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발표...서울시 교통체계 전망은?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19.05.14. 09:00

수정일 2020.12.28. 16:38

조회 8,667


3기 신도시 신규 택지로 지정된 고양 창릉 일대 모습

3기 신도시 신규 택지로 지정된 고양 창릉 일대 모습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37) 3기 신도시와 서울시 교통 연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주택정책과 등은 지난 7일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합동 발표하였다. 이는 수도권에 주택 30만호를 공급하는 계획의 일부로서, 서울시 안에는 중소규모 택지 62곳에 4만호의 주택이 공급된다.

특히 이번 계획에서는 3기 신도시 두 곳(부천 대장, 고양 창릉)이 발표되었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에 먼저 발표된 세 곳(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과 합쳐 수도권에 총 5곳의 신도시가 지어지게 되었다. 3기 신도시의 특징은 서울 가까운 곳에 지어진다는 점이다. 즉 서울에서 가까운 순서로 신도시를 나열하면 ‘3기-1기-2기’ 순서가 된다.

이렇게 서울과 가까운 만큼 3기 신도시는 서울시의 교통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된다. 이번 칼럼에서는 3기 신도시와 서울시 교통과의 관계를 알아보자.


3기 신도시 위치 자료:교통부 ©뉴시스 그래픽

3기 신도시 위치


첫 번째는 남양주의 왕숙신도시이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북쪽의 왕숙1과 남쪽의 왕숙2로 쪼개져 있다. 규모는 북쪽이 세 배 이상 크다. 왕숙신도시에는 서울로 가는 전철 노선이 운행되며 역이 신설된다. 북쪽에 서울지하철 4호선 연장선인 ‘진접선’이, 중간에는 ‘경춘선’이, 남쪽에는 ‘경의중앙선’이 지나간다.

그런데 현 4호선 종점인 당고개역에서 진접선으로는, 모든 열차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4대 중 1대만 들어갈 계획이다. 구파발역에서 일산신도시로 가는 열차가 2대 중 1대인 것에 비하면 비율이 더 낮다. 따라서 왕숙신도시 개발에 따라 진접으로 가는 열차가 더 늘어날지 주목된다.

아울러 왕숙2신도시를 지나가는 경의중앙선은 용산역 같은 서울시 깊숙한 곳으로 바로 들어오지만, 왕숙1신도시를 지나는 경춘선은 일부 열차와 별도요금제인 고급 열차(ITX-청춘)를 제외하면 대부분 상봉역까지만 운행하는 문제가 있다.


왕숙신도시 교통 계획(☞ 이미지 클릭 크게보기)

왕숙신도시 교통 계획(☞ 이미지 클릭 크게보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왕숙2신도시에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들어갈 예정이다. GTX-B 노선이 개통되면, 서울시 내부에서 ‘신도림-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망우’만 정차하는 급행열차 역할을 하게 되며, 왕숙1신도시에서도 환승 없이 서울 도심에 들어올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경의중앙선 ‘왕십리-망우’ 구간은 서울시내에서 손꼽히는 선로용량 부족 구간이다. 왕숙2신도시로 인해 경의중앙선 수요가 더 늘 것으로 예상되는데, 장기적으로 이 구간 철도의 복복선화(4선) 사업이 시급히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하남의 교산신도시이다. 현재 이곳을 지나가는 전철이 없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오금역이 종점인 서울지하철 3호선을 연장할 예정이다. 일산신도시가 지어지면서 구파발이 종점인 3호선이 연장된 것과 같은 개념이다.

그런데 교산신도시로 들어가는 3호선 연장의 종점은, 현재 공사 중인 지하철 5호선 연장선인 하남선의 덕풍역이 될 예정이다. 일산신도시 3호선의 종점인 대화역과 달리 덕풍역은 지하철 환승역이 되므로 지하철망의 네트워크 효과가 높아진다.


