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상계' 공사 착착! 동북권 교통 얼마나 편리해질까?

한우진 시민기자

발행일 2022.11.29. 17:50

수정일 2022.12.13. 16:11

조회 14,738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28) 동북선 진행사항 중간점검
한우진의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동북선 경전철 전동차 모습 ©서울시
동북선 경전철 전동차 모습

지난 5월 서울 서남부에 신림선 경전철이 개통되었다. 신림선은 여의도와 신림역, 서울대 및 관악산을 연결해 주면서 불편한 교통을 크게 개선시켰다. 그런데 지금 신림선의 대척점에 또 다른 경전철이 지어지고 있다. 바로 동북선이다.

신림선과 동북선은 같은 경전철이라 공통점도 많지만, 정반대에 위치하는 등 차이점도 많다. 이를 알기 쉽게 표로 정리해 보았다.

신림선과 동북선 비교

신림선과 동북선 비교
신림선 동북선
기공식 2015. 9. 7. 2019. 9. 28.
개통일 2022. 5. 28. 2026. 7. 예정
시종점 샛강역-관악산역 왕십리역-상계역
노선 길이 7.8km 13.4km
전 구간 소요시간 18.5분 26분
표정속도
(정차시간 포함 속도)
24.0km/h 30.9km/h
운행최고속도 60km/h 70km/h
역수 11개 16개
평균역간거리 740m 893m
종점역에서 시점역까지
직선거리
5.5km 11.2km
굴곡도(총거리/직선거리) 1.35 1.20
환승역 비율 36.4% 43.8%
환승 노선 9, 1, 7, 2호선
(샛강, 대방, 보라매, 신림)
4, 7, 1, 6, 2, 5호선,
경의중앙선, 수인분당선
(상계, 하계, 월계,
미아사거리, 고려대,
제기동, 왕십리)
노선색 서울하늘색 진한빨간색
주요 수요처 관광지(관악산, 보라매공원), 대학교(서울대),
상업지구(신림),
업무지구(여의도),
관공서(서울지방병무청), 주거지
관광지(불암산, 북서울 꿈의 숲), 대학교(고려대),
상업지구(왕십리, 제기동,
미아사거리),
관공서(성동구청), 주거지
지하구간 전 구간(차량기지 포함) 전 구간(차량기지 포함)
차량기지 위치 중간(보라매공원역
근처 지하)
중간(불암산입구역 지하)
전기 제3궤조 직류 750V 제3궤조 직류 750V
바퀴 형식 고무차륜 철차륜
궤간 1,700mm 1,435mm
(일반 지하철과 동일)
보유차량수 12편성 36량 25편성 50량
편성량수 3량 1편성 2량 1편성
차량 크기 길이 9.64m, 폭 2.4m, 높이 3.5m 길이 14m, 폭 2.65m,
높이 3.4m
중량 34.5톤(공차),
54.0톤(만차)
46.52톤(공차),
66.52톤(만차)
차량제작시 ㈜우진산전 ㈜현대로템
편성당 정원
(혼잡도 100%시)
158명 172명
운전시격 출퇴근시 3~4분
평시 7~9분
출퇴근시 2.5~3분
평시 3.5~5분
사업방식 수익형 민자사업(BTO)
30년
수익형 민자사업(BTO)
30년
민자사업자 ㈜남서울경전철
(농협금융지주)
㈜동북선도시철도
(현대자동차그룹)
운전방식 무인 자동운전 무인 자동운전
운임제도 수도권 통합요금제
(추가운임 없음,
노인 무임)
수도권 통합요금제
(추가운임 없음,
노인 무임)
연장 계획 보라매공원역 분기
(난곡선 계획)
상계역에서 방학역까지
연장 (정치인 공약)
승강장 구조 신림역만 섬식
나머지 모두 상대식
왕십리역, 상계역 섬식
나머지 모두 상대식
 

