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교통체계 어떻게 바뀌나? U턴 대신 L턴, 우회로 등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1.03.02. 16:20

수정일 2022.04.01. 01:15

조회 6,097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83) 광화문광장 교통체계 변경 집중 분석

광화문 앞에서 세종대로 사거리까지의 약 600m의 도로는 역사성과 그 의미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 행정기관인 육조(六曹)가 양쪽으로 설치되어 있어서 육조거리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현재 도로 중앙에 광화문광장이 설치되어 있다.

광화문광장은 지난 2009년에 설치되었는데, 그 전에는 그냥 중앙분리대만 있었다. 중앙분리대를 양쪽으로 크게 넓혀서 만든 게 광화문광장인 것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광장이 섬같은 공간이 되어버려서 접근성이 떨어졌다. 도로로 가로막혀 주변 상권과 분리된 것도 문제였다.
광화문광장이 없던 시절의 모습 ⓒ서울시
광화문광장이 없던 시절의 모습 ⓒ서울시

그래서 서울시는 ‘사람이 쉬고 걷기 편한 광화문광장’을 목표로 새로운 광화문광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의 핵심은 세종대로 중앙에 있는 광화문광장을 서측으로 이동시켜 세종문화회관앞 보도와 합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행여건이 좋아지고, 시위, 집회보다는 공원의 기능이 커지며, 결과적으로 좀 더 시민 친화적인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새로운 광화문광장 모습 ⓒ서울시
새로운 광화문광장 모습 ⓒ서울시

한편 이 같은 광장 위치 이동에 따라 주변 교통도 바뀌게 된다. 지금은 광화문광장 양쪽으로 일방통행 도로가 각각 있는 구조이지만, 앞으로는 광장 동쪽 도로가 양방향으로 바뀐다.

그렇다고 현재의 서측도로(현 하행)를 그냥 막고 끝내는 것은 아니다. 동측도로(현 상행)의 확장도 함께 이루어지며(5차로→7차로), 세종문화회관 앞에 있던 하행 버스정류장도 옮겨서 설치한다. 개통은 3월 6일로 예정되어 있다. 

아울러 이 같은 광장 변화에 따라 주변 교통 흐름이 달라지는데, 서울시는 아래 세 가지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좀더 상세히 알아보자.
세종대로 북쪽방향 U턴의 변경 ⓒ서울시, 한우진
세종대로 북쪽방향 U턴의 변경 ⓒ서울시, 한우진

1. 세종대로 북쪽방향 U턴의 변경

세종대로에서는 북쪽으로 가다가 광화문을 마주보고 왼쪽으로 U턴을 할 수 있다. 특히 도로가 널찍하다보니 버스가 유턴을 하기도 쉬웠다. 하지만 동측 도로로 통합되면 비록 왕복 7차선이긴 하지만 버스가 U턴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워진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는 3월 6일부터 버스의 유턴을 제한한다(승용차는 유턴은 가능). 그럼 이곳에서 U턴을 하려는 버스나 대형 차량은 어떻게 해야 할까? 좌회전을 한 다음에 U턴을 해서 돌아오는 L턴을 하면 된다. L턴이란 경로가 영어의 L자 모양으로 생겼다고 붙은 이름이다.

현재 사직로의 정부청사 사거리 서쪽 방면은 U턴이 불가능하지만, 앞으로 U턴이 가능하게 바뀐다. 따라서 기존의 세종대로 U턴 대신, 좌회전-유턴-우회전 식으로 이동하면 된다.

다만 L턴의 특성상 운행거리가 약간 길어지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아울러 이와 같은 번거로움 때문에 세종대로 북단에서 유턴을 하던 시내버스인 103번, 150번, 402번은 이미 작년 11월부터 이곳에서 유턴을 하지 않도록 노선이 바뀐 상태다. 
세종대로 북단에서 유턴을 하지 않도록 변경된 402번 버스 ⓒ서울시
세종대로 북단에서 유턴을 하지 않도록 변경된 402번 버스 ⓒ서울시
율곡로-사직로의 우회로 확보 ⓒ서울시, 한우진
율곡로-사직로의 우회로 확보 ⓒ서울시, 한우진

2. 율곡로-사직로의 우회로 확보

이렇게 세종대로 북단 U턴이 사직로 경유 L턴으로 바뀌면서 사직로의 통행량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율곡로-광화문-사직로를 이동하는 차량이, L턴이 발생하는 사직로를 피해갈 수 있도록 우회로를 새롭게 제공한다.

기존에는 좌회전이 불가능하던 경복궁사거리와 사직공원교차로에 좌회전 신호를 신설하여 율곡로-사직로 대신 종로1길-중앙지하보차도-사직로8길로 우회하여 지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비록 이들 도로는 율곡로-사직로만큼은 넓지 않으나, 필요 시 우회로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대로 사거리 P턴을 반시계 방향으로 변경 ⓒ서울시,한우진
세종대로 사거리 P턴을 반시계 방향으로 변경 ⓒ서울시,한우진

3. 세종대로 사거리 P턴을 반시계 방향으로 변경

원래 세종대로 사거리에서는 동쪽에서 남쪽, 즉 종로에서 시청으로 좌회전이 안 된다. 여기에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교통흐름 개선을 위해 전용차로가 없을 때부터도 그랬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P턴을 해야 한다. P턴이란 우회전 3번으로 좌회전의 효과를 내는 것을 말한다. 90도 회전(우회전)이 세 번이면 270도이고, 이것이 –90도(좌회전)와 동일하다는 원리다. 그런데 광화문광장 서측도로가 없어지면서 P턴의 마지막 세 번째 우회전을 더 이상 할 수가 없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는 P턴을 하긴 하되, 우회전-좌회전-좌회전-좌회전-우회전 방식으로 반시계방향 P턴을 하여 좌회전 효과를 내면된다. (90도+(-90도×3)+90도 = -90도) 우회전과 달리 좌회전은 신호대기가 필요한데, 다행히 세 번의 좌회전 중 실제로 신호대기가 필요한 곳은 구세군앞 교차로 한 번뿐이다.
새로운 광화문광장의 모습 ⓒ서울시
새로운 광화문광장의 모습 ⓒ서울시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사람숲길의 연계 ⓒ서울시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사람숲길의 연계 ⓒ서울시

현재의 서측에 새롭게 지어지는 광화문광장은 남쪽으로 서울광장-숭례문-서울로7017-서울역으로 이어지며 사람 중심 보행 공간을 구성하게 된다. 안 그래도 서울시에서는 세종대로 사거리 이남으로 세종대로 사람숲길 사업을 1차 개통시킨 상태다.
☞ 관련 기사 보기: 미리 만나는 '세종대로 사람숲길'...빌딩숲이 진짜 숲으로!

도시의 교통은 자동차 중심이 아니라 보행자 중심이 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도심에 차를 가지고 들어오지 않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불가피할 경우에는 이번에 달라지는 광화문광장 주변 교통체계를 잘 파악하여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면 좋을 것이다.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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