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도 잊은 채, 걸어서 서울을 즐기는 3가지 방법!

시민기자 김창일

발행일 2023.07.27. 09:20

수정일 2023.07.27. 18:02

조회 956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전경 ⓒ김창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전경 ⓒ김창일

현재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예로부터 백제, 조선의 수도로 시대에 따라 위례성, 한산, 한성, 한양, 양주, 남경, 경성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다. 암사동 선사주거지를 보면, 서울은 신석기 시대부터 사람들이 거주했고, 삼국시대부터 고려, 조선을 거쳐 약 2,000년의 역사를 지닌 곳이다.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2,000년의 역사를 지닌 서울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유서 깊은 장소다. 걸으며 서울을 느낄 수 있는 한양도성 스탬프투어, 서울둘레길 스탬프투어, 서울미래유산 스티커투어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양도성 스탬프투어는 옛 서울의 4대문(흥인지문·돈의문·숭례문·숙정문)과 4소문(혜화문·소의문·광희문·창의문)을 만날 수 있는 코스인데, 현재 4소문 중 돈의문과 소의문은 멸실되어 만날 수 없다.

이어, 서울둘레길 스탬프투어는 서울을 한 바퀴 휘감는 8개 코스로 총 연장 156.5km의 둘레길을 걷는 투어며, 서울미래유산은 근·현대 서울을 배경으로 미래 세대에게 전달할 사건, 인물, 일상의 이야기가 담긴 유·무형의 자산이다. 올해는 서울미래유산 중 5개 권역 50개소를 방문해 스티커를 붙이는 투어로 기획됐다.
백악구간 중 한양도성 성벽과 서울 시내 전경 ⓒ김창일
백악구간 중 한양도성 성벽과 서울 시내 전경 ⓒ김창일

걸으면서 느끼는 한양도성의 역사

한양도성은 태조 5년(1396년) 음력 1월 9일부터 2월 28일까지 49일간, 이어 8월 6일부터 9월 24일까지 49일간, 전국 백성 19만 7,400여 명을 동원하여 98일 동안 축조한 성벽이다. 현재는 18.6km의 한양도성 중, 70%인 13.7km만이 남아 있다. 4대문 중 하나인 숙정문, 4소문 중 광희문·혜화문을 중건했지만, 광희문과 혜화문은 원래 자리가 아닌 곳에 세워졌다.

한양도성은 내사산 중심의 백악구간(창의문~혜화문), 낙산구간(혜화문~흥인지문), 남산(목멱산)구간(장충체육관~백범광장), 인왕구간(돈의문 터~창의문)과 흥인지문, 숭례문구간 등 총 6개 구간으로 이뤄져 있다.
조선시대 문루가 남아있는 창의문 ⓒ김창일
조선시대 문루가 남아있는 창의문 ⓒ김창일

백악구간의 시작은 창의문부터다. 창의문은 4소문 중 유일하게 조선시대 문루가 그대로 남아있다. 창의문에서 출발하면, 곧바로 가파른 계단이 시작된다. 바로 백악산(342m)으로 오르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초반부터 힘이 들 수 있으니, 계단을 피하려면 혜화문에서 숙정문 방향으로 걷기를 권한다.
4대문 중 유일하게 좌우 성벽이 연결된 숙정문 ⓒ김창일
4대문 중 유일하게 좌우 성벽이 연결된 숙정문 ⓒ김창일

백악산을 지나면 청운대 1·21 사태 소나무(서울미래유산)를 지나 4대문 중 하나인 숙정문을 만나게 된다. 숙정문은 한양도성의 북쪽 대문이다. 숙정문은 현존하는 도성 문 중, 유일하게 좌우 양쪽 성벽이 연결돼 있다. 숙정문 성벽으로 올라가서 서울을 내려다보면, 평화로운 평창동의 일원을 조망할 수 있다.
고풍스러운 느낌을 풍기는 혜화문 ⓒ김창일
고풍스러운 느낌을 풍기는 혜화문 ⓒ김창일

