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교수 "코로나19, 이렇게 전파력 강한 바이러스는 처음"

시민기자 박지원

발행일 2021.03.17. 13:01

수정일 2021.03.26. 09:38

조회 953

지난 3월 10일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이재갑 교수 인터뷰가 진행됐다 ⓒ Getty Images Bank
지난 3월 10일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이재갑 교수 인터뷰가 진행됐다 ⓒ Getty Images Bank

2020년, 우리 모두는 ‘코로나’라는 세 글자로 일상에 금이 갔다. 유례없는 전파력을 가진 바이러스가 중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퍼져 나갔다. 금방 괜찮아질 것이란 예상과 달리 사계절 내내 끈질긴 악연을 이어왔다.  

작년 가을, 도서관에서 우연히 ‘우리는 바이러스와 살아간다’라는 책을 발견했다. 책의 저자이자 이번에 인터뷰를 함께 한 ‘이재갑 교수님’과의 첫 만남이었다. 감염병 전문가로서, ‘바이러스 파이터’의 입장으로 풀어낸 현재 팬데믹 상황은 이전에 내가 생각하던 코로나19 상황보다 더 심각했다.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깊어져 전문가들의 인터뷰와 방송을 찾아보던 중 서울시민기자 취재 미션으로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님 인터뷰’ 안내 문자를 받았을 때, ‘정말 이건 꼭 해야만 한다’라는 간절함을 느꼈다.  

이번 인터뷰에는 기대가 컸다. 그동안 이재갑 교수님이 나온 모든 방송의 인터뷰와 라디오, 유튜브 영상과 신문에 실린 기고문, 기사들을 살펴보며 준비했다. 인터뷰는 화상회의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되었으며, 1시간 30분 동안 6명의 기자들이 함께 참여했다.  
이재갑 교수와 비대면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다  ⓒ박지원
이재갑 교수와 비대면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다 ⓒ박지원

먼저 백신 안전과 백신 접종 횟수, 부작용, 접종 시기 안내, 변이 바이러스, 집단면역 등 백신에 대한 질문과 그에 대한 교수님의 응답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개발 기간이 길지 않았는데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세계감염병혁신연합(CEPI)’에서 신종감염병 대응을 위해 플랫폼 기술을 적극 후원했다는 점, 메르스나 사스 때 이미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연구 데이터들이 있어서 그것을 기반으로 백신을 개발한 점, 특히 이번 연구 같은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1억 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다 보니 3상 연구도 빨리 진행할 수 있어서 백신 개발이 신속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백신 종류별 특성

백신 종류별 특성
플랫폼 mRNA 백신(헥산백신) 바이러스 벡터 백신
제조사 화이자 및
바이오엔텍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연령 만 16세 이상 만 18세 이상 만 18세 이상 -
접종 횟수(간격) 2회, 21일 2회, 28일 2회, 8-12주
*허가는 4~12주"
1회
보관 -90℃∼-60℃
(6개월)
-20℃(6개월) 2∼8℃(6개월) -20℃(24개월)
개봉 후 저장 희석 후 실온
(2℃∼30℃)
6시간
실온 6시간 실온
(30℃이하)
6시간
냉장에서
4∼6시간

※화이자 백신은 국내 특례승인 자료에 의함. 모더나 백신과 얀센 백신은 아직 국내허가 전으로, 해외 제품 정보이며 향후 변경 가능함 (출처: 질병관리청 2021.03.11. 기준)
☞백신의 특성과 용법 자세히 보기

대부분의 백신이 2회 접종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바이러스의 경우 1회 접종으로 면역 형성이 잘 안되어서 2회 접종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1회 접종 백신으로는 얀센 백신이 있는데, 현재 2회 접종시 효과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들과 소통하며 질문을 경청하는 이재갑 교수 ⓒ박지원
기자들과 소통하며 질문을 경청하는 이재갑 교수 ⓒ박지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모두에게 치명적이고 끔찍한 바이러스이지만, 그에 대한 체감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감염병 전문가의 입장에서는 코로나19바이러스가 어떻게 느껴질까?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타 방송이나 매체를 통해 이재갑 교수님께서 백신이나 부작용,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많이 말씀을 해주셨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추가적 내용보다는 감염병 전문가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코로나19에 대해 질문했다. 