교산신도시에는 3호선이 연장(주행색 점선)된다(☞ 이미지 클릭 크게보기)

교산신도시에는 3호선이 연장(주행색 점선)된다(☞ 이미지 클릭 크게보기)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3호선 교산신도시 연장선에서, 오금역부터 다음 역인 감일지구역까지의 거리가 3km나 되기 때문에 중간에 역이 신설되지 않을까하는 점이다.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라는 대수요처 주변을 지나기 때문에 귀추가 주목된다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강동구의 풍성로와 송파구의 위례성대로(감일남로)에서 도로가 연장되어 교산신도시로 향하게 된다. 특히 위례성대로 쪽은 서울양평간 고속도로의 선시공 부분이기도 하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와 부천 대장신도시이다. 이곳은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김포공항 남서쪽에서 거의 붙어있다. 실제로 폭이 약 80m되는 굴포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이곳에 보도교를 비롯한 다리를 많이 지어 서로 간에 교류를 높일 예정이다.


계양신도시 교통 계획(☞ 이미지 클릭 크게보기)

계양신도시 교통 계획(☞ 이미지 클릭 크게보기)


다만 서울시 관련 지하철이 이곳에 직접 들어가지는 않는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이들 두 신도시와 인접 지하철역을 잇는 ‘Super BRT’를 설치할 예정이다. BRT(Bus Rapid Transit)는 우리말로 간선급행버스체계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여 버스의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도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지어 BRT를 추구하고는 있으나, 시설적인 부분은 한계가 있다. S-BRT는 기존보다 시설을 강화하여 서비스 수준을 높인 BRT를 말한다.

우선 중앙버스전용차로 교차로를 고가나 지하의 입체교차로 만들어서 신호대기를 없앤다. 또한 버스에 타고 내리면서 교통카드를 찍으면 승하차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지하철 승강장처럼 버스정류장에 들어갈 때 미리 카드를 찍을 수 있게 한다. 이밖에도 지하철과의 환승 편의를 위해 지하철역 버스정류장을 지하에 만들기도 하고, 굴절버스와 같은 대용량 전용 차량을 사용하기도 한다.


전기굴절버스(좌), 교차로 입체고가를 갖춘 세종시 BET 모습(우)

전기굴절버스(좌), 교차로 입체고가를 갖춘 세종시 BRT 모습(우)


인천계양과 부천대장 신도시에는 이 같은 S-BRT가 설치되어 서울시 내부인 김포공항역까지 빠르게 연결된다. 서울 근처 신도시에 S-BRT가 등장하면, 향후 서울시 중앙버스전용차로 체계의 개선에도 자극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곳 신도시의 S-BRT는 남쪽으로는 서울지하철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까지 운행된다. 따라서 7호선을 타고 서울 강남으로 갈 수 있고, 부천종합운동장역에 GTX-B선이 지어지면 여의도와 서울 도심으로도 빠르게 갈 수 있다. 한편 제3차 국가철도망계획에 들어있는 원종-홍대입구 노선이 대장신도시 남쪽을 지나가고 있어서, 향후 연계가 있지 않을지 주목된다.

마지막은 고양 창릉신도시이다. 은평구 서쪽에 산 하나만 넘으면 바로 나오는 곳으로서 서울시와 매우 가깝게 붙어있다. 정부에서는 이곳에 서울시 경전철인 서부선을 연장하는 교통대책을 발표했다. 연장되는 서부선 노선은 6호선 ‘새절-향동지구-창릉신도시(3개역)-화정지구-대곡역-고양시청’으로 이어지며 7개역 14.5km에 이른다.

서부선은 당초 남쪽으로 7호선 장승배기역까지만 운행할 예정이었지만, 차츰 연장되어 현재는 서울대 정문까지 건설될 예정이다. 그래서 전 구간 길이가 17.49km였다. 그런데 서부선이 창릉신도시로 연장된다면, 전체 길이는 31.99km나 된다. 이는 별내신도시 연장을 포함한 서울지하철 8호선 전체 길이 30.6km보다도 길어지는 것이다.

당초 서울시내 단거리 연계수송을 목적으로 했던 서부선이 점점 길어지며 간선노선에 가까워지더니 이제는 광역기능까지 갖게 된 셈이다. 특히 서부선은 명지대, 연세대, 서강대, 서울대 등 주요 