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안 써질 때 쓰는 5가지 방법

강원국

발행일 2015.11.16 13:13

수정일 2015.11.2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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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먹ⓒ뉴시스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6) 쓰기 싫은 글에 대처하는 법

쓰다 보면 반드시 막힌다.
아예 처음부터 막히기도 한다.
막혔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가.
나는 글이 안 써질 때 몇 가지 방법을 쓴다.

첫 번째 방법은 오감을 자극하는 것이다.
글이 안 써질 때는 절대 붙들고 있지 않는다.
그런다고 써지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럼 무엇을 하나?
산책을 하거나, 누군가와 얘기를 하거나, 써야 할 글과 관련된 책이나 칼럼을 읽는다.
자극이 필요해서다.
무엇을 보거나 듣거나 말하거나 읽으면, 즉 오감을 자극해야 한다.
이런 자극을 받으면 머릿속 저 아래에 잠겨 있던 생각이 떠오르고 나 스스로 길을 찾는다.
그때 다시 쓰기 시작한다.

두 번째 방법은 시간과 공간을 달리 하는 것이다.
오전에 안 써지던 글이 오후에는 술술 써진다.
집에서는 꽉 막혀 안 써지던 글이 집 앞 카페에 가서 쓰면 뻥 뚫린다.
장소와 시간을 바꿔가며 돌파구를 모색해보라.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고, 궁하면 반드시 통한다.

세 번째 방법은 몰입이다.
몰입을 일으키려면 공포감이 필요하다.
사람은 위기감을 느끼거나 두려울 때 집중한다.
초인적인 능력을 끌어올린다.
공포감은 어떻게 불러오는가.
글을 못 썼을 때 내가 짊어져야 할 부담과 나쁜 상황을 떠올린다.
두려움이 밀려온다.
그런 생각을 하면 내게 글 쓸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다.
뇌에서는 세로토닌과 도파민이 나온다.
안정감을 주고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호르몬이다.
그때 집중해서 쓴다.

네 번째는 보상이다.
글쓰기는 힘든 작업이다.
어려운 일이다.
당연히 하기 싫다.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나는 동기부여 방법으로 보상을 한다.
<대통령의 글쓰기>를 쓸 때는 매일 낮에 막걸리를 한 통씩 마셨다.
오전에는 막걸리를 마실 수 있다는 기대로 글을 썼다.
오후에는 알딸딸한 느낌으로 썼다.
고된 일을 하는 농부들이 새참을 먹는 것과 같다.
술이 아니더라도 보상할 방법은 많다.
글 쓰고 나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 된다.
담배를 좋아하고 커피를 즐기는 사람은 그 좋아하는 것을 글 쓴 후로 잠시 미뤄두면 된다.
스탠포드 대학 심리학자 미셸 박사의 마시멜로 실험이야기를 알 것이다.
네 살배기 아이들에게 마시멜로 사탕을 하나씩 주면서 선생님이 돌아올 때까지 먹지 않고 있으면 두 개를 주겠다고 한다.
15년 후,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오래 참은 아이일수록 참지 못한 아이들보다 훨씬 우수했고, 대학입학 시험(SAT)에서 높은 성취도를 보였다.
글 쓰는 사람도 보상을 통해 ‘만족 지연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다섯 번째 방법은 꿈을 갖는 것이다.
1년 전과 지금 나는 글을 대하는 느낌과 자세가 달라졌다.
1년 전, 언젠가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다.
우리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 못한다고 한다.
즐거운 상상을 지속적으로 하면 뇌는 그것을 현실화시키는 쪽으로 움직인다.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사람의 뇌는 그것을 이루도록 돕는다.
글을 쓰고 싶어 하게 뇌를 작동시킨다.
굳이 작가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꿈과 글쓰기를 연관 지어 생각해보라.
그 순간부터 글쓰기가 설렘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