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에서 수성동계곡까지, 화가 정선의 그림 찾아볼까?
발행일 2021.04.28. 09:40
인왕산 솔숲 기행을 떠났다. 18세기 화가 정선이 그린 '세검정'에서 시작, 정선의 또 다른 그림 '수성동'에 나타난 기린교를 확인하는 여정이었다.
세검정은 자문 밖(창의문을 자하문으로 부른 것에서 부암동 일대를 자문 밖이라 칭함) 홍제천 가에 있는 ‘정(丁)’ 자 형태의 아담한 정자다. 크기는 작지만 많은 역사적 사실과 관련된 옛이야기가 풍부한 곳이다. 탕춘대에서 풍류를 즐긴 연산군이 쉬던 곳, 광해군 때 반정군이 칼을 씻은 곳, 조선왕조실록 편찬 후 사초를 세초 했던 곳 등으로 알려져 있다. 정선의 그림 '세검정'에서 시작한 이번 산행은 정선의 인왕산 일대 그림 '수송동' 속 ‘기린교’를 만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다. 장마철이 아니라 홍제천도 수성동계곡도 물이 많지 않았지만 흐르는 맑은 물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여서 좋았다.
인왕산 등산로가 시작되는 지점의 홍지문과 오간대수문은 복원이 잘 되었으나 인왕산 등산로 중간 중간에 만난 탕춘대성은 방치되어 있었다. 폐허가 되어버린 유물이 주는 독특한 정취도 있지만, 가능하면 한양도성처럼 제대로 복원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인왕산 소나무 숲은 나무 계단으로 잘 정비된 숨 가쁜 오르막을 지나 서서히 나타난다. 이후 기차바위까지 한적하고 여유로운 솔숲을 거닐 수 있다. 토양이 좋은 곳은 활엽수에게 물려주고 험지에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솔숲을 지나면 어마어마하게 큰 화강암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는 인왕산 기차바위다. 주말의 여유를 즐기는 시민들이 기차바위 주변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열심히 인증사진을 남기고 있었다. 시야가 탁 트인 기차바위는 서울 한복판은 물론 멀리 한강의 물줄기까지 볼 수 있는 훌륭한 조망대다. 비록 거리가 좀 있지만 조선시대 법궁인 경복궁 전체가 한눈에 보인다. 연초록의 신록이 가득한 경복궁과 종묘 일원의 녹색 숲은 회색 도시의 초록 허파였다. 또한 무채색 콘크리트 빌딩 숲 속, 전통 한옥 건물로 가득찬 경복궁은 이 곳이 여타 도시가 아닌 바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임을 말없이 드러낸다.
솔숲과 멋진 서울 전경을 만끽하고 초행길인 수성동 계곡으로 향했다. 수성동계곡 가는 길은 인왕산 중턱을 내려와 2차선 도로를 따라가는 여유로운 길이다. 산 중턱에서 우연히 만난 멋진 건물 '인왕산 초소책방_더숲II’는 뜻밖의 행운이었다. 비록 코로나19로 답답했던 시민들이 많아 잠시 둘러보는데 그쳤지만, 별도로 꼭 다시 찾고 싶은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편한 길을 걷다 수성동계곡 안내판을 보고 작은 오솔길로 접어들었다. 중간에 옥류동천 청계천 발원지도 지나고 마침내 정선의 '수성동' 그림 속 ‘기린교'를 만났다. 이로써 조선시대 화가 정선의 그림 '세검정'에서 '수성동'까지 다양한 역사 유적과 멋진 풍경을 함께 즐긴 기분 좋은 주말 산행을 마무리했다.
세검정은 자문 밖(창의문을 자하문으로 부른 것에서 부암동 일대를 자문 밖이라 칭함) 홍제천 가에 있는 ‘정(丁)’ 자 형태의 아담한 정자다. 크기는 작지만 많은 역사적 사실과 관련된 옛이야기가 풍부한 곳이다. 탕춘대에서 풍류를 즐긴 연산군이 쉬던 곳, 광해군 때 반정군이 칼을 씻은 곳, 조선왕조실록 편찬 후 사초를 세초 했던 곳 등으로 알려져 있다. 정선의 그림 '세검정'에서 시작한 이번 산행은 정선의 인왕산 일대 그림 '수송동' 속 ‘기린교’를 만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다. 장마철이 아니라 홍제천도 수성동계곡도 물이 많지 않았지만 흐르는 맑은 물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여서 좋았다.
인왕산 등산로가 시작되는 지점의 홍지문과 오간대수문은 복원이 잘 되었으나 인왕산 등산로 중간 중간에 만난 탕춘대성은 방치되어 있었다. 폐허가 되어버린 유물이 주는 독특한 정취도 있지만, 가능하면 한양도성처럼 제대로 복원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인왕산 소나무 숲은 나무 계단으로 잘 정비된 숨 가쁜 오르막을 지나 서서히 나타난다. 이후 기차바위까지 한적하고 여유로운 솔숲을 거닐 수 있다. 토양이 좋은 곳은 활엽수에게 물려주고 험지에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솔숲을 지나면 어마어마하게 큰 화강암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는 인왕산 기차바위다. 주말의 여유를 즐기는 시민들이 기차바위 주변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열심히 인증사진을 남기고 있었다. 시야가 탁 트인 기차바위는 서울 한복판은 물론 멀리 한강의 물줄기까지 볼 수 있는 훌륭한 조망대다. 비록 거리가 좀 있지만 조선시대 법궁인 경복궁 전체가 한눈에 보인다. 연초록의 신록이 가득한 경복궁과 종묘 일원의 녹색 숲은 회색 도시의 초록 허파였다. 또한 무채색 콘크리트 빌딩 숲 속, 전통 한옥 건물로 가득찬 경복궁은 이 곳이 여타 도시가 아닌 바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임을 말없이 드러낸다.