백악산의 끝과 낙산이 시작되는 지점에 혜화문이 있다. 혜화문은 한양도성의 북동쪽에 있는 문이다. 당시에는 홍화문이었으나 창경궁의 정문 이름을 홍화문으로 지음에 따라 혜화문으로 개칭했다.
웅장한 느낌을 전해주는 흥인지문 ⓒ김창일
웅장한 느낌을 전해주는 흥인지문 ⓒ김창일

한양도성의 산 중 가장 낮은 산이 낙산이다. 가벼운 산책의 느낌으로 낙산을 걷다 보면, 흥인지문이 보인다. 흥인지문은 한양도성의 동대문이다. 현재의 흥인지문은 고종 6년(1869)에 다시 지은 것이다. 흥인지문은 다른 성문과 달리 동쪽 바깥쪽으로 웅성이 더 있다. 이는 서울의 지세가 동쪽이 낮기에 군사적인 목적으로 웅성을 더 쌓은 것이다.
동대문DDP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면, 청계천 다리 중 하나인 오수간교를 만나게 된다. 오수간교는 청계천 다리 중 유리하게 성벽의 모양을 하고 있다. ⓒ김창일
동대문DDP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면, 청계천 다리 중 하나인 오수간교를 만나게 된다. 오수간교는 청계천 다리 중 유리하게 성벽의 모양을 하고 있다. ⓒ김창일
조금은 덜 알려진 4소문 하나인 광희문 ⓒ김창일
조금은 덜 알려진 4소문 하나인 광희문 ⓒ김창일

동대문 DDP를 지나면,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성문이 있다. 한양도성의 동남쪽 문으로 시구문(屍口門) 또는 수구문(水口門)이라고 불린 광희문이다. 광희문은 일제강점기에 일부 무너지고 1960년대 퇴계로를 내면서 반쯤 헐렸던 것을 1975년 본래의 자리에서 남쪽으로 15m 떨어진 곳에 세워졌다.
이제는 사라진 남소문 ⓒ김창일
이제는 사라진 남소문 ⓒ김창일

장충체육관에서 반얀트리호텔로 이동하다 보면, 한양도성 남산 방향이다. 반얀트리호텔에서 이태원 방향의 장춘단로에는 남소문 터 표지석이 있다. 표지석에 보면, 서울의 소문으로 세워졌고, 종원년 음양설에 따라 철거했다고 기록돼 있다. 남소문은 광희문을 통해 한강으로 가는 길이 멀어 새로 만들었다. 하지만 표지석에 있는 바와 같이 풍수성 좋지 않다는 이유로 1469년(예종 원년)에 폐쇄했다.
서울의 대표적인 성문인 숭례문 ⓒ김창일
서울의 대표적인 성문인 숭례문 ⓒ김창일

남산을 넘어 남대문시장 방향으로 가면, 조선 태조 7년에 세워진 숭례문이 보인다. 숭례문은 1907년부터 1908년 사이에 왼쪽과 오른쪽 성곽을 철거했다. 2008년 숭례문 방화로 2013년 4월까지 복구하면서 양쪽 성곽도 함께 복원했다.
일제강점기에 철거된 소의문, 이제는 비석만이 남아 있다. ⓒ김창일
일제강점기에 철거된 소의문, 이제는 비석만이 남아 있다. ⓒ김창일
돈의문박물관을 마주보고 있는 돈의문 터 표시 ⓒ김창일
돈의문박물관을 마주보고 있는 돈의문 터 표시 ⓒ김창일

숭례문에서 돈의문마을 방향으로 이동하면, 멸실된 소의문 터돈의문 터를 차례대로 만날 수 있다. 소의문 터는 세종대로7길과 서소문로가 만나는 지점에 있다. 1396년 건립 당시 소덕문으로 불렸지만, 1914년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철거해 지금은 멸실된 상태다. 지금 돈의문 터는 서울도시건축센터와 강북삼성병원 사이에 있다. 일제강점기인 1915년 일제가 도로확장을 위해 돈의문을 철거하고 건축자재용으로 일반에 매각했다.

