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야, 미술관이야? 홍제천 따라 예술 여행

시민기자 박찬홍

발행일 2021.02.08. 14:30

수정일 2021.02.08. 16:09

조회 2,172

홍제천 산책로의 모습, 교각에 다양한 미술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홍제천 산책로의 모습, 교각에 다양한 미술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늦은 저녁 서대문구 홍제천을 찾았다. 서대문구에 있는 홍제천 연가교 근방에는 ‘홍제천 산책로 미술관’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어 늦은 시간이지만 조용히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에 작은 활력과 감성을 느끼게 하는 특별한 장소이다. 

겨울바람과 넘실거리는 소박한 억새, 아름다운 하천의 풍경 사이로 교각마다 설치된 다양한 미술 작품들이 어우러진다. 이곳이 왜 ‘홍제천 산책로 미술관’인지 금세 알 수 있다. 사방이 꽉 막힌 흔한 미술관이 아니다. 자연과 생활공간을 배경 삼아 다양한 미술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누구나 나만의 힐링과 여유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는 공간이다. 
교각에 전시된 이인성 화가의 작품'소녀' 등 한국 근현대 명화를 감상해볼 수 있다.
교각에 전시된 이인성 화가의 작품'소녀' 등 한국 근현대 명화를 감상해볼 수 있다. ⓒ박찬홍
1960년대 작품인 김기창 화가의 아악의 리듬, 홍제천의 물소리와 어울리는 작품이다.
1960년대 작품인 김기창 화가의 아악의 리듬, 홍제천의 물소리와 어울리는 작품이다. ⓒ박찬홍

홍제천 일대는 지난 2002년에 지구단위계획으로 결정되어 정비를 통해 환경친화적인 친수공간으로 말끔히 조성되었다. 도심 속 휴식과 힐링 공간으로 변모한 이후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였고, 다시 배력산과 안산의 그린라인을 홍제천과 연계해 보행자 우선도로 지정, 산책로, 인공폭포 등이 조성되었다. 2010년에는 홍제3교에서 사천교에 이르는 약 3km 구간 내부순환도로 교각에 빈센트 반 고흐 등의 동, 서양 예술작품 60여 점이 설치되어 ‘홍제천 산책로 미술관’으로 재탄생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작품마다 설명이 부착되어 있어 예술을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며칠전 내린 눈과 어우러진 조용한 홍제천 산책길
며칠전 내린 눈과 어우러진 조용한 홍제천 산책길 ⓒ박찬홍

찬 바람이 불어 더 몸을 움츠리게 되는 계절이지만 홍제천의 차분한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다양한 명화, 예술작품을 하나씩 찾아보다 보니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낸, 느리지만 여유가 담긴 나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열린 홍제천길과 홍제유연을 향해 걸어가는 길, 작은 터널도 하나의 작품 같다.
열린 홍제천길과 홍제유연을 향해 걸어가는 길, 작은 터널도 하나의 작품 같다. ⓒ박찬홍
돌다리가 홍제유연 작품 감상에 운치를 더한다.
돌다리가 홍제유연 작품 감상에 운치를 더한다. ⓒ박찬홍

산책길을 따라 홍제동 방향으로 걷다 보면 ‘열린 홍제천길’에 도착한다. 유진상가 아래 지하 산책로인 열린 홍제천길이 개방된 후, 서울시는 길이 250m 구간의 문화예술 전시장을 만들어 지난해 7월 공공미술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단순 환경정비 차원을 넘어선 새로운 시도였다. 50년간 땅 속에 숨겨졌던 유진상가 지하가 특별한 예술이 녹아든 공공미술 프로젝트 ‘홍제유연’으로 변신한 것이다. 
홍제유연은 독립영화, 영상 촬영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홍제유연에서 영상 작품 촬영중인 시민들의 모습 ⓒ박찬홍

홍제유연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에 물과 사람의 인연이 흘러 문화예술로 화합한다’라는 뜻이다. 유진상가와 상부 도로를 떠받치는 100여 개의 기둥이 가로지르는 지하터널 원형을 그대로 보존한 가운데 설치, 조명, 미디어아트, 사운드아트 등의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문화예술 작품을 설치했다. 

시민들은 산책을 하며 어둠, 울림, 잔잔한 물 위에 흔들리는 빛처럼 작가의 영감을 뒤흔든 작품 ‘미장센-홍제 연가’(진기종·사진), ‘흐르는 빛-빛의 서사’(뮌), ‘온기’(팀코워크), ‘숨길…’(윤형민), ‘두두룩터’(염상훈) 등을 만나게 된다.
홍제 마니차 작품에는 시민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소망이 담겼다.
홍제 마니차 작품에는 시민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소망이 담겼다. ⓒ박찬홍

‘홍제천 산책로 미술관’ 산책길을 출발해 홍제유연까지 걸리는 시간은 성인 걸음으로 대략 40분 정도가 걸렸다. 홍제천 수변의 자연친화적인 환경 속에서 명화들을 만나고, 홍제유연에서 몽환적이고 이색적인 공공 미술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마치 하나의 커다란 미술관을 여행하고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코로나19와 바쁜 일상으로 지칠 때 잠시 홍제천에서 여유와 힐링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홍제유연의 입구와 홍제천 난간의 아름다운 조명이 어우러진 풍경
홍제유연의 입구와 홍제천 난간의 아름다운 조명이 어우러진 풍경 ⓒ박찬홍

■ 서울시공공미술프로젝트 ‘홍제유연’

○ 위치 :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48-84 유진상가 지하공간 250m
○ 개방 : 매일 10:00 – 22:00
○ 교통 : 지하철 3호선 홍제역 1, 4번 출구
- 버스정류장 : 유진상가, 유진상가 다리앞, 인왕시장 떡집 앞 하차
○ 문의 : 02-2133-2710(문화본부 디자인정책과)

시민기자 박찬홍

서울에거주하는 네아이의 아빠입니다.^^ 서울온과 같은 건강하고 행복한기사를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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