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전 2·8독립선언 있었다! 105년 만에 서울에 울려 퍼진 외침
발행일 2024.02.16. 12:59
“조선청년독립단은 우리 이천만 조선민족을 대표하여 정의와 자유의 승리를 얻은 세계 만국 앞에 독립을 선언하노라! 이러한 우리의 요구가 실패할 시에는 일본에 대하여 영원한 혈전을 선포한다.”
강서구 가양동 후포마을 초입에 있는 2·8공원에 울려 퍼진 ‘2·8독립선언서 결의문’이다.
강서구 가양동 후포마을 초입에 있는 2·8공원에 울려 퍼진 ‘2·8독립선언서 결의문’이다.
1919년 2월 8일 도쿄 중심가에서 낭독한 2·8독립선언서 결의문(우), 휘호 사귀정직(좌) Ⓒ최용수
칼바람 세차게 불던 설 연휴 전날 아침, 영하의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태극기를 든 주민 300여 명이 작은 공원에 모여들었다. 지금부터 정확히 105년 전 오늘, 3·1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던 ‘2·8독립선언서 결의문’ 낭독과 만세 삼창, 독립군가 등이 자그마한 2·8공원에 울려퍼졌다. 대체 무슨 사연일까?
강서역사문화거리 초입 모퉁이에 행사가 열린 2·8공원이 있다. Ⓒ최용수
2·8공원은 양천향교역 1번출구에서 도보 5분, 강서역사문화거리 후포마을 입구에 있는 공원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눈에 잘 띄지 않던 길모퉁이의 쌈지공원이 2020년 11월에 2·8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2·8공원은 이 지역 출신의 독립운동가 상산 김도연 선생의 공훈을 기억하고 계승하자는 취지에서 양천향교 등 관내 4개의 단체와 지역민 35명이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조성한 특별한 소공원이다.
2·8공원은 이 지역 출신의 독립운동가 상산 김도연 선생의 공훈을 기억하고 계승하자는 취지에서 양천향교 등 관내 4개의 단체와 지역민 35명이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조성한 특별한 소공원이다.
2·8독립선언서 결의문 낭독 제105주년 기념행사 Ⓒ최용수
상산 김도연 선생은 1894년 6월 16일 강서구 염창동(당시 김포군 양동면) 증미마을에서 출생했다. 24세 때 일본 게이오대학으로 유학, 26세 때인 1919년 1월 7일 도쿄에서 조선청년독립단을 조직하고, ‘독립선언서 결의문‘을 작성한다.
그리고 2월 8일 오후 일제의 심장부 도쿄에서 조선 유학생을 대표하여 ‘독립선언서 결의문’을 낭독한다. 이어 도쿄 중심가에서 만세 시위를 계획했으나, 일경에 체포되어 실패하고 9개월간의 옥고를 치른다.
그리고 2월 8일 오후 일제의 심장부 도쿄에서 조선 유학생을 대표하여 ‘독립선언서 결의문’을 낭독한다. 이어 도쿄 중심가에서 만세 시위를 계획했으나, 일경에 체포되어 실패하고 9개월간의 옥고를 치른다.
기념식 참석자들 모두가 대한 독립 만세 삼창을 했다. Ⓒ최용수
선생은 1922년 6월부터 1932년 8월까지 미국 콜롬비아대학 등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귀국하여 연희전문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한다. 1942년에는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투옥되어 함흥형무소에서 20개월간 옥고를 치른다. 이날 행사에 전시된 조선어학회유족회 명의 화환이 선생과의 인연을 말해 준다.
독립운동가 김도연 선생의 증손자가 기념식에 참석하여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용수
광복 후 정치 활동을 시작한 선생은 1948년 5월 제헌의회 의원에 당선되고, 대한민국 정부의 초대 재무부 장관을 역임한다. 재정이 빈약했던 신생 정부의 재정 담당 총책임자로서 헌신하며 고결한 청백리 정신을 몸소 실천한다.
고위 공직을 수행함에 있어서 필요한 덕목으로 강조한 휘호 '사귀정직(事貴正直, 일을 대함에 있어 귀중한 것은 정직함이다)'은 시정월보(施政月報)에 게재되어 공직 사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다.
고위 공직을 수행함에 있어서 필요한 덕목으로 강조한 휘호 '사귀정직(事貴正直, 일을 대함에 있어 귀중한 것은 정직함이다)'은 시정월보(施政月報)에 게재되어 공직 사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다.
2·8공원에 있는 독립운동가 김도연 선생의 흉상과 유묵비 '사귀정직' Ⓒ최용수
“우리 고장에서 이런 훌륭한 독립운동가가 탄생하였다니 지역 주민으로서 무척 자랑스럽네요.”
행사에 참석한 가양동 후포마을 주민은 “왜 '2·8공원'일까 궁금했었는데, 오늘 행사에 참석하고서 알게 되었어요. 그동안 무심히 지나친 것이 부끄러워요”라며 공원을 잘 가꾸어야겠다고 말했다.
올해 선생의 공훈 선양 기념 행사는 지역민과 강서구가 함께 하여 2·8독립선언서 및 결의문 낭독 105주년의 의미를 더했다.
행사에 참석한 가양동 후포마을 주민은 “왜 '2·8공원'일까 궁금했었는데, 오늘 행사에 참석하고서 알게 되었어요. 그동안 무심히 지나친 것이 부끄러워요”라며 공원을 잘 가꾸어야겠다고 말했다.
올해 선생의 공훈 선양 기념 행사는 지역민과 강서구가 함께 하여 2·8독립선언서 및 결의문 낭독 105주년의 의미를 더했다.
독립운동가 상산 김도연 선생의 활동 등에 대한 전시물을 살펴보는 지역 주민 Ⓒ최용수
마음의 눈을 감으면 놓치는 것이 많은 법이다. 길모퉁이의 작은 2·8공원이 이번 행사를 계기로 당당히 세상 밖으로 나온 듯하다. 평생을 항일, 반공, 반독재, 반부패 투쟁으로 평생을 살아 오신 독립운동가 김도연 선생의 흉상과 유묵비(遺墨碑)는 말없이 큰 가르침을 준다.
당시의 유학생 복장을 한 남녀 학생이 독립선언서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최용수
3·1절이 멀지 않았다. 관례대로 3·1절을 기념하는 것도 좋지만, 올해는 독립운동가의 정신이 오롯이 남아있는 2·8공원으로의 나들이 계획도 좋을 것 같다.
공원 건너 서울식물원 유수지 공원에서는 ‘평화의 소녀상’과 평생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기탁한 ‘위안부 황금자 할머니 동상’을 만날 수 있고, 일제가 판 ‘궁산땅굴’까지 둘러볼 수 있으니 반나절 나들이 장소로는 넉넉하다. 일제 강점기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기억하고 받드는 것은 후손 된 자의 마땅한 도리 아닐까 싶다.
공원 건너 서울식물원 유수지 공원에서는 ‘평화의 소녀상’과 평생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기탁한 ‘위안부 황금자 할머니 동상’을 만날 수 있고, 일제가 판 ‘궁산땅굴’까지 둘러볼 수 있으니 반나절 나들이 장소로는 넉넉하다. 일제 강점기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기억하고 받드는 것은 후손 된 자의 마땅한 도리 아닐까 싶다.
2·8공원 앞쪽 서울식물원 유수지 공원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좌)과 황금자 할머니 동상(우) Ⓒ최용수
2·8공원
○ 위치 : 서울시 강서구 가양동 422-13
○ 문의 : 02-2600-6114, 02-2600-6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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