동북선의 특징은 철차륜이라는 점이다. 이는 인접해 있는 우이신설선과 같은 점이며, 서울 남쪽에 추진되는 신림선, 위례신사선과는 다른 점이다. 일반적으로 고무차륜 경전철에 비해 철차륜 경전철은 굴곡이 적고, 역간 거리가 긴 노선에 적절 하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동북선은 신림선에 비해 굴곡도 적고 역간 거리도 길다. ☞ [관련 기사] 고무 타이어로 달리는 전철이 있다? 경전철 바퀴의 비밀
동북선 노선도 ©서울시
동북선 노선도

동북선의 또 다른 특징은 노선 양쪽 끝이 모두 환승역이라는 점이다. 물론 신림선도 종점인 관악산역까지 추후에 서부선이 연장될 예정이기는 하다. 하지만 환승역의 위상은 동북선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향후 신림선 종점인 관악산역까지 서부선이 연장된다고 해도, 두 노선 모두 종점이 끝에서 만나는 형태에 불과해 환승객 확보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동북선의 종점인 상계역은 4호선 연장선인 진접선 방향으로 길게 이어져 있으므로, 진접 쪽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승객에게 동북선으로 들어오는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동북선에서 주목되는 역은 시점인 왕십리역이다. 왕십리역은 보통 환승역이 아니라, 서울에서 환승 노선 수가 제일 많은 역이다. 동북선까지 들어오면 총 5개 노선 환승역이 된다. 나중엔 GTX-C선까지 들어올 예정이다. 다중 환승역인 여의도역과 연결되지 못한 신림선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 [관련 기사] '트리플역세권'을 넘어, '퀸튜플역세권'도 있다?
동북선 왕십리역 조감도 ©서울시
동북선 왕십리역 조감도

동북선에서 주목해볼 세 번째 특징은 종착역이 섬식 승강장을 쓴다는 점이다. 지하철 승강장은 선로 양쪽으로 두 승강장이 놓인 상대식(1호선 시청역)과 선로 사이에 승강장 하나가 놓인 섬식(2호선 시청역)이 있다.

상대식과 섬식의 결정은 지형과 주변 환경을 고려하여 결정하는데, 이 중에 종착역의 승강장 구조는 그 의미가 크다. 상대식 승강장에서는 승객이 상대편 승강장으로 가려면 계단 없이는 건너갈 수가 없기 때문에, 도착 승강장과 출발 승강장이 고정되는 형태가 된다. 이는 열차 입장에서는 제약 요소가 되어 유연한 운행을 하기 어렵게 한다.
수도권 경전철 종착역에서 섬식 승강장을 쓰는 드문 사례인 김포골드라인 구래역 ©김포시
수도권 경전철 종착역에서 섬식 승강장을 쓰는 드문 사례인 김포골드라인 구래역

하지만 섬식 승강장에서는, 승객이 승강장의 양쪽 타는 곳을 계단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출발 승강장과 도착 승강장을 고정해둘 필요가 없다. 열차가 들어오는 곳이 갑자기 달라졌다고 해도 승객들은 별 부담 없이 승강장 반대편, 즉 등 뒤의 타는 곳으로 이동해 타면 된다. 실제로 서울지하철에서는 3호선 구파발역, 4호선 사당역 등이 섬식 승강장을 갖춘 종착역인데 비해, 4호선 당고개역은 종착역이면서도 상대식 승강장이라 융통성 있는 열차 취급이 어려웠다.

현재 우이신설선이나 신림선 등은 종착역이 상대식이며, 그나마도 한쪽 승강장만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출퇴근 시 열차가 많아 양쪽을 모두 이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승강장 상층에 어느 쪽으로 내려가라는 안내기가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동북선은 양쪽 종착역이 모두 섬식 승강장이라서 경전철 특유의 유연한 운행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북선 월계역 조감도. 월계로55길 하부에 환승통로가 지어진다 ©서울시
동북선 월계역 조감도. 월계로55길 하부에 환승통로가 지어진다

다만 동북선의 아쉬운 점이라면 대체로 환승거리가 긴 역들이 많다는 점이다. 게다가 다른 지하철을 밑으로 교차하거나, 중랑천, 청계천 등의 하천을 지나는 곳도 많아 역의 깊이도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환승에 필요한 수직, 수평거리가 모두 길어지는 셈이다.

