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 연습실 필요할 땐?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로!

시민기자 박혜진

발행일 2020.11.20. 14:40

수정일 2020.11.20. 15:52

조회 4,631

지난 4일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가 문을 열었다.

지난 4일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가 문을 열었다. Ⓒ박혜진

청년들의 집 없는 어려움을 덜어준 ‘서교동 역세권 청년주택’, 그 바로 아래에 청년과 시민들의 ‘생활문화’를 지원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11월 4일 문을 연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다.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는 ‘홍대 앞 생활문화 플랫폼’을 지향하는 공간이다. 인디밴드, 거리공연 등으로 잘 알려진 홍대 앞 문화예술 생태계의 정체성을 이어받아, 청년을 중심으로 연극, 댄스, 인디음악 등 생활문화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나아가 시민-청년-예술가를 매개하고, 창조적인 삶을 위한 공간으로 기능하겠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2호선 합정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를 직접 둘러보았다. 깔끔한 청년주택 건물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센터로 이어지는 계단이 보였다. 계단과 입구 사이에는 중정이 있어 공간의 여유를 잘 살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서울생활문화예술센터 서교는 서교동 역세권 청년주택 지하에 위치해 있다.

서울생활문화예술센터 서교는 서교동 역세권 청년주택 지하에 위치해 있다. Ⓒ박혜진

계단과 입구 사이에는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계단과 입구 사이에는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박혜진

서울문화예술센터의 내부 공간은 크게 공연장인 ‘서교스퀘어’와 ‘생활문화공간’으로 나뉜다. 160석 규모의 서교스퀘어는 음악 공연에 특화된 전문 공연장으로, 미리 대관하면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상업적인 공연이 아닌 시민들의 공연 활동에는 할인된 사용료를 적용하며, 청년주택 입주자에게는 별도의 할인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대관 전 서교스퀘어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다면 ▲홈페이지(https://seogyocenter.or.kr/)를 방문하면 된다. 사진과 함께 도면도 등 관련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다. 서교스퀘어는 대관희망일 20일 전까지 신청 및 접수가 가능하며, 올해까지 대중음악 분야 공연은 내부 사정으로 인해 받지 않는다고 하니 참고하자. 신청 가능한 분야는 국악, 클래식, 댄스, 무용, 연극 등이다.

공연장 서교스퀘어와 연습실

공연장 서교스퀘어와 연습실 Ⓒ서울생활문화센터

생활문화공간은 연습실과 다목적실, 강의실, 커뮤니티실 등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커뮤니티실은 청년주택 입주자 및 생활문화인들의 소통공간이라고 한다. 청년주택 입주자라면 지하로 내려와 편리하게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청년들이 뜻을 모아 다목적실에서 소규모 워크샵을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연습실 복도를 지날 때, 잠깐 열린 문 틈 사이로 합주를 연습하는 시민들의 악기 소리가 새어나왔다.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주말인데도 연습실 4곳 중 3곳이 비어있었다. 하지만 곧 인지도가 높아지고, 부담없이 들를 수 있는 공간이 된다면 진정한 생활문화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충분해 보였다.

로비에는 개관기념 사진전 ‘20 YEARS, 82 MOMENTS 2000-2020’이 열리고 있다.

로비에는 개관 기념 사진전 ‘20 YEARS, 82 MOMENTS 2000-2020’이 열리고 있다. Ⓒ박혜진

연습실과 공연장을 잇는 로비와 복도에서는 두 편의 전시를 감상했다. 로비에는 개관 기념 특별사진전 ‘20 YEARS, 82 MOMENTS 2000-2020’, 복도에는 ‘2020 신진미술인 지원을 통한 일상전시-미술관을 배달해 드립니다: #여행, #오늘아님’이 각각 진행되고 있었다.

먼저 사진전은 지난 20년간 서울의 다양한 공연 현장 사진을 찍어온 작가들(이보미, 홍상균)의 2인 전시이다. 수만 장의 사진 중 82개의 순간을 선정해 벽면에 전시했다. 큰 무대의 공연 사진과 친구, 동료로서 촬영한 일상의 기록들이 함께 배치돼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사진 배경에서 드러나는 화려한 조명들이 멀리서 봐도 시각적인 즐거움을 줬다. 