Q. 사스, 신종플루, 에볼라, 메르스까지 감염병 전문가로서 최전선에서 계셨다. 다른 바이러스와 비교했을 때 코로나19는 교수님께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겪어본 바이러스 중에서는 에볼라가 제일 끔찍하다. 코로나19는 치명률이 1~2%인 반면에 에볼라 바이러스는 치명률이 20~70%다. 에볼라 바이러스를 치료하러 갔을 때가 환자가 줄어들던 상황이었음에도 30명 중에서 15명이 사망했다. 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좀 당황스러웠다.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한 기본 상식을 많이 깨뜨리기도 했다. 원래 미국과 유럽에서는 ‘아프면 쉰다’라는 생각이 있어서 마스크 착용이 일반화되어있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인플루엔자 유행시기에 걸린 사람을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많이 쓰지 않았다. 그런데 코로나19는 모두가 마스크를 쓰게 했다. 그 이유가 바로 전파력이다. 감염내과의사로 근무하면서, 이렇게 감염력과 전파력이 강한 바이러스는 처음이다. 유행을 잡기도 힘들다. 특히 무증상 감염이 문제인데, 증상이 생기기 전에 누군가에게 전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바이러스라고 할 수 있겠다. 모두가 마스크를 쓰기 시작하면서 이번 겨울에 인플루엔자 유행이 없었다. 살아온 동안 겨울에 인플루엔자가 유행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었다. 인플루엔자도 정말 무서운데, 코로나19에 비하면 정말 비교도 안 되는구나 싶다.

Q.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교수님께서 나오신 방송도 보고, 칼럼과 책도 읽어봤다. 바이러스의 종식에 대해서 ‘바이러스는 종식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존재하며 살아갈 것이다. 다만 덜 두려운 바이러스로 남을 것이다’ 이렇게 보시는 것 같다. 코로나19 이후에 더 강력한 바이러스가 닥칠 수도 있을까? 앞으로의 전망은?

바이러스가 아예 사라지는 상황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심리적 종식’ 이야기를 하고 싶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백신의 효과로 사망률이 떨어지면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이 많이 줄어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코로나19는 두려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심리적 종식 시기가 찾아올 것이다. 신종플루 첫 유행 때 공포감은 코로나19보다 더했다고 생각한다. 이전에 그런 인플루엔자 팬데믹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해 11월에 우리나라에서 국산 백신이 나오고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감이 잦아들었다. 지금도 겨울마다 신종플루가 유행 중인데 그에 대한 공포감으로 두려움에 떨지는 않는다. 심리적 종식이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더 심각한 바이러스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경험으로 알게 된 것, 백신에 대한 기술, 사회적 대처 능력, 인류가 대항하는 수준이 업그레이드되었기 때문에 이후에는 좀 더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터뷰에 참여한 이재갑 교수와 대학생기자들. 인터뷰는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박지원
인터뷰에 참여한 이재갑 교수와 대학생기자들. 인터뷰는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박지원

이재갑 교수는 대학 수업의 대면화가 언제쯤 가능할 것 같냐는 질문에 “글쎄요, 저도 되게 궁금해요 사실 그 부분이”라며 씁쓸한 웃음을 보였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코로나19와 함께 불확실성 속에서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각자의 상황에서 모두 다른 방식으로, 하지만 최대한 ‘슬기롭게’ 이 시간을 살아가는 것이 코로나 바이러스9에 대한 최선의 노력이다. 

이재갑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누구보다 열심히 싸우고 있다. 그런 분과의 만남이었기에 이번 인터뷰는 뜻깊었다. 코로나19도 신종플루처럼 덜 두려운 감염병으로 다가오게 될까? 아직은 확진자수가 주는 두려움이 더 큰 듯하다. 그럼에도 코로나19에 대한 ‘심리적 종식’이 다가올 그 날을 기다리며 이 글을 읽는 독자를 포함한 모든 이의 오늘 하루를 힘차게 응원한다. 

시민기자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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