156.5km를 걸으면서 느끼는 서울, 서울둘레길

한양도성길이 한양도성을 통해 역사를 탐방하는 길이라면, 서울둘레길은 서울을 좀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길이다. 156.5km의 서울둘레길 각 코스는 시작과 끝이 지하철역이라 접근성이 높다.

1코스는 8개 코스 중 유일하게 고급코스지만, 실제로 걸어보니 8코스도 만만치 않게 힘든 코스였다. 1코스는 18.6km 구간을 걷는 코스이지만, 몇개의 코스를 빼고 걸을 수 있는 단축 코스가 있는 반면 8코스는 33.7km로 하루에 모두 걷기 힘든 코스다. 힘이 들긴 하지만, 못 걸을 거리는 아니다. 기자가 각각의 코스를 걸으며 인상 깊었던 장소를 소개한다.
수락산에 있는 채석장 터 ⓒ김창일
수락산에 있는 채석장 터 ⓒ김창일

1코스인 수락·불암산코스에서는 수락산에 있는 채석장 터와 서울시 조망이 기억에 남는다. 채석장으로 사용한 터를 정비해 시민의 휴식 장소로 만들었고, 서울 시내를 볼 수 있는 조망 장소로도 멋진 곳이다.
아차산4보루를 산책하고 있는 시민들 ⓒ김창일
아차산4보루를 산책하고 있는 시민들 ⓒ김창일

2코스 용마·아차산코스에서는 아차산보루성터에서 삼국시대의 유산을 만날 수 있다. 고구려는 한강유역에 20여 개의 보루를 만들어 남진정책의 기지로 삼았다. 아차산보루는 475년 고구려가 한강 유역에 진출한 후, 551년 신라와 백제에 의해 물러날 때까지 사용됐다. 아차산4보루는 성벽, 문지, 저수조, 배수로 등이 남아 있다.
서울의 역사성을 안내하는 선사마을 ⓒ김창일
서울의 역사성을 안내하는 선사마을 ⓒ김창일
청동기 시대의 유적인 고인돌 ⓒ김창일
청동기 시대의 유적인 고인돌 ⓒ김창일

3코스 고덕·일자산코스에서는 선사시대의 역사를 관찰할 수 있는 암사동 선사유적박물관을 지난다. 주변 마을의 이름도 선사마을이다. 코스를 돌다 보면, 고덕동 일원에서는 청동기시대 조성된 고인돌 무덤도 볼 수 있다. 현재까지 발견된 고인돌 1, 2호에는 받침돌이 보이지는 않는다.
강감찬 장군의 낙성대공원 ⓒ김창일
강감찬 장군의 낙성대공원 ⓒ김창일
오래된 사찰의 느낌을 주는 호압사 ⓒ김창일
오래된 사찰의 느낌을 주는 호압사 ⓒ김창일

5코스 관악·호암산코스에서는 낙성대공원과 호암사가 기억에 남는다. 낙성대는 고려시대 명재상이었던 강감찬이 태어난 곳이다. 강감찬이 태어날 때 하늘에서 별이 떨어졌다고 하여 생가터를 낙성대라고 불렀다. 낙성대공원에 ‘안국사(安國祠)’라는 사당을 지어 영정을 모시고 있다.

