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미니어처·불빛정원…아이랑 하루종일 '화랑대철도공원'

권다현 작가

발행일 2024.02.08. 15:19

수정일 2024.02.16. 17:12

조회 2,904

여행작가 권다현의 ‘Fun하게 편하게 아이랑 서울여행’ (1) 기차 좋아하는 아이라면 무조건, 화랑대철도공원
아이를 돌보며 여행하기, 힘들지 않을까 염려하셨나요? 아이가 있어 조금 늦어질 수 있지만, 예상치 못한 재미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부터 <내 손안에 서울> 전문칼럼에 합류하게 된 권다현 여행작가가 '아이랑 떠나는 여행의 묘미'를 소개합니다. <내일로 기차로>, <서울여행코스101>, <아이여행 가이드북> 등 10여권의 책을 집필한 베테랑 여행작가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작가의 유용한 꿀팁도 놓치지 마세요! 첫 여행은 기차 덕후라면 눈이 반짝일 '화랑대철도공원'으로 떠나봅니다. 든든한 길잡이의 안내를 따라서,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 많이 쌓으시길 바랄게요!
여행작가 권다현의 ‘Fun하게 편하게 아이랑 서울여행’
역사 속으로 사라진 추억의 화랑대역이 철도공원으로 변신했다. 기차를 좋아하는 아이와 함께 무조건 가야 할 여행지로 추천한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추억의 화랑대역이 철도공원으로 변신했다. 기차를 좋아하는 아이와 함께 무조건 가야 할 여행지로 추천한다.

기차여행을 좋아하는 엄마의 영향인지, 아니면 ‘토마스’나 ‘띠띠뽀’ 같은 친근한 캐릭터 덕분인지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유난히 기차를 좋아했다. 여행가방에 제일 먼저 챙겨 넣는 장난감이 기차였고, 미니 기관차와 레일만 있으면 그곳이 어디든 “칙칙폭폭” 입소리까지 내며 신나게 놀았다. 추억의 화랑대역이 철도공원으로 변신했다는 소식에 “어머, 여긴 꼭 가야해!” 외쳤던 것도 그 때문이다. 몇 년 새 노원기차마을과 기차카페도 새롭게 문을 열어 즐길 거리가 더욱 풍성해졌다. 
추억의 기찻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땡땡거리’와 공원 곳곳에 위치한 포토존에서 사진을 남기기 좋다. 철길 위를 마음껏 걸어볼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추억의 기찻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땡땡거리’와 공원 곳곳에 위치한 포토존에서 사진을 남기기 좋다. 철길 위를 마음껏 걸어볼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경춘선 포토존에서 찰칵! 옛 화랑대역

서울시내에 남은 경춘선의 마지막 기차역이었던 화랑대역은 1939년 태릉역으로 처음 운행을 시작했다. 못 견디게 아름다운 청춘들을 춘천으로 실어 나르던 경춘선이 2010년 12월,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화랑대역도 제 역할을 잃었다. 첫째가 서너 살 무렵이었던가, 잠시 이 근처에 살았던 적이 있다. 나 또한 경춘선 무궁화호에 몸을 싣고 대성리로 엠티를 갔던 세대인 터라, 처량하게 남은 화랑대역을 지날 때마다 마음 한편 서운했던 기억이 난다.
옛 화랑대역 내부는 아스라한 경춘선의 흔적을 돌이켜볼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옛 화랑대역 내부는 아스라한 경춘선의 흔적을 돌이켜볼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경춘선 무궁화호 열차를 그대로 재현한 공간. 아이는 말로만 전해들었던 카트의 실물을 본 이후 기차여행을 떠날 때면 “달걀이랑 사이다 사야죠?” 묻는다.
경춘선 무궁화호 열차를 그대로 재현한 공간. 아이는 말로만 전해들었던 카트의 실물을 본 이후 기차여행을 떠날 때면 “달걀이랑 사이다 사야죠?” 묻는다.
이곳에서 근무한 마지막 역장의 유니폼 등 경춘선 관련 기록물들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근무한 마지막 역장의 유니폼 등 경춘선 관련 기록물들도 만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2017년 철도공원이 조성되면서 옛 화랑대역은 아스라한 경춘선의 흔적을 돌이켜볼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곳에서 근무한 마지막 역장의 유니폼을 비롯해 손때 묻은 애드먼슨식 승차권, 낡은 행선판 등 다양한 경춘선 관련 기록물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무궁화호 열차를 그대로 재현한 공간이 마련돼 포토존으로 인기다. 승무원이 카트에 담아 팔던 사이다와 삶은 달걀도 정겹다. 아이는 엄마에게 말로만 전해들었던 카트의 존재가 인상적이었는지, 이날 이후 기차여행을 떠날 때면 “달걀이랑 사이다 사야죠?” 묻는다. 

