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스위트홈'에 영감을 준 "서울의 오래된 아파트"
서울사랑
발행일 2021.02.04. 15:40
서울 랜선 유람 K-콘텐츠의 시작이 되는 서울의 아파트 이야기
서울의 역사를 품은 오래된 아파트가 이제는 영감을 주는 중요한 소재가 되고 있다.
서울의 오래된 아파트
서울이라는 도시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아파트’.
지금 이 순간에도 서울엔 새로운 아파트가 속속 올라가고 있지만, 1937년에 지어진 아파트도 동시에 존재한다.
서울의 오래된 아파트 중에서도 지어진 지 50년이 훌쩍 넘는 아파트는 영화나 드라마, 특히 해외에서도 사랑받는 K-콘텐츠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우리의 일상 속에 살아 있는 주거 문화 박물관의 역할을 하는 아파트는 새로운 창작물의 영감이 되기도 하고, 우리 사회 현실의 단면을 담아내는 배경이자 오브제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은 공개된 후 4주 동안 전 세계 2,200만 유료 구독 가구가 시청해 K-몬스터 시리즈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스위트홈’이라는 제목과는 역설적이게도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내용의 배경이 되는 곳은 초록색 외관의 충정아파트와 내부 구조가 독특한 회현제2시민아파트다. 지어진 지 50년, 80년이 넘는 서울의 오래된 아파트에서 드라마의 공간에 대한 영감을 받아 더욱 극적인 공간을 창조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서울엔 새로운 아파트가 속속 올라가고 있지만, 1937년에 지어진 아파트도 동시에 존재한다.
서울의 오래된 아파트 중에서도 지어진 지 50년이 훌쩍 넘는 아파트는 영화나 드라마, 특히 해외에서도 사랑받는 K-콘텐츠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우리의 일상 속에 살아 있는 주거 문화 박물관의 역할을 하는 아파트는 새로운 창작물의 영감이 되기도 하고, 우리 사회 현실의 단면을 담아내는 배경이자 오브제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은 공개된 후 4주 동안 전 세계 2,200만 유료 구독 가구가 시청해 K-몬스터 시리즈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스위트홈’이라는 제목과는 역설적이게도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내용의 배경이 되는 곳은 초록색 외관의 충정아파트와 내부 구조가 독특한 회현제2시민아파트다. 지어진 지 50년, 80년이 넘는 서울의 오래된 아파트에서 드라마의 공간에 대한 영감을 받아 더욱 극적인 공간을 창조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말이다.
과거 하천을 따라 휘어진 채로 지어진 서소문아파트
중앙이 뚫린 파티오형 내부 구조의 충정아파트
이 밖에도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남주인공 박동훈 역(이선균 분)의 대사와 장면에 등장하는 서소문아파트는 유선형으로 휘어진 독특한 건물 형태가 기억에 남는다. “이 건물 밑이 원래 하천이야. 물길 따라 지어가지고 이렇게 휘었잖아. 복개천 위에 지어가지고 재건축도 못하고, 그냥 이렇게 있다가 수명이 다하면 없어지는 거야.”(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현재 충정아파트와 서소문아파트의 1층엔 식당, 커피숍, 편의점 등 상업 공간이 자리하고 있어 언제든 역사 속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
현재 충정아파트와 서소문아파트의 1층엔 식당, 커피숍, 편의점 등 상업 공간이 자리하고 있어 언제든 역사 속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
|서울을 지키는 장수 아파트
<파티오형>
1937년 서대문구 충정아파트
<구름다리 출입구형>
1970년 중구 회현제2시민아파트
<주상복합형>
1972년 서대문구 서소문아파트
옛 모습을 간직한 아파트 도로 위 버스가 지나고 있다
|철거된 주공아파트, 다큐멘터리 소재가 되다
2019년 12월 17일, 둔촌주공아파트는 건설된 지 39년 만에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비록 건물은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추었지만,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러 형태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 특히 입주민으로서 둔촌주공아파트의 아카이브 기록을 적극적으로 도모한 이가 있으니 바로 이인규 작가다. 그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 한순간에 무너진다는 사실에 ‘귀향’을 결정했고, <안녕, 둔촌주공아파트>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웃사촌’이란 말이 떠오를 정도로 서울에서 보기 힘든 정겨운 아파트촌이었죠. 막상 영원히 없어진다는 소식을 들으니 상실감이 컸고, 그래서 무언가를 기록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긴 것 같아요.”
프로젝트의 마지막 책 <안녕, 둔촌×가정방문>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라야와 함께 영상물도 제작했기 때문이다. ‘당신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라는 부제의 영화 <집의 시간들>(2018)은 아파트에 사는 열두 가구를 직접 방문해 사람이 아닌 집을 주인공으로 한 기록으로 담담하게 다가온다. 이 영화는 ‘제9회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경쟁 부문과 ‘제6회 춘천영화제’ 본선 후보, ‘제18회 인디다큐페스티발 2018’과 ‘제6회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웃사촌’이란 말이 떠오를 정도로 서울에서 보기 힘든 정겨운 아파트촌이었죠. 막상 영원히 없어진다는 소식을 들으니 상실감이 컸고, 그래서 무언가를 기록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긴 것 같아요.”
