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구의 재발견! 어린이대공원이 숨은 역사 명소라고?

발행일 2021.03.09. 10:43

수정일 2021.03.09. 15:57

역사가 살아숨쉬는 광진구의 숨은 문화재와 기념물을 찾아서!

광진구에 오랫동안 거주하면서 우리 구에는 어떤 문화재와 기념물들이 있을까 궁금해졌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능동에 있는 어린이대공원이다. 정문은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후문은 5호선 아차산역 바로 앞에 있어 대중교통으로 누구나 편하게 들릴 수 있다. 서울 시민들에게 어린이대공원은 넓은 공원과 놀이동산, 아이들을 위한 동물원 등을 볼 수 있는 인기 명소지만, 산책로 곳곳에는 우리가 미쳐 몰랐던 문화재와 기념물들이 숨어있다.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순명비 유강원 석물 ⓒ김유진

정문을 지나 걷다 보면 ‘순명비 유강원 석물’을 볼 수 있다. 순명비 유강원 석물은 대한제국 제2대 황제 순종의 황후인 순명효황후 민씨의 능인 유강원에 있던 것들이다. 옛 유강원 터인 지금의 어린이대공원에는 말, 양, 호랑이 모양의 동물 석물들과 장명등(묘역에 불을 밝혀 사악한 기운을 쫓는 등)의 하대석, 상석 등을 볼 수 있다. 조각 하나하나에 깃든 섬세한 묘사가 공원 주변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 같다.

순명비 유강원 석물에 대한 설명 ⓒ김유진

얼마 전 삼일절을 기념해 들른 곳이 있다. 어린이대공원 방문자센터 뒤편에 있는 ‘유관순 열사상’이다. 순명비 유강원 석물에서 10분 정도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면 계단이 보이는데, 그 위에 유관순 열사상이 있다. 3.1독립만세운동으로 체포되어 옥중에서 순국한 고인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유관순 열사상 ⓒ김유진

유관순 열사상을 지나 5분 정도 산책로를 오르면 ‘소파 방정환 선생상’이 있다. 그는 최초로 ‘어린이’라는 단어를 만들고 1923년 5월1일 첫 ‘어린이날’을 제정한 인물이다. 어릴 적 어린이날을 맞이해 선물을 받고 어린이 축제에 놀러 다닐 수 있었던 것도 다 방정환 선생 덕분이다. 어린이는 보호받아야 되는 존재임을 우리나라에 가르쳐준 어린이운동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독립운동가로도 활약했다는 사실!

소파 방정환 선생상 ⓒ김유진

어린이대공원 후문 쪽으로 나오면 ‘을지문덕장군상’을 만난다. 고구려 영양왕 시절의 장군으로 612년 수나라 양제가 113만여 명의 대군을 거느리고 고구려를 침략했을 때 살수에서 크게 무찌르는 공을 세웠다는 이야기는 익히 알려져 있다.

을지문덕장군상 ⓒ김유진

건국대학교 안에도 문화재가 있다. ‘도정궁 경원당’이라는 가옥인데 서울시 민속문화재 제9호로, 조선 철종 때 제주도에 유배되었다가 사사된 도정 이하전의 봉제사를 지내던 가옥이다. 원래는 많은 부속건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현재는 사랑채에 해당하는 건물만 남아 있다. 이 건물은 1979년에 사직동에서 건국대학교로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

건국대학교 안에 있는 도정궁 경원당 ⓒ광진구청

어린이대공원 근처에 위치한 세종대학교 박물관에는 조선시대의 궁중의상과 목공예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번 방문에선 코로나19와 내부공사로 휴관해 들어가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이 외에도 광진구 광장동에는 삼국시대 방어요새였던 ‘아차산성’과 ‘상부암석불입상’이라는 유형문화재가 있으며, 구의동에는 귀중한 역사 자료인 ‘아차산일대보루군’이 있다. 또한 ‘아차산역사문화홍보관’에 가면 삼국시대의 역사를 생생하게 살피고 배울 수 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광진구에 살면서도 주변을 잘 둘러보지 않게 된다. 하지만 곳곳에 숨은 역사 명소와 아름다운 문화재가 많으니 어린이대공원을 비롯해 주변을 지나간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 광진구 숨은 명소 찾기

○ 어린이대공원 현충시설
○ 광진구 역사문화 탐방
○ 문의: 광진구청 문화체육과 02-450-75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