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병원 가기 걱정될 때, '병원안심동행 서비스' 이용해 봤어요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2.07.06. 13:54

수정일 2023.05.25. 10:49

조회 11,990

서울시는 혼자 병원 가기가 어려운 시민을 위해 '병원 안심동행서비스'을 진행하고 있다. ⓒ김윤경
서울시는 혼자 병원 가기가 어려운 시민을 위해 '병원 안심동행서비스'을 진행하고 있다. ⓒ김윤경

며칠 전, 홀로 계신 친척 어르신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언젠가부터 눈이 더 뿌옇고 시야가 흐릿해져 꽤 불편하다고 하셨다. 더군다나 눈이 안 좋은 탓에 혼자 안과에 가기 좀 불안하다고도 덧붙였다. 혼자 사는 1인가구가 갑작스럽게 아프면 어떡하는 게 좋을까. 
 1인가구 병원안심동행서비스 ⓒ서울시 1인가구 포털
1인가구 병원안심동행서비스 ⓒ서울시 1인가구 포털

서울시에서는 ‘1인가구 병원 안심동행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1인가구 병원 안심동행서비스’는 동행매니저가 병원을 갈 때부터 귀가할 때까지 모든 과정에서 보호자처럼 함께 해주는 서비스다. 꼭 1인가구만 아니라, 1인가구 유사상황(갑자기 아픈데 함께 할 가족과 지인이 없는 경우)에도 신청이 가능하다.

기자는 어르신에게 ‘1인가구 병원 안심동행서비스’를 알려드렸다. 혹시 언제라도 병원에 갈 일이 생길 때, 합리적인 비용으로 편안하게 갈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어르신이 처음이라며 낯설어하시길래 마침 시간이 맞아 동행해 보기로 했다.

신청은 전화(1533-1179)나 온라인(http://seoul1in.co.kr)으로 할 수 있다. 본인이 아니라도 가족이 아픈 경우라면 대신 신청할 수도 있다.

기자는 전화로 신청했는데, 전화신청은 콜센터 운영시간인 평일 오전 7시에서 오후 8시까지만 가능하다. 상담원은 기자에게 이용자와의 관계를 물은 후, 이용자 이름과 성별, 생년월일, 집 주소와 병원 이름, 날짜, 시작 및 종료시간을 물었다.

이동수단을 물었는데 만약 대중교통이라면 동행매니저와 각각 교통요금을 지불하지만, 택시라면 이용자가 지불하게 된다.

이용자가 거동이 힘든 경우나 신청내용과 다를 경우라면,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또 동행매니저는 수시로 휴대폰을 통해 상황보고를 할 수 있으니, 이 점에 대해서도 미리 양해를 구했다. 
복장과 명패 등을 착용한 동행매니저의 모습에 더욱 신뢰가 생겼다. ⓒ김윤경
복장과 명패 등을 착용한 동행매니저의 모습에 더욱 신뢰가 생겼다. ⓒ김윤경

동행매니저는 집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지만, 현관 바로 밖부터는 약속장소로 잡을 수 있다.

기본 이용시간은 처음 1시간은 5,000원이며, 이후 30분마다 2,500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서비스를 이용하면 문자로 결제청구서가 전달돼 카드 결제나 무통장 입금을 할 수 있다. 만약 중위소득 85% 이내(올해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중위소득 100% 이하까지)에 들면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이용일 당일까지 증빙자료를 팩스나 동행매니저에게 보여주면 이용금액이 부과되지 않는다.

동행매니저들은 주로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간호조무사 등의 전문 인력으로 교육을 받고 또 결격사항조회를 거쳐 선정된다고 한다. 매니저 매칭은 동성끼리 연결해 준다. 현재 동행매니저의 남녀 비율은 비슷하고, 이용자는 40~70대가 많은 편이라고 한다. 
신청한 날부터 병원 이용을 마칠 때까지 여러 차례 전화와 메시지가 왔다.  ⓒ김윤경
신청한 날부터 병원 이용을 마칠 때까지 여러 차례 전화와 메시지가 왔다. ⓒ김윤경

신청을 마치자 확인 전화와 문자가 왔다. 며칠 뒤에는 동행매니저의 이름 등이 담긴 문자가 도착했다. 병원 가는 당일에는 동행매니저에게서 문자와 전화가 왔다. 매우 철저하게 관리가 되고 있었다.   
이용자 신분증을 환인하고 있는 동행매니저 ⓒ김윤경
이용자 신분증을 환인하고 있는 동행매니저 ⓒ김윤경

“안녕하세요. OOO 어르신이신가요? 오늘 동행할 매니저 OOO입니다. ”
시간에 맞춰 약속했던 아파트 정문 앞으로 나가니, 청색 복장과 가방을 든 동행매니저가 미리 와 있었다. 동행매니저는 목에 건 본인의 신분증을 보여주고, 어르신의 신분증을 살펴본 후 어르신에게 오늘 일정을 간단히 확인했다. 
이용자와 동행매니저가 함께 병원으로 가고 있다. ⓒ김윤경
이용자와 동행매니저가 함께 병원으로 가고 있다. ⓒ김윤경