예를 들어 동북선 왕십리역은 고산자로 하부에 설치되므로, 철도부지에 따로 설치된 지상 왕십리역까지 거리가 멀다. 특히 1호선 제기동역이나 4호선 미아사거리역, 1호선 월계역 등은 과거에 설치된 역들로서 애초에 교차로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하다 보니 교차로를 지나는 동북선과 필연적으로 환승거리가 길어진다. 교차로에서 떨어진 곳에 설치된 2호선 신당역이나 4호선 삼각지역의 환승거리가 길어진 것과 같은 원리다. 

특히 동북선은 2호선 용두역 밑을 지나가지만 이곳에는 환승역이 생기지 않는다. 제기동역과 너무 가까운데다가 용두역이 위치한 2호선 성수 지선의 수요가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5호선도 성수 지선 신답역 밑으로 지나가지만 환승역이 없다.
12호선이 포함된 과거 서울 3기 지하철 노선도 ©서울시
12호선이 포함된 과거 서울 3기 지하철 노선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북선은 많은 승객들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동북선은 기능적으로 강남구를 남북으로 관통하여 강북으로 올라온 분당선 전철의 연장선 역할을 한다. 물론 차량 시스템이 별개라서 실제로 열차가 직결운행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승객 흐름상으로는 사실상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이는 김포도시철도(경전철)가 사실상 9호선의 연장선인 것과 같은 개념이다. 실제로 동북선의 과거 계획인 서울지하철 12호선은 아예 분당선과 직결운행을 할 계획이기도 했었다. ☞ [관련 기사] 김포도시철도 개통되면 달라지는 것들

최근 분당선 왕십리-선릉 구간은 서울지하철 소속 노선이 아니면서도 혼잡이 매우 심하다. 강북에서 강남으로 최단거리로 이어주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는 서울 동북부에서 왕십리역까지 가는 게 상당히 불편하다. 6호선을 타고 신당역으로 우회하든지, 열차운행횟수가 적은 경의중앙선 등을 타야 한다.

하지만 동북선이 개통되면 이 문제가 해결된다. 서울 동북부 4, 6, 1호선 지역에서 왕십리역을 가기가 편해진다. 그러면 안 그래도 좁은 지상 왕십리역 승강장과 분당선 왕십리-선릉 구간은 더욱 혼잡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혼잡 완화를 위한 운영사(한국철도공사)의 노력이 더 필요할 것이다.
북서울꿈의 숲 앞으로 동북선이 지나간다 ©서울시
북서울꿈의 숲 앞으로 동북선이 지나간다

이밖에도 동북부 7호선 지역에서 서울 도심으로 들어올 때 4호선과 6호선 환승 외에 선택지가 추가로 생기게 되며, 4호선과 6호선 사이의 지하철 음영 지역이 역세권(월계로 위아래 지역)으로 바뀐다. 관광 활성화 측면도 주목된다. 불암산은 그동안 당고개역이나 상계역에서 올라가는 게 보통이었는데, 동북선이 개통되면 불암산 힐링타운 쪽으로 올라가는 길도 활성화될 것이다. 지하철로 가는 게 불가능했던 북서울꿈의 숲의 교통이 편해지는 것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제기동역이 크게 주목된다. 제기동역은 서울의 지하철역 중에 노인무임승차 비율이 가장 높은 역이다. 그 비율은 50%가 넘는다. 이용객의 절반 이상이 노인이라는 뜻이다. 현재는 환승역이 아니라 접근성에 한계가 있었지만, 동북선이 남북으로 추가로 지나가면서 더 많은 노인 승객을 끌어 모으게 될 것이다. 동북선은 민간자본이 투자되는 경전철이지만, 우이신설선, 신림선과 마찬가지로 노인들은 무임으로 이용할 수 있다.

*본고에 소개된 동북선 관련 일부 수치는 잠정이며, 운영 및 개통 계획은 향후 변경될 수 있음
동북선 차량기지 공사 현장 ©서울시
동북선 차량기지 공사 현장

한우진 시민기자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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