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땅`, `뽀빠이`를 아시나요?
발행일 2014.08.12. 11:09
[서울톡톡] 여름이 되면서 가족과 함께 청계천변을 평소보다 자주 즐겨 찾게 된다. 청계천을 자주 찾는 이유는 마치 시골 냇가에 온 것처럼 아기자기하고 잔잔한 풍경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물속까지 깊이 드리워진 수양버들, 바람의 간지럼에 따라 이리저리 춤을 추는 강아지풀, 무리지어 자유롭게 유영을 즐기는 잉어떼. 그렇게 청계천 물줄기를 따라 걷다보면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근사한 장소를 만나게 된다. 마장동에 있는 '청계천 판잣집'이 바로 그곳이다.
'광명상회'라는 낡은 철제 간판이 내걸린 구멍가게로 들어서니 천장에 조미료 '미원'과 주황색 라면봉지가 걸려 있었다. 그 뿐인가. 그 때 그 시절, '쫀드기', '뽀빠이', '자야' 등 추억의 주전부리들도 만날 수 있었다.
추억의 과자를 보니,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언니랑 오빠가 뽀빠이나 자야를 사들고 와서 부르곤 했던 노랫가락이 지금도 귀에 선하다.
뽀빠이를 알고부터 뽀빠이를 알고부터 라면땅을 알았습니다. 라면땅을 알고부터 라면땅을 알고부터 자야를 알았습니다~ 아~~ 난생처음 구경합니다. 뽀빠이, 라면땅, 자야~ |
70~80년대 경쟁이 참 치열했던 두 분유회사의 분유 캔들도 이곳에서 볼 수 있었다. 당시 흑백TV에서는 우량아 선발대회가 한참이었고 두 회사는 그런 선발대회를 통해 선정된 아기들을 분유 모델로 등장시켰다. 분유 캔 속의 아기 모델들도 어느덧, 중장년의 나이로 접어들었으리라.
광명상회에서 공부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말이 공부방이지 사실은 가족들의 일상적인 생활이 함께 머무는 안방을 겸한 공부방이다. 책꽂이에 가지런히 꽂혀있는 교과서와 힘든 농사일을 마치고 온 아버지를 위한 막걸리와 대접이 놓인 술상, 그리고 라면과 찌개를 끓이던 석유풍로가 한 공간에 머물고 있다. 키 작은 서랍장위에 가지런히 접혀서 켜켜이 쌓아놓은 이불, 벽에 걸린 낡은 가족사진과 벽시계가 저절로 타임머신이 되어 그 시절로 데려다준다.
이어 들른 곳은 추억의 교실, 교실에 들어서면 밟을 때마다 '삐그덕'거리는 낡은 나무 바닥의 반응이 재미있다. 선생님이 앉아서 반주하던 오르간도 보이고 앙증맞을 정도로 작은 크기의 책상과 나무의자도 보인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짝이 되면 여지없이 금을 그어 영역을 표시했던 초록색 페인트가 두껍게 칠해져 있던 책상도 그 시절 그대로다. 급훈과 시간표가 교실 벽에 붙어 있고, 당시 마냥 귀했던 하얀 실내화와 예쁜 여자아이 캐릭터가 그려진 빨강 책가방도 검정고무신과 함께 만날 수 있다.
테마존 한편에는 '학창시절 체험' 코너도 마련돼 있었다. 교복세대가 아니어서 학창시절 내내 교복을 입어 볼 기회가 없었는데, 교복 입기 체험도 해 봤다. 그밖에도 주판과 타자기, 못난이인형까지 추억의 물건이 가득하다.
실제 청계천 판잣집은 철거됐지만 그 때 그 시절 추억은 차마 철거되지 않은 채 이곳에서 시간을 거슬러 흐르고 있다.
■ 판잣집 테마존 ○ 운영기간 : 연중 10:00~19:00 운영(매주 월요일 휴관/5~10월 금·토 20시까지) ○ 전시내용 : 추억의 교실, 구멍가게, 만화가게, 연탄가게, 공부방, 학창시절 체험(교복) 등 ○ 찾아가는 법 - 2호선, 5호선, 중앙선 왕십리역 7번 출구 → 마을버스 3번, 8번, 서울시설관리공단 하차 - 2호선 상왕십리역 2번 출구 → 마을버스 8번, 성동종합사회복지관 하차 - 2호선 용두(동대문구청)역 5번 출구 → 도보 10분 - 버스 : 110, 141, 145 마장축산물시장 하차(도보로 10분), 300번 청계천문화관 하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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