 어른거리는 것을 바라보았던 백남준의 어린 시절 추억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이정규
중정에 설치된 또 다른 조형물인 ‘웨이브’의 모습. 백남준의 대표작 중 하나인 ‘다다익선’에 대한 오마주이자 그의 빛의 세계에 경의를 표하는 작품이다. 김상돈 작가 ⓒ이정규
중정에 설치된 또 다른 조형물인 ‘웨이브’의 모습. 백남준의 대표작 중 하나인 ‘다다익선’에 대한 오마주이자 그의 빛의 세계에 경의를 표하는 작품이다. ⓒ이정규
백남준의 어린 시절의 기억, 그가 읽었던 책, 들었던 음악, 드로잉과 메모 등을 통해 작가의 예술세계의 원천을 탐구하는 ‘백남준 이야기 - 내일, 세상은 아름다울 것이다’의 전시모습 ⓒ이정규
백남준의 어린 시절의 기억, 그가 읽었던 책, 들었던 음악, 드로잉과 메모 등을 통해 작가의 예술세계의 원천을 탐구하는 ‘백남준 이야기 - 내일, 세상은 아름다울 것이다’의 전시 모습 ⓒ이정규
뉴욕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백남준의 작품 ‘TV 부처’를 오마주한 ‘테크노 부처’(김상돈 작가)의 모습. ‘TV 부처’에서 부처는 카메라로 촬영되는 자신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상영되는 TV 화면을 바라본다 ⓒ이정규
뉴욕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백남준의 작품 ‘TV 부처’를 오마주한 ‘테크노 부처’의 모습. ‘TV 부처’에서 부처는 카메라로 촬영되는 자신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상영되는 TV 화면을 바라본다 ⓒ이정규
‘백남준의 거의 모든 것 - 백남준 버츄얼뮤지엄’의 모습. 백남준의 연혁, 전시 경력, 작품, 어록 등 백남준의 예술과 생애에 관한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관람객이 아날로그 TV 앞에 앉아 로터리 채널 다이얼을 돌려가며 자료를 열람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레벨나인 작가 ⓒ이정규
‘백남준의 거의 모든 것 - 백남준 버츄얼뮤지엄’의 모습. 백남준의 연혁, 전시 경력, 작품, 어록 등 백남준의 예술과 생애에 관한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관람객이 아날로그 TV 앞에 앉아 로터리 채널 다이얼을 돌려가며 자료를 열람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이정규
백남준의 ‘태내기 자서전’과 유치원 친구 이경희 여사의 회고록 일부를 미디어 극장처럼 연출한 설치물인 ‘백남준의 책상’. 레벨나인 작가 ⓒ이정규
백남준의 ‘태내기 자서전’과 유치원 친구 이경희 여사의 회고록 일부를 미디어 극장처럼 연출한 설치물인 ‘백남준의 책상’ ⓒ이정규
뉴욕 소호의 백남준 작업실을 사진과 설치물을 결합하여 재현한 모습. 이은주 사진작가 ⓒ이정규
뉴욕 소호의 백남준 작업실을 사진과 설치물을 결합하여 재현한 모습. ⓒ이정규
백남준의 작품 ‘자화상’처럼 빈 TV 수상기 안에 지구본, 피아노 미니어처 등을 채워 넣은 후 벽 건너편의 카페 모습이 변형되어 보이게끔 한 ‘TV 경-자화상’. 김상돈 작가 ⓒ이정규
백남준의 작품 ‘자화상’처럼 빈 TV 수상기 안에 지구본, 피아노 미니어처 등을 채워 넣은 후 벽 건너편의 카페 모습이 변형되어 보이게끔 한 ‘TV 경-자화상’ ⓒ이정규
백남준기념관에는 창신숭인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백남준 카페’가 있으며, 백남준 관련 도서가 비치되어 있다 ⓒ이정규
백남준기념관에는 창신숭인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백남준 카페’가 있으며, 백남준 관련 도서가 비치되어 있다 ⓒ이정규
2016년 7월 백남준기념관 조성사업의 출범을 알리는 발대식에서 창조와 파괴를 하나로 보았던 작가의 뜻을 기려 피아노를 부수는 축하 퍼포먼스를 가졌다. 당시 부서진 피아노의 잔해를 재생한 작품인 ‘피아노 테이블’이 백남준 카페의 한쪽에 설치되어 있다. 김상돈 작가 ⓒ이정규
2016년 7월 백남준기념관 조성사업의 출범을 알리는 발대식에서 창조와 파괴를 하나로 보았던 작가의 뜻을 기려 피아노를 부수는 축하 퍼포먼스를 가졌다. 당시 부서진 피아노의 잔해를 재생한 작품인 ‘피아노 테이블’이 백남준 카페의 한쪽에 설치되어 있다. ⓒ이정규
