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산수화 길을 품고 있는 '청운도서관' 힐링하기 딱 좋아!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21.06.23. 13:01

수정일 2021.06.23. 18:47

조회 1,515

공공도서관은 그리 화려하거나 튀지 않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특별한 도서관이 있다. 종로구 청운동 인왕산 자락에 위치한 청운문학도서관이다. 

한옥 보급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2014년 설립된 이곳은 '2015년 대한민국 한옥 대상'을 수상한 최초의 한옥 공공도서관이다. 사진으로 본 한옥도서관의 뷰는 설레기에 충분한 자태였다. 언젠가 꼭 방문하리라 했던 마음이 움직인 것은 6월의 어느 오후다. 들뜬 마음으로 숲속의 청운문학도서관으로 향했다. 
시인의 영혼과 교감하는 윤동주문학관
시인의 영혼과 교감하는 윤동주문학관 ⓒ박은영

버스를 타고 자하문고개, 윤동주문학관에서 하차했다. 눈 앞에 보이는 크고 높은 건물이 윤동주문학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곳에서는 시인채, 열린 우물, 닫힌 우물이라는 3개의 테마로 윤동주 시인의 일생을 조명하고 있었다. 2012년 문을 연 윤동주문학관은 버려져 있던 청운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한 곳으로 그 의미를 더했다.
청운도서관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경치
청운도서관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경치 ⓒ박은영
아카시아 향이 가득한 도서관 가는 길
아카시아 향이 가득한 도서관 가는 길 ⓒ박은영

청운문학도서관으로 향하는 오르막은 ‘진경산수화 길’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했다. 윤동주 문학관에서 수성동 계곡까지 3㎞ 남짓한 이 길은 선인들의 삶과 문화, 역사를 품은 곳이자 수려한 경치를 지닌 산책로라 했다. 말 그대로다. 길을 오르기 시작하자 장관이 펼쳐졌다. 보이는 경치가 다르고 공기가 달랐다. 매일이고 걷고 싶은 길이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코끝에 닿는 아카시아의 향으로 기분도 좋아졌다. 이는 도서관까지의 8분 거리가 가볍게 느껴진 이유이기도 했다. 한가로이 혼자 걸어봐야 그 경치가 더욱 진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청운문학도서관 입구
청운문학도서관 입구 ⓒ박은영
도서관 맞은편 윤동주문학관의 화장실 입구와 인왕산으로 가는 길
도서관 맞은편 윤동주문학관의 화장실 입구와 인왕산으로 가는 길 ⓒ박은영

경치에 홀린 듯 걷다 보니 청운문학도서관 안내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우측으로는 인왕산 길이자 윤동주문학관에서 안내한 화장실도 있었다. 안내를 따라 도서관으로 향했다. 계단을 내려가니 숲속에 자리한 고즈넉한 암자와 같은 공간이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1층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인 한옥이, 지하 1층엔 열람실이 자리한 한옥도서관의 클래스는 남달랐다. 

계단을 더 내려가 지하 1층의 열람실부터 둘러봤다.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무더위 아동 쉼터라는 안내 스티커가 보인다. 한쪽의 낯선 기계는 장애인 전동휠체어 무료와 스쿠터 급속충전기였다. 건물 내로 진입하니 책 소독기와 식수대 그리고 벽에 전시된 시화들이 분위기를 정적으로 이끌었다. 그 사이로 우측엔 일반열람실이, 좌측엔 어린이 열람실이 위치해 있었다. 
청운문학도서관 1층 열람실 앞
청운문학도서관 1층 열람실 앞 ⓒ박은영
시화가 전시된 1층 열람실 내부
시화가 전시된 1층 열람실 내부 ⓒ박은영

일반열람실은 생각보다 넓었다. 뜻밖의 공간인 야외 테라스도 마련돼 있었다. 또한, 독서대를  갖춘 지정좌석과 PC 외에 여러 대의 태블릿도 준비돼 있었다. 세미나실엔 책상, 열람실엔 소파 등 다양한 디자인의 좌석도 보였다. 도서 대출은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5권까지, 15일간 대출이 가능하다. 어린이 열람실도 있어 아이와 함께 가볼 만한 곳으로 적극 추천하고 싶었다. 