작가 2인이 20년간 서울의 다양한 공연 현장을 촬영한 사진들 8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작가 2인이 20년 간 서울의 다양한 공연 현장을 촬영한 사진들 8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박혜진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하는 스티커와 인쇄물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하는 스티커와 인쇄물 Ⓒ박혜진

복도의 전시는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준비된 프로젝트다. 미술관이 문을 닫자 어려움을 겪게 된 신진미술인들을 지원하고자 서울시 문화본부가 주최한 ‘미술관을 배달해 드립니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열린 전시로 ‘#여행, #오늘아님’이라는 소주제를 갖고 있다. 해당 해시태그는 여행이 어려워진 근래 SNS에서 유행하며 서로에게 위로와 힘을 준 메시지 중 하나이다.

전시 설명을 보니 “‘#오늘아님’ 해시태그를 통해 우리는 또 다른 방식으로 일상의 시작을 꿈꿔 봅니다. 잊지 못할 지난 여행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새로운 해시태그 ‘#바로오늘’이 유행하기를 바랍니다”라고 쓰여 있다. 벽면에 걸린 회화 작품들을 보며 창작자들이 ‘바로 오늘’ 한 고민은 무엇이었을지 상상해보았다. 다양한 작품 속 세계를 마주하면서 반복된 일상의 피로를 잠시나마 해소할 수 있었다.

연습실 복도에는 신진미술인 지원을 통한 일상전시 프로젝트가 펼쳐진다

연습실 복도에는 신진미술인을 지원하는 '미술관을 배달해 드립니다' 프로젝트가 펼쳐진다. Ⓒ박혜진

신진미술인의 작품들이 복도를 따라 전시돼 있다

신진미술인의 작품들이 복도를 따라 전시돼 있다. Ⓒ박혜진

문화예술을 가까이 하고 싶지만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엄두를 내지 못하던 차에 생활문화센터의 개관은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런데 막상 찾아가보니 아직 대관 서비스 외에 바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달라질 전망이다. 청년예술가와 일반시민을 위한 강의, 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신인밴드 공모를 통한 ‘오픈 스테이지’ 기획공연, 콘텐츠 기획자를 위한 글쓰기 워크숍, 직장인·동아리밴드 페스티벌 등 특색있는 기획들이 준비돼 있다. 초보 보컬 트레이닝, 생활DJ 입문, 인문학 강의 등 시민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인기가 좋을 것 같다.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는 네 번째로 개관하는 서울의 생활문화센터다.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는 네 번째로 개관하는 서울의 생활문화센터다. Ⓒ박혜진

홍대앞 생활문화 플랫폼을 지향하는 공간으로 청년 중심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한다.

홍대앞 생활문화 플랫폼을 지향하는 공간으로 청년 중심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한다. Ⓒ박혜진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생활문화센터는 지난 2012년부터 서울 곳곳에 지어지고 있다. 신도림, 체부, 낙원에 이어 서교는 네 번째 개관하는 센터다. 신도림은 미술·전시, 체부는 생활오케스트라, 낙원은 악기·음악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2023년까지 총 7곳이 조성될 예정이다.

7개 생활문화센터가 다 지어지고 나면, 시민들의 문화의식도 한층 성숙해질 것만 같다.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각각의 테마가 있는 점도 장점으로 보인다. 그 중심에는 ‘많은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문화를 즐긴다’는 일관된 철학이 자리잡기를 바란다. 센터별 특징이 유기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춘다면 금상첨화겠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의 꾸준한 관심도 필요하다. 프로그램의 질은 높고 문턱은 낮은, 정말로 시민의 삶과 친근한 생활문화 플랫폼이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
○ 위치 :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72 효성해링턴타워 지하 1,2층
○ 교통 : 2호선 합정역 3번 출구에서 도보 1분
○ 운영시간 : 화~일요일 10:00 – 22:00 (월요일 휴무)
○ 홈페이지 : https://seogyocenter.or.kr/
○ 문의 : 02-6351-7531(센터), 02-6351-7533(공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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