호암산에는 호압사라는 사찰이 있다. 둘레길을 걸으며 체력이 떨어질 때쯤 만나게 되는데, 높은 고도에 위치한 사찰이 아님에도, 마치 깊은 산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사찰이다.
서울 시민의 산책로로 인기 있는 안양천 ⓒ김창일
서울 시민의 산책로로 인기 있는 안양천 ⓒ김창일

6코스 안양천·한강코스는 안양천과 한강을 걷는 평탄한 코스이다. 안양천 주변에는 각 지자체가 조성한 정원과 물놀이 시설이 있다. 안양천 주변 지자체들이 국가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안양천 벚꽃은 서울 시내 벚꽃 명소 중 하나이다. 내년 봄에 서울둘레길을 걸으며 봄을 느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늘공원 아래에 있는 메타쉐쿼이아 길 ⓒ김창일
하늘공원 아래에 있는 메타쉐쿼이아 길 ⓒ김창일
봉산에 있는 봉수대 ⓒ김창일
봉산에 있는 봉수대 ⓒ김창일

서울둘레길 3코스와 7코스는 한강 다리인 광진교와 가양대교를 지나는 코스다. 광진교는 보행로가 넓은 편이지만, 가양대교는 보행교가 좁다.

7코스인 봉산·앵봉산코스의 시작점인 가양대교를 넘어가면 노을공원과 하늘공원의 아래를 지난다. 하늘공원 아래에는 메타세쿼이아 군락지가 있다. 시원하게 뻗은 나무들을 보는 재미가 있는 길이다.

봉산 위에는 봉수대 터가 있다. 봉산의 이름은 봉수대가 있어서 봉산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한양도성길 코스 중, 남산의 봉수대 터가 있다. 남산(목멱산)의 봉수대는 전국에서 올라오는 봉수가 집결된 곳이다. 한양도성길과 서울둘레길을 걸으며, 서로 연관되는 유적지를 함께 공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이어준 탕춘대성 터 ⓒ김창일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이어준 탕춘대성 터 ⓒ김창일

8코스 북한·도봉산코스는 북한산둘레길과 겹치는 구간이다. 서울둘레길 안내도에서도 북한산둘레길에서는 북한산둘레길의 표시를 따라가라고 안내하고 있다. 그렇다고 서울둘레길 표시가 없는 건 아니다. 북한산둘레길을 걸으려는 계획이 있다면, 코스 중간중간에 있는 포토 포인트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스탬프투어는 앱이나 스탬프북에 도장을 찍는 방식이지만, 북한산둘레길은 포토 포인트에서 찍은 사진을 탐방센터에 보여주고 직원이 도장을 찍는 방식이다.

북한산을 걷다 보면, 성벽 터가 보인다. 탕춘대성 터인데, 탕춘대성은 서울성곽과 북한산성을 잇는 성이었다. 도성과 북한산성의 방어기능과 군량을 저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곳에는 서울미래유산 상징 도안이 있다. ⓒ김창일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곳에는 서울미래유산 상징 도안이 있다. ⓒ김창일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서울미래유산

서울시는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중에서 미래 세대에게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보물들을 서울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있다. 서울미래유산은 우리 생활 속에 있는 문화유산이기에 서울 곳곳에 널리 퍼져 있다.

서울미래유산 누리집에서는 502개의 서울미래유산을 안내하고 있다. 이 중 서울미래유산 스티커 여권투어50개의 문화유산을 선정해 스티커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투어기간은 6월 28일부터 11월 30일까지다.
여권을 수령한 아르코예술극장 ⓒ김창일
여권을 수령한 아르코예술극장 ⓒ김창일

여권 수령 장소는 강변테크노마트, 궁산땅굴, 호미호방, 손기정기념관, 아르코미술관과 아르코예술극장이다. 50개소의 미래유산 스티커 투어가 끝나면, 서울미래유산 스티커 투어 사무국에 방문해 확인을 받으면 된다. 완주자에겐 기념메달과 인증서, 기념품이 제공되는데, 기념품은 선착순 300명만 받을 수 있다. 올해는 A그룹부터 E그룹까지 각 그룹당 10개소를 방문하면 된다.

이상으로 한양도성길 스탬프투어, 서울둘레길 스탬프투어, 서울미래유산 스티커 여권투어에 대해 살펴봤다. 3가지 투어를 통해 서울을 조금 더 깊게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시민기자 김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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