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각정에서 둥근 달 보며 정월 대보름 소원 빌어요

시민기자 김수정

발행일 2022.02.14. 10:40

수정일 2022.02.14. 16:59

조회 404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보며 희망찬 한 해를 기원했다면 이번에는 둥근 달을 보며 소원을 빌어 볼까. 한 해의 첫 보름달이 뜨는 정월 대보름, 올해는 2월 15일이다. 일출 명소는 일몰 명소이기도 하다. 광진구 아차산 해맞이공원에서 지는 해와 둥그렇게 뜬 달을 감상할 수 있다. 
아차산 등산로는 서울둘레길 2코스이기도 하여 이정표를 보며 찾아가기 쉽다. ⓒ김수정
아차산 등산로는 서울둘레길 2코스이기도 하여 이정표를 보며 찾아가기 쉽다. ⓒ김수정

아차산은 광진구와 경기도 구리시에 걸쳐 있는 3백 미터 남짓 되는 야트막한 산이다. 40분 정도의 등산로를 오르면 한강과 서울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이 일품이다. 높지 않을 뿐 아니라 산세도 험하지 않아 인근 시민들이 가벼운 산행을 위해 자주 찾는 곳으로, 등산로도 여러 곳이다. 

그중 아차산 어울림광장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로 오르기 위해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 1번 출구로 나와 광장초등학교를 끼고 올라갔다. 서울둘레길 2코스에 해당하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중간중간 이정표가 있어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었다.
산행의 시작과 끝에 휴식할 수 있도록 조성된 어울림광장 ⓒ김수정
산행의 시작과 끝에 휴식할 수 있도록 조성된 어울림광장 ⓒ김수정

아차산 어울림광장은 기존의 만남의 광장과 주차장을 합하여 지난해 새롭게 조성된 공간이다. 숲속 쉼터, 전망대, 야외무대, 잔디 광장 등이 있어 산행의 시작과 끝에 편안히 휴식할 수 있다. 함께 조성된 '아차산 동행숲길'은 노약자는 물론 휠체어 및 유모차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무장애 숲길로, 산림욕을 즐기며 산책할 수 있는 곳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겨울 비대면 안심관광지 25선에 서울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되기도 하였다.
산림욕을 즐기며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아차산 동행숲길' ⓒ김수정
산림욕을 즐기며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아차산 동행숲길' ⓒ김수정

등산로 입구에는 아차산 동행숲길의 데크 길과 아차산 정상으로 가는 계단이 나란히 있는데, 아이들은 고민도 없이 바로 평평한 데크 길로 들어섰다.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는 의자도 많고 기분 좋은 문구의 캘리그래피 토퍼들이 꽂혀 있다. 지그재그로 올라가다가 어느 순간 아이들이 가로질러 갈 수 있는 계단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편안한 길보다는 빠른 길이 낫겠다 싶은가 보다.  
삼국 시대의 유적 아차산성 ⓒ김수정
삼국 시대의 유적 아차산성 ⓒ김수정

열심히 오르다 보니 돌로 쌓아 올린 성벽이 보인다. 아차산성이다. 본래는 백제가 수도 한성을 방어하기 위해 쌓았으나 이후에는 고구려와 신라가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현재 남아 있는 성벽과 시설물들은 7세기 이후 신라가 축조한 것이다. 아차산성은 한강 유역을 둘러싼 삼국의 각축을 보여 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소원을 담고 있는 돌탑들 ⓒ김수정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소원을 담고 있는 돌탑들 ⓒ김수정

아차산성 성벽이 보이면 제법 윗쪽으로 올라왔다는 의미다. 해는 점점 내려앉고 있고, 서울 시내가 내려다보이기 시작한다. 넓적한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해맞이공원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바위 주변으로는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소원들만큼 많은 돌탑들이 쌓여 있다.
일출·일몰 명소인 해맞이공원 전망대에는 무료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김수정
일출·일몰 명소인 해맞이공원 전망대에는 무료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김수정

멋진 경관에 감탄하며 걷다 보니 금방 목적지인 해맞이공원에 다다랐다. 주홍빛으로 물든 하늘 아래 우뚝 솟은 롯데타워와 한강이 내려다보인다. 높지 않은 산인 데다가 정상까지 오른 것도 아닌데 황홀한 장관이 펼쳐져 있다. 일몰 사진을 찍기 위해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있는 분들도 여럿 있고, 전망대에는 무료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신난 아이들이 망원경으로 멀리 있는 건물 하나하나 살펴보며 광고판의 광고까지 들여다본다. 
고구려의 군사 보루였던 곳에 세워진 '고구려정' ⓒ김수정
고구려의 군사 보루였던 곳에 세워진 '고구려정' ⓒ김수정

멋진 장관 앞에서 한참을 머무르다가 하산하기로 했다. 아차산 등산로는 여러 갈래이기에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 때 얼핏 보았던 고구려정이 있는 길을 택했다. 고구려정은 고구려의 군사 보루가 있었던 곳으로, 이곳에 1984년 설치했던 콘크리트 팔각정이 노후화로 철거된 후 2009년에 고구려 건축양식을 재현한 목조 팔각정, 고구려정이 세워졌다. 

고구려정의 기둥은 가운데 부분이 불룩한 고구려 전통 양식인 배흘림식이며, 3백 년 이상 뒤틀리거나 변하지 않는다는 금강송이다. 기와는 고구려 궁궐인 평양 안학궁터와 아차산 홍련봉 보루에서 출토된 기와의 붉은 색상과 문양을, 단청 문양은 고구려 고분벽화의 문양을 참고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고구려정에서 바라본 일몰. 이곳에서 보름달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김수정
고구려정에서 바라본 일몰. 이곳에서 보름달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김수정

고구려정이 세워진 터는 아차산에서 가장 기가 왕성한 곳으로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한다. 정월대보름, 이곳에서 둥근 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면 더욱 확실하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시민기자 김수정

가볍게 여행 온 듯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과 즐걸거리 등을 찾아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