프로젝트의 마지막 책 <안녕, 둔촌×가정방문>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라야와 함께 영상물도 제작했기 때문이다. ‘당신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라는 부제의 영화 <집의 시간들>(2018)은 아파트에 사는 열두 가구를 직접 방문해 사람이 아닌 집을 주인공으로 한 기록으로 담담하게 다가온다. 이 영화는 ‘제9회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경쟁 부문과 ‘제6회 춘천영화제’ 본선 후보, ‘제18회 인디다큐페스티발 2018’과 ‘제6회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인규 작가와 라야 감독이 완성한 둔촌주공아파트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집의 시간들’
|둔촌주공아파트를 만나고 싶다면
서울기록원 전시, ‘기록의 발현: 주공아파트 주민의 기록’
서울기록원에서는 둔촌주공아파트를 포함한 서울 시내 주공아파트에 대한 사라진 이야기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주공아파트에 살았던 주민의 기록을 보여주면서 주민들 사이의 시너지와 영향력, 아파트마다 생긴 기록 단체를 소개한다. 그곳에 살지 않았다면 몰랐을 이야기들을 펼쳐내 ‘작은 역사’로 남기고 있는 것. 이 전시는 홈페이지에서도 동시에 진행해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실제 관람하는 느낌을 즐길 수 있다.
전시내용: <기록의 발현: 주공아파트 주민기록>
기간: 12월 31일까지
장소: 서울기록원 (서울시 은평구 통일로62길 7)
문의: 02-350-5601
온라인 전시: https://archives.seoul.go.kr/
기간: 12월 31일까지
장소: 서울기록원 (서울시 은평구 통일로62길 7)
문의: 02-350-5601
온라인 전시: https://archives.seoul.go.kr/
※ 전시는 사회적 거리 두기 운영 방침을 준수해 별도 공지 시까지 사전 예약 관람제로 운영합니다.
(건축사사무소) 나우랩 소장
|건축가 최준석의 ‘나의 오래된 아파트에게’
세월의 때를 잔뜩 묻힌 채 낡고 부스러져가는 골동품 같은 공동주택은 인간 군상과 그들의 심리를 드러내기에 더할 나위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화제의 드라마 <스위트홈> 속 아파트는 가상공간이지만 실재하는 두 곳의 아파트를 모티브로 탄생했다. 건물 외관은 회현제2시민아파트, 색상은 서대문 충정아파트를 참고했다. 준공한 지 51년 된 회현제2시민아파트는 개발 시대에 지은 마지막 시민아파트로, 1970년 5월 무허가 판자촌을 철거하고 300여 가구의 아파트로 준공했다. 당시에는 보기 드문 중앙난방에 세대별로 수세식 화장실을 갖춘 최초의 아파트로 인기가 높았다. 가파른 지형을 활용해 출입이 1층, 6층, 7층으로 각각 분리되어 거주 층을 따라 가까운 출입구로 진입하도록 설계되었다.
반면 녹색 외벽이 인상적인 서대문 충정아파트는 1937년에 준공되어 현재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다. 그 시절 최초로 철근 콘크리트 구조에 중앙난방과 엘리베이터를 갖춘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은 경성의 대표적 랜드마크였고, 유엔군 전용의 ‘트레머호텔’로 사용되었다. 이후 ‘코리아관광호텔’, ‘유림아파트’ 시절을 거쳐 1979년 충정로 8차선 확장 공사를 통해 아파트의 절반이 사라진 모습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화제의 드라마 <스위트홈> 속 아파트는 가상공간이지만 실재하는 두 곳의 아파트를 모티브로 탄생했다. 건물 외관은 회현제2시민아파트, 색상은 서대문 충정아파트를 참고했다. 준공한 지 51년 된 회현제2시민아파트는 개발 시대에 지은 마지막 시민아파트로, 1970년 5월 무허가 판자촌을 철거하고 300여 가구의 아파트로 준공했다. 당시에는 보기 드문 중앙난방에 세대별로 수세식 화장실을 갖춘 최초의 아파트로 인기가 높았다. 가파른 지형을 활용해 출입이 1층, 6층, 7층으로 각각 분리되어 거주 층을 따라 가까운 출입구로 진입하도록 설계되었다.
반면 녹색 외벽이 인상적인 서대문 충정아파트는 1937년에 준공되어 현재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다. 그 시절 최초로 철근 콘크리트 구조에 중앙난방과 엘리베이터를 갖춘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은 경성의 대표적 랜드마크였고, 유엔군 전용의 ‘트레머호텔’로 사용되었다. 이후 ‘코리아관광호텔’, ‘유림아파트’ 시절을 거쳐 1979년 충정로 8차선 확장 공사를 통해 아파트의 절반이 사라진 모습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에 영감을 준 녹색 외관의 아파트
충정아파트 외관
문 안쪽에서 바라 본 충정아파트의 모습
현재 회현제2시민아파트와 충정아파트는 리모델링이 예정돼 있다. 서울시가 ‘마지막 시민아파트’와 ‘가장 오래된 아파트’의 가치를 살려 보존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충정아파트는 문화·전시 시설로 변경하는 정비 계획을 마련해 진행 중이다.
오래된 아파트는 잊고 있던 ‘오래된 미래’의 교훈을 일깨워준다. <스위트홈>에서 살아남은 이들도 공포와 불안을 이겨내며 원래의 일상을 찾고자 노력했다. 괴물이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어지는 그들의 일상은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아파트, 그 흔한 존재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여지 하나를 얻었다.
오래된 아파트는 잊고 있던 ‘오래된 미래’의 교훈을 일깨워준다. <스위트홈>에서 살아남은 이들도 공포와 불안을 이겨내며 원래의 일상을 찾고자 노력했다. 괴물이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어지는 그들의 일상은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아파트, 그 흔한 존재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여지 하나를 얻었다.
넥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의 영감이 된 서울의 오래된 아파트
글 김시웅, 오승해 사진 이정우 영상 양우승
자료제공 넷플릭스
출처 서울사랑 (☞ 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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