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고 행정기관 '의정부' 유적 공개 현장을 가다
발행일 2021.06.23. 15:02
서울시, 6월 21~ 23일 시민 60명에게 의정부지 개방
서울시가 광화문 곁에 자리한 조선시대 의정부 유적 현장을 공개했다. 궁궐전문가의 해설과 현장 책임자의 유적 안내, 문화재 보존처리 전문가의 설명을 엮어 한 시간 반 정도의 꽤 괜찮은 인문학 현장 강좌로 꾸며졌다.
얼마 전 광화문광장 육조거리 현장 탐방을 신청할 때 신청자들이 순간적으로 너무 몰려 가슴 졸였던 기억이 있던 터라, 6월 21일~23일 총 3회 60명에게만 허락되는 이번 공개 참관에 재빠르게 신청을 시도했다.
얼마 전 광화문광장 육조거리 현장 탐방을 신청할 때 신청자들이 순간적으로 너무 몰려 가슴 졸였던 기억이 있던 터라, 6월 21일~23일 총 3회 60명에게만 허락되는 이번 공개 참관에 재빠르게 신청을 시도했다.
참여자들에게 지급된 안내자료와 기념품. 모든 설명은 개인 수신기를 통해 전달됐다. ⓒ박지영
의정부 유적 공개 현장 참여자로 선정되다!
접수 성공 이후 현장을 본다는 기대감에 광화문을 지날 때마다 가림막으로 둘러싸인 의정부지를 유심히 바라보곤 했다. 공원이었던 이곳은 의정부터가 처음 확인된 2013년 이후 7년여 간의 연구 및 발굴 조사를 바탕으로 작년에 사적 제 558호의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지정명칭은 ‘의정부지(議政府址)’다. 필자도 이곳에서 친구들과 찍은 사진이 있는데, 오래 전 일이기도 했지만 근 몇 년 동안은 가림막이 더 익숙해진 터라,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호기심이 먼저 앞섰다.
당일 아침, 약속 장소에선 유적지 첫 개방을 기다리는 참여자들과 스태프, 방송 장비가 눈에 들어왔다. 명단 확인과 체온 측정 등 방역 체크를 한 후 준비된 안내지를 살펴보는 동안 모든 준비가 마무리 되었다. 참가자와 스태프들은 현장 강의를 맡은 명지대 홍순민 교수의 인솔에 따라 이동했다. 이번 답사 참여 연령대는 젊었다. 초등학생부터 대부분 40대 이하로 평일 낮에 보기 드문 구성이었다.
당일 아침, 약속 장소에선 유적지 첫 개방을 기다리는 참여자들과 스태프, 방송 장비가 눈에 들어왔다. 명단 확인과 체온 측정 등 방역 체크를 한 후 준비된 안내지를 살펴보는 동안 모든 준비가 마무리 되었다. 참가자와 스태프들은 현장 강의를 맡은 명지대 홍순민 교수의 인솔에 따라 이동했다. 이번 답사 참여 연령대는 젊었다. 초등학생부터 대부분 40대 이하로 평일 낮에 보기 드문 구성이었다.
홍순민 교수가 고종 어극 40년 칭경기념비 앞에서 서울 중심부의 구조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박지영
의정부 유적 전체 유구 발굴현황 (일제강점기에는 의정부 터에 경기도청이 자리했다) ⓒ서울시
현장 강의는 ‘의정부지’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며 주변 입지와 중학천, 청진동, 육조거리 등 도심 속 역사의 흔적들로부터 시작됐다.
먼저 세종대로와 새문안로의 교차지점 가까이에 위치한 고종 어극 40년 칭경기념비전 앞으로 이동했다. 서울에 살면서도 무심결에 지나쳤던 역사 유적과 지명들의 존재 의미를 짚어줘 참가자들의 호응이 높았다.
먼저 세종대로와 새문안로의 교차지점 가까이에 위치한 고종 어극 40년 칭경기념비전 앞으로 이동했다. 서울에 살면서도 무심결에 지나쳤던 역사 유적과 지명들의 존재 의미를 짚어줘 참가자들의 호응이 높았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옥상정원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참가자들 ⓒ박지영
홍 교수의 강의 하이라이트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8층 옥상정원에서 이뤄졌다. 무료로 이용 가능한 옥상정원은 경복궁 일대와 세종대로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오는 촬영명소이기도 하다. 이 곳은 현재 진행 중인 광화문 광장 및 의정부지 일대를 가장 잘 살펴볼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세종로 발굴조사를 통해 의정부와 마주하고 있던 삼군부(군사업무 총괄), 사헌부(관리 감찰) 등 조선시대 주요 관청의 위치와 건물기초가 확인되면서 문(文)과 관련된 관청은 동쪽에, 무(武)와 관련된 관청은 서쪽에 둔다는 조선시대 육조거리 조성 원칙을 실제로 확인했는데, 이를 살펴볼 수 있는 최적지가 바로 여기다.