DDP 살림터 1층 D-숲 앞 투명 OLED 미디어월에서는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기념하여 ‘백남준을 기억하는 방법’전이 개최되고 있다. 사진은 백남준의 ‘실제 물고기/생방송 물고기(Real Fish / Live Fish)’ 작품을 오마주한 작품인 ‘가상 물고기’ ⓒ이정규
DDP 살림터 1층 D-숲 앞 투명 OLED 미디어월에서는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기념하여 ‘백남준을 기억하는 방법’전이 개최되고 있다. 사진은 백남준의 ‘실제 물고기/생방송 물고기(Real Fish / Live Fish)’ 작품을 오마주한 작품인 ‘가상 물고기’ ⓒ이정규
백남준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통해 보여준 생방송 쇼인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새로운 시각으로 오마주한 ‘헬로 미스터 오웰’. 장서원 작가 ⓒ이정규
백남준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통해 보여준 생방송 쇼인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새로운 시각으로 오마주한 ‘헬로 미스터 오웰’ ⓒ이정규
백남준의 ‘서울랩소디’(2002)가 영구 설치되어 있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의 모습 ⓒ이정규
백남준의 ‘서울랩소디’(2002)가 영구 설치되어 있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의 모습 ⓒ이정규
1층 로비에 설치되어 있는 ‘서울랩소디’는 총 280개의 모니터로 구성된 작품이며 서울의 역동성을 담은 영상 서사시라 불린다. 작품 보호를 위해 13시~16시까지만 가동된다 ⓒ이정규
1층 로비에 설치되어 있는 ‘서울랩소디’는 총 280개의 모니터로 구성된 작품이며 서울의 역동성을 담은 영상 서사시라 불린다. 작품 보호를 위해 13시~16시까지만 가동된다 ⓒ이정규
‘서울랩소디’에서는 ‘굿모닝 미스터 오웰’, ‘체이스 5’ 등 작가의 다양한 영상이 상영된다 ⓒ이정규
‘서울랩소디’에서는 ‘굿모닝 미스터 오웰’, ‘체이스 5’ 등 작가의 다양한 영상이 상영된다 ⓒ이정규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사전프로그램 ‘정거장’전에 백남준의 작품 ‘시장’이 전시 중이다. ‘정거장’전은 2023년 1월 29일까지 개최된다 ⓒ이정규
남서울미술관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사전프로그램 ‘정거장’전에 백남준의 작품 ‘시장’이 전시 중이다. ‘정거장’전은 2023년 1월 29일까지 개최된다 ⓒ이정규
백남준의 작품 ‘시장’(2000)은 TV 모니터로 만든 한옥 모양의 구조물에 한복, 가마, 부채, 파라솔 등의 오브제를 더한 작품으로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표현하고자 한다 ⓒ이정규
백남준의 작품 ‘시장’(2000)은 TV 모니터로 만든 한옥 모양의 구조물에 한복, 가마, 부채, 파라솔 등의 오브제를 더한 작품으로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표현하고자 한다 ⓒ이정규
백남준은 1950년에 한국을 떠나 독일, 미국, 일본을 기반으로 활동했지만, 자신의 사상이나 예술의 바탕은 한국을 떠나기 전에 한국에서 모두 흡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규
백남준은 1950년에 한국을 떠나 독일, 미국, 일본을 기반으로 활동했지만, 자신의 사상이나 예술의 바탕은 한국을 떠나기 전에 한국에서 모두 흡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규

백남준기념관

○ 관람시간 : 10:00 ~ 19:00 (관람 종료 30분전까지 입장)
○ 휴관 : 매주 월요일, 1월 1일
○ 관람료 : 무료
홈페이지

시민기자 이정규

서울의 다양하고 멋진 모습을 사진에 담아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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