“어르신 참 건강하시고 고우세요. 제가 부축해 드릴게요. 가방 들어 드릴까요?” 어르신이 걷는 데 불편한 점은 없는지 동행매니저는 계속 살폈다. 
“가시는 병원이 어딘지 살펴봤는데요. 이 방향이 조금 더 수월할 거 같아요.”
동행매니저는 미리 와서 병원을 탐색해 봤다고 하면서 좀 더 가깝고 편한 길을 안내해 줬다. 동행매니저와 함께 걷는 두 사람의 뒷모습은 영락없이 할머니와 손녀 같아 보였다. 
안과에 들어가는 동행매니저와 이용자 ⓒ김윤경
안과에 들어가는 동행매니저와 이용자 ⓒ김윤경
동행매니저가 진료 접수를 하고 있다. ⓒ김윤경
동행매니저가 진료 접수를 하고 있다. ⓒ김윤경

안과에 도착하니 동행매니저가 접수창구에 가서 진료를 접수한 후, 손 세정제를 함께 발랐다. 조금이나마 어르신이 불편하지 않을까 살피는 모습에서 마음이 놓였다. 어르신 차례가 되자 진료실로 함께 들어갔다. 어르신은 안과에서 몇 가지 검사를 받았는데 노화로 인한 백내장이라며 안약을 처방 받았다. 
 동행매니저가 진료 접수하는 걸 도와주고 있다. ⓒ김윤경
동행매니저가 진료 접수하는 걸 도와주고 있다. ⓒ김윤경

이어 동행매니저는 접수처에서 어르신에게 받은 카드를 가지고 진료비를 수납한 후, 처방전을 받아 어르신에게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 이어 약국에 가서 동행매니저는 처방전을 약사에게 주고 약 설명을 꼼꼼히 들은 후 다시 한 번 어르신에게 알려줬다. 매우 친절하게 잘 설명해 주셔서 어르신도 무척 흡족해 하셨다. 
꼼꼼하게 처방전을 보며 알려주고 있다. ⓒ김윤경
꼼꼼하게 처방전을 보며 알려주고 있다. ⓒ김윤경

“이용자들 중에 젊은 분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요. 본인들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줄 몰랐는데, 이렇게 이용해 보니 좋다고 하세요. 젊은 층들은 수면내시경을 받고 보호자가 필요할 때 신청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저희는 이용자 집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는데, 어르신들이 외로우시니까 집에서 밥 먹고 가라고 하시죠. 그럴 땐 모셔다 드리고 돌아서면서 마음이 좀 짠해요.” 
약국에서 처방전을 받고 있다. ⓒ김윤경
약국에서 처방전을 받고 있다. ⓒ김윤경
동행매니저가 약 봉투를 어르신에게 건네준다. ⓒ김윤경
동행매니저가 약 봉투를 어르신에게 건네준다. ⓒ김윤경

약까지 받아서 처음 만났던 아파트 정문으로 돌아왔다. 감사한 마음에 음료수라도 드리려는 어르신에게 동행매니저는 정중히 사양했다. “아니에요. 저희는 받을 수 없어요. 마음만 받을게요.”
1인가구 병원안심동행서비스 종결 보고서에 사인하면 이용이 마무리된다. ⓒ김윤경
1인가구 병원안심동행서비스 종결 보고서에 사인하면 이용이 마무리된다. ⓒ김윤경

오늘 받은 1인가구 병원안심동행서비스 종결 보고서에 사인을 하면서 서비스는 끝났다.  어르신은 무척 미안해 하면서 동행매니저를 보냈다. "덕분에 몸도 마음도 편하게 병원을 다녀왔다"면서 "다음에도 병원에 갈 상황이 생기면 다시 병원안심동행서비스를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1인가구 병원안심동행서비스를 이용할 땐, 예약시간 전 날 오후 1시까지 동행매니저를 배정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3~4일 전에 예약하는 게 좋다. 월요일과 금요일은 전화량이 많은 편이고, 평일 저녁 6시 이후면 전화가 좀 뜸한 편이라고 한다. 

서울시는 '1인가구 병원 안심동행서비스'가 228일 만에 누적 이용자 3,00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런 서비스가 있어 안심이다. 비용도 크게 부담 없고, 어르신뿐만 아니라 청년들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더 반갑다. 모쪼록 '1인가구 병원 안심동행서비스'가 혼자 사는 1인 가구에게 큰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  

1인가구 병원 안심동행서비스

○ 지원대상: 거동불편 등으로 병원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1인 생활 시민
○ 지원내용: 병원 출발 및 귀가 시 동행, 병원 내 접수 또는 수납, 진료 동행 등
○ 운영시간: 월~금요일 오전 7시~오후 8시
 - 당일 연계는 주중만 시행, 주말은 사전 예약 건에 한해 지원
○ 이용요금: 기본 1시간 5,000원 (추가시간 30분당 2,500원, 교통비 자부담)
○ 서비스 신청: 전화(1533-1179), 온라인(http://seoul1in.co.kr)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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