세종로 발굴조사를 통해 의정부와 마주하고 있던 삼군부(군사업무 총괄), 사헌부(관리 감찰) 등 조선시대 주요 관청의 위치와 건물기초가 확인되면서 문(文)과 관련된 관청은 동쪽에, 무(武)와 관련된 관청은 서쪽에 둔다는 조선시대 육조거리 조성 원칙을 실제로 확인했는데, 이를 살펴볼 수 있는 최적지가 바로 여기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옥상정원에서 내려다 본 경복궁과 그 일대 ⓒ박지영
이곳에선 경복궁을 둘러싼 주변 요소들을 배경으로 의정부 조성부터 소멸까지(1400~1907년)의 전 과정의 핵심을 추려 설명했다. 경복궁의 좌측 백악산(현 북악산)과 휴암(鵂岩) 사이에서 흘러내린 삼청동천과 오른쪽의 백악산과 인왕산 사이에서 흘러내린 백운동천이 흘러 청계천으로 이어지는 물길 이야기, 광화문 사거리의 주요 유적, 우리가 잘 못 알고 있던 문화재의 이름들과 역할, 가치들을 짚어줬다.
의정부지 가림막에는 의정부의 역할과 위치, 변화에 대한 정보가 적혀있다.ⓒ박지영
의정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홍 교수는 ‘총백관, 평서정, 리음양, 경방국’이란 말로 짧게 설명했는데, 알고 봤더니 가림막에 적혀있던 말이 의정부의 기능을 이해하는 핵심어였다.
현장 발굴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의 생동감 넘치는 설명
1시간 동안 진행된 교수님의 강연이 마무리 된 후, 의정부 발굴 현장으로 이동했다. 현장 설명은 의정부 유적 현장에서 4년 간 발굴조사를 이끌었던 조치욱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가 진행했다.
먼저 준비된 자료를 함께 보며 발굴조사에 대한 간략한 설명에 이어, 의정부지 내 정본당(영의정‧좌의정‧우의정 근무처), 협선당(종1품‧정2품 근무처), 석획당(재상들의 거처) 등 주요 유구를 통해 조선시대 관청의 배치, 규모, 격식 등도 함께 가늠해 봤다.
먼저 준비된 자료를 함께 보며 발굴조사에 대한 간략한 설명에 이어, 의정부지 내 정본당(영의정‧좌의정‧우의정 근무처), 협선당(종1품‧정2품 근무처), 석획당(재상들의 거처) 등 주요 유구를 통해 조선시대 관청의 배치, 규모, 격식 등도 함께 가늠해 봤다.
현장에 마련된 설명판. 발굴의 시작과 과정, 결과들을 요약해둬 참고하기 좋았다. ⓒ서울시
현장 발굴을 이끌었던 학예연구사의 설명으로 현장 답사가 이어졌다. ⓒ박지영
760여 점의 다양한 유물이 출토된 의정부지
또한 의정부 터 발굴조사를 통해 경복궁 중건(1865년)과 함께 재건된 의정부 중심건물(삼정승의 근무처인 정본당, 재상들의 회의장소인 석획당 등), 부속건물, 후원(연못과 정자)의 기초부도 확인하는 한편, 백자청화운봉문 항아리편 등 출토된 760여 점의 다양한 유물에 관한 김영택 문화재보존처리 전문가의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의정부 유적의 보존처리 과정이 처음으로 공개되었는데, 건물지 석부재를 전문적으로 세척하거나 보존경화처리 하는 데 필요한 도구들을 실제로 볼 수 있었다.
발굴 조사에 사용된 기자재들 ⓒ박지영
보존 및 복원에 필요한 기자재들과 용품들을 소개하면서 초음파 기계 사용법도 시연했다. ⓒ박지영
역사 문화 공간으로 거듭날 의정부지
서울시는 의정부 터(11,300㎡)에서 발굴된 건물지, 초석 등을 보존처리한 뒤 유구 보호시설을 세워 유적을 원위치‧현상태로 안전하게 보존하고 주변에 공원 등을 조성해 시민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도심 속 역사문화공간으로 재탄생 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설계 및 조성이 진행될 예정이라는데, 작년 국제 설계 공모를 통해 유구 보호시설 건립을 위한 설계사를 선정했단다.
의정부지가 정비되면 시민 누구나 찾아와 역사의 흔적을 체험할 수 있는 명소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의정부지가 정비되면 시민 누구나 찾아와 역사의 흔적을 체험할 수 있는 명소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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