해가 저물면 옛 화랑대역은 더욱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불빛정원이란 이름으로 알록달록 야간조명을 밝히는데, 화랑대역 외부를 캔버스로 활용해 색다른 볼거리를 연출한다. 덕분에 비대칭의 이어내림 지붕구조와 장식적 요소가 돋보이는 포치 등 화랑대역이 지닌 건축학적 가치도 돋보인다. 화랑대철도공원을 찾으면 저녁까지 꼭 머물러야 하는 이유다. 
해가 저물면 옛 화랑대역은 더욱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해가 저물면 옛 화랑대역은 더욱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알록달록 야간조명을 밝힌 불빛정원이 색다른 볼거리를 연출한다.
알록달록 야간조명을 밝힌 불빛정원이 색다른 볼거리를 연출한다.

서울에서 만나는 작은 스위스, 노원기차마을

2022년 새롭게 문을 연 노원기차마을은 스위스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배경으로 실감 나는 디오라마와 미니어처를 만날 수 있는 전시관이다. 취리히와 루체른, 제네바와 로잔 등 스위스의 이국적인 도시 풍경이 디테일하게 재현됐을 뿐 아니라 프라우뮌스터 성당과 무제크 성벽, 카펠교, UN본부 등 주요 건축물이 마치 작은 스위스를 여행하는 기분마저 느끼게 한다. 
스위스의 풍경이 디테일하게 재현된 ‘노원기차마을’
스위스의 풍경이 디테일하게 재현된 ‘노원기차마을’

무엇보다 압도적인 것은 직접 버튼을 눌러 작동 가능한 수십 개의 미니어처 열차다. 스위스하면 빼놓을 수 없는 융프라우 산악열차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열차노선으로 꼽히기도 했던 베르니나 특급열차, 만년설이 덮인 알프스를 눈에 담을 수 있어 빙하특급으로 불리는 글레이셔 특급열차 등이 정교하게 재현됐다. 기차 움직임도 자연스럽고 연출도 사실적이어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기차를 좋아하는 둘째는 버튼을 누를 때마다 감동하느라 이 작은 전시관에서 한참이나 발을 떼지 못했다.
직접 버튼을 눌러 작동할 수 있는 수십 개의 미니어처 열차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직접 버튼을 눌러 작동할 수 있는 수십 개의 미니어처 열차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타임뮤지엄과 기차카페 등 소소한 즐길 거리 가득

화랑대철도공원에는 실제 무궁화호 열차를 전시공간으로 활용한 타임뮤지엄도 자리한다. 시간이란 개념이 탄생하게 된 계기부터 보다 정확한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발명된 동서양의 다양한 시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된 중세 유럽의 시계, 시간의 의미를 재해석한 현대적 예술작품까지 진귀한 볼거리들이 이어진다. 마지막 객차에서는 사진을 촬영하면 30년 후 내 모습을 보여주는 인생사진관도 자리해 아이들은 물론 엄마아빠에게도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공원 내에는 실제 무궁화호 객차를 전시공간으로 활용한 ‘타임뮤지엄’이 자리하고 있다. 동서양의 시계 등 진귀한 볼거리들이 이어진다
공원 내에는 실제 무궁화호 객차를 전시공간으로 활용한 ‘타임뮤지엄’이 자리하고 있다. 동서양의 시계 등 진귀한 볼거리들이 이어진다

카페 ‘기차가 있는 풍경’도 아이들과 함께 들르기 좋다. 입구부터 카페 곳곳에 미니어처 기차들이 전시돼 있을 뿐 아니라, 음료를 주문하면 레일을 따라 기차가 배달해준다. 겨울과 잘 어울리는 따끈따끈 호빵을 비롯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먹거리도 잘 갖춰져 있다.
카페 ‘기차가 있는 풍경’. 곳곳에 미니어처 기차들이 전시돼 있다.
카페 ‘기차가 있는 풍경’. 곳곳에 미니어처 기차들이 전시돼 있다.
음료를 주문하면 레일을 따라 기차가 자리까지 배달해준다.
음료를 주문하면 레일을 따라 기차가 자리까지 배달해준다.

  ✔ 엄마 여행작가의 꿀팁!  
- 노원구민이라면 신분증을 꼭 챙기세요. 노원기차마을과 타임뮤지엄 모두 50%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 월요일은 피하세요. 야간조명을 비롯해 공원 내 모든 시설이 쉬는 날이에요.
- 야간조명은 일몰 전 30분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돼요. 겨울에는 따뜻한 외투와 목도리, 장갑 등 아이용 방한용품을 꼭 챙기세요.
- 과거 건널목이 자리했던 공원 입구 보행로에 추억의 기찻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땡땡거리’가 자리해요. 아이들과 함께 찾아보길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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