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심리지원센터 무료 상담 받고 후련해졌어요~

시민기자 이성국

발행일 2022.05.27. 14:07

수정일 2022.05.27. 15:33

조회 24,639

75세 어르신이 심리상담을 마치고 상담사에게 건넨 쪽지 ⓒ이성국
75세 어르신이 심리상담을 마치고 상담사에게 건넨 쪽지 ⓒ이성국

여덟 번째 마지막 심리상담이 끝나갈 무렵, 75세 K 어르신이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쪽지를 내밀었다. 심리상담사는 힘주어 꾹꾹 눌러 쓴 ‘편안하고 후련해졌어요’라고 적힌 쪽지를 받아 들고 “저도 감사해요”라고 말했다.

K 어르신은 자식들과 불화가 심했다. 누구에게도 쉬이 말할 수 없는 마음의 괴로움을 심리상담을 하며 조금이나마 털어낼 수 있었다. 서울심리지원센터는 온라인을 통해 불안, 우울 등 자가검사를 먼저 하고 심리상담을 신청하게 된다. 그런데 K 어르신은 인터넷으로 신청을 할 줄 몰랐다. 상담사는 전화상담을 통해 K 어르신의 상태를 파악하고 심리상담을 진행했다. 어떤 말이라도 공감하며 귀 기울여 들어 드리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처음 어르신과 마주앉았을 땐 표정이 너무 어두웠어요. 말씀도 잘 하지 않으셨고요. 근데 회차가 진행될수록 속 깊은 이야기를 해 주셨죠. 저는 공감하며 잘 들어 드렸고요. 마지막 상담 때 쪽지를 받고는 저도 울컥했어요. 보람도 느꼈고요. 심리상담이 더 필요하면 다른 기관을 연결해 드리겠다는 말씀도 드렸어요.”
서울심리지원동남센터 내 편안하게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 ⓒ이성국
서울심리지원동남센터 내 편안하게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 ⓒ이성국

서울심리지원센터는 동북권, 동남권, 서남권, 중부권으로 나눠 권역별 심리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만 19세 이상의 서울시민 또는 서울 소재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는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심리적 문제가 느껴지면 심리상담이나 심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위로 받고 힘을 얻을 수 있다.

심리상담은 무료로 8회까지 받을 수 있으며, 심리상담이 더 필요한 경우에는 다른 기관을 연결해 심리상담을 이어가게 도와주기도 한다. 각 권역별 심리지원센터에서는 심리상담뿐 아니라 특화된 심리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심리장애 예방, 마음챙김, 대인관계 갈등해결 프로그램, 명상수업 등 마음을 튼튼하게 해줄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서울심리지원동남센터 장벼리 팀장 ⓒ이성국
서울심리지원동남센터 장벼리 팀장 ⓒ이성국

서울심리지원동남센터의 장벼리 팀장은 상담했던 20대 후반의 취업준비생 M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장점이 많은 내담자였어요. 자꾸 취업에 실패하니깐 이젠 이력서도 쓰기 싫다고 하더라고요. 면접 보기도 두렵고, 짜증나고, 우울하고, 자신감도 떨어지고…. 막말을 쏟아내다가도 눈을 맞추고는 씨익 웃더라고요.” 
장벼리 팀장은 "실패에서 오는 화나고 우울한 기분은 정상적인 감정이니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그리고 "당신은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고 그를 격려했다고 한다. 

4회차 상담 30분 전, M에게서 전화가 왔다. “저 이제 상담 못해요.” 
장벼리 팀장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이윽고 M의 활기찬 목소리가 들렸다. “선생님 저 합격했어요.” 
장벼리 팀장은 신명나서 깡충깡충 뛰는 M의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축하해요. 저도 너무 기뻐요.” 
며칠 후 M은 인사를 하고 싶다며 다시 한번 센터를 찾아왔다. 장벼리 팀장은 M의 밝은 에너지가 전달되어 자신까지 기운을 얻었다고 한다. 
서울심리지원동남센터의 심리상담사 ⓒ이성국
서울심리지원동남센터의 심리상담사 ⓒ이성국

서울심리지원동남센터에는 8명의 상담사가 있지만 지금 상담 신청을 해도 2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 다른 심리지원센터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한다. 상담을 기다리는 시민도 상담사도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들어 마음의 평화를 찾는 시간이 빨리 오기를, 그리고 늦더라도 마음의 평화를 찾는 시민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내담자들이 희망과 기대를 적어 만든 소원나무 ⓒ이성국
내담자들이 희망과 기대를 적어 만든 소원나무 ⓒ이성국

서울심리지원 동남센터

○ 위치: 서울시 송파구 충민로6길17(장지동 848) 사랑동 202호
○ 교통: 지하철 8호선 장지역 2번 출구에서 도보 10~15분
홈페이지
○ 문의: 02-2144-1192~5

서울심리지원 동북센터

○ 위치: 서울시 도봉구 삼양로 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덕우당
○ 교통: 우이신설 경전철 4.19민주묘지역(덕성여대역) 1번 출구
홈페이지
○ 문의: 02-901-8618

서울심리지원 서남센터

○ 위치: 서울시 양천구 신월로 176, 3층
○ 교통: 지하철 2호선 신정네거리역 2번 출구에서 도보 16분
홈페이지
○ 문의: 02-2602-3276

서울심리지원 제4권역센터(중부)

○ 위치: 서울시 동대문구 고산자로 36길3, 301호 외(제기동)
○ 교통: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 2번 출구, 1호선 청량리역 1번 출구에서 각각 도보 5분 내외
홈페이지
○ 문의: 02-959-8002~6

시민기자 이성국

매일 여행을 떠나는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그러므로 나는 매일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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