청운도서관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1층의 한옥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물 위에 조성된 누정이다. ‘폭포 뷰’가 멋진 이곳에 앉아서 문밖으로 흐르는 폭포를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이 예술이어서 웬만한 멋진 카페 부럽지 않은 공간이다. QR 인증 후 입장할 수 있는 넓은 누정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시 낭독회 등이 열리는 공간으로 쓰였다고 한다. 
이제는 필수가 된 손소독과 QR 체크인
이제는 필수가 된 손소독과 QR 체크인 ⓒ박은영
청운도서관 일반열람실 모습
청운도서관 일반열람실 모습 ⓒ박은영

1층에서 책을 대여해 2층에서 독서가 가능했다. 숲속의 보물과 같은 이곳을 알고 있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청운문학도서관은 시, 소설, 수필 등 다양한 문학 도서를 소장하고 있는 문학 특화도서관이라 했다. 주민들에게 독서와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며 코로나 이전까지 인문학 강연, 창작교실, 아이들을 위한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왔다. 실제 6월부터 연말까지 어린이 독서 동아리를 운영,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매달 주제별 선정 도서를 낭독하고 관련 내용을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청운도서관 야외 테라스
청운도서관 야외 테라스 ⓒ박은영
공기와 경치 모두 장관인 한옥도서관
공기와 경치 모두 장관인 한옥도서관 ⓒ박은영

동시에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학부모 대상 독서 동아리도 진행한다. 다만, 이 모든 행사는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발령돼 있는 동안에는 온라인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또한, 도서관 측은 도서 장기 대출 및 우수 참여자에게 도서를 증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차분하게 둘러본 도서관의 내부는 어느 공간 하나 정갈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산속의 풍경과 어우러진 한옥의 은은한 매력은 그곳에 있다는 자체로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이끌었다. 
청운문학도서관  1층 한옥의 전경
청운문학도서관 1층 한옥의 전경 ⓒ박은영

집으로 돌아가는 길, 윤동주 문학관의 길 건너 버스 정류장 앞에는 한양도성 순례길로 오르는 계단이 보였다. 또한, 청계천 발원지라는 표지석도 흥미로웠다. 북악산 정상 쪽으로 약 150m 지점에 항상 물이 흘러나오고 있는데 이를 청계천의 발원지라 했다. 아울러, 그곳에는 두 개의 동상이 아픈 역사를 증명하고 있는데, 68년 1.21 사태에 자하문 고개 교전 과정에서 전사한 고 최규식 경무관과 고 정종수 경사를 추모하기 위한 동상이다. 이 사건으로 인왕산은 50년 동안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었으며 지난 2018년 시민에게 개방됐다.
청운문학도서관의 모습
청운문학도서관의 모습 ⓒ박은영

진경산수화 길을 품고 있는 청운문학도서관은 특별했다. 나만 알고 싶은 비밀스러운 공간에 온 듯 은밀한 기분을 만들어 줬다. 하지만, 이곳은 아는 사람은 이미 다 아는 힐링 플레이스였다. 1층 폭포 뷰가 보이는 누정에서 책을 읽으며 음료를 곁들이면 더 바랄 게 없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무엇보다 누정에서는 경치를 누리며 편하게 쉬거나 개인 책을 들고 가서 읽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는 코로나19로 화요일부터 일요일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단축 운영 중이다.

■ 청운문학도서관

○ 위치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36길 40
○ 운영시간 : 10:00 ~ 22: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도서관 안내 페이지 바로가기(클릭)
○ 문의 : 070-4680-4032

시민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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