솔숲과 멋진 서울 전경을 만끽하고 초행길인 수성동 계곡으로 향했다. 수성동계곡 가는 길은 인왕산 중턱을 내려와 2차선 도로를 따라가는 여유로운 길이다. 산 중턱에서 우연히 만난 멋진 건물 '인왕산 초소책방_더숲II’는 뜻밖의 행운이었다. 비록 코로나19로 답답했던 시민들이 많아 잠시 둘러보는데 그쳤지만, 별도로 꼭 다시 찾고 싶은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편한 길을 걷다 수성동계곡 안내판을 보고 작은 오솔길로 접어들었다. 중간에 옥류동천 청계천 발원지도 지나고 마침내 정선의 '수성동' 그림 속 ‘기린교'를 만났다. 이로써 조선시대 화가 정선의 그림 '세검정'에서 '수성동'까지 다양한 역사 유적과 멋진 풍경을 함께 즐긴 기분 좋은 주말 산행을 마무리했다.
서울시 기념물 제4호로 지정된 세검정과 그 앞의 차일암. 광해군 때 반정군이 홍제천에서 칼을 씻었기에 ‘세검정’이라고 한다. ⓒ양인억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3호로 지정된 홍지문과 탕춘대성. 조선시대 숙종 때 한양도성을 보완하기 위하여 북한산성과 연결하는 탕춘대성을 축성한다. 홍지문은 탕춘대성의 성문으로 1921년 홍수로 오간대수문과 함께 유실된 것을 1977년에 복원한 것이다 ⓒ양인억
탕춘대성과 홍제천이 만나는 부분에 세워진 오간대수문. 맨 우측 수문은 홍제천을 따라 걷는 산책로로 이용되고 있다 ⓒ양인억
한양도성과 연결된 탕춘대성의 흔적을 따라가는 인왕산 등산로는 세검정로 홍지문에서 시작된다 ⓒ양인억
등산로 초입의 복원된 탕춘대성과 달리 조금 걷다 보면 폐허처럼 남아있는 탕춘대성을 만나게 된다. ⓒ양인억
산행 중에 펼쳐지는 수도 한양의 주산인 북악산(백악산) 정경. ⓒ양인억
기차바위에서 망원렌즈로 살펴 본 한양도성의 창의문, 조선시대 ‘자하문'으로도 불린 탓에 창의문 밖 부암동 일원을 자문 밖이라 칭하기도 했다. ⓒ양인억
커다란 기차바위에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 난간이 잘 설치되어 있다. 코로나19로 답답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인왕산을 찾은 시민들이 기차바위를 지나고 있다 ⓒ양인억
기차바위에서 바라본 경복궁 전경, 다양한 형태의 빌딩으로 가득 찬 도심에 초록의 자연과 전통 한옥 건물이 가득 찬 고궁이 서울을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고 있다. ⓒ양인억
기차바위에서 바라본 인왕산 정상, 한양도성이 인왕산 정상으로 향하는 모습이 보이며 중간에 계단과 연결된 곳이 기차바위를 지나 한양도성과 만나는 지점이다. ⓒ양인억
교차로에서 조금 전 지나 온 기차바위를 되돌아본다. 중간중간 시민들이 보이는 기차바위 뒤로 북한산의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서 있다 ⓒ양인억
이곳 갈림길은 사방에 막히는 것이 없어 좋은 포토스팟, 종묘와 함께 조선시대 3대 목조건축물인 경복궁의 경회루와 근정전 등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아름답게 느껴진다. ⓒ양인억
한양도성 안쪽으로 도성길을 내려가다 보면 창의문과 수성동 계곡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이번에는 나무데크와 계단으로 근래에 조성된 길을 따라 수성동 계곡(사진상 나무 계단이 보이는 길)을 향했다 ⓒ양인억
‘인왕산 초소책방_더숲II’은 녹색 책방이다. ‘초소책방'에는 기후변화의 다양한 후유증을 실감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환경문제를 중심으로 한 책을 소개하고 있다 ⓒ양인억
인왕산에서 발원한 옥류동천은 수성동 계곡을 지난다. 수성동 계곡과 기린교는 서울시 기념물 제31호로 18세기 정선의 <수성동> 그림에 명확하게 등장한다. ⓒ양인억
■ 세검정
○ 서울시 기념물 제4호
○ 위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검정로 244
○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 홍지문 및 오간대수문
○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3호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홍지동 산4번지
○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 수성동계곡과 기린교
○ 서울시 기념물 제31호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옥인동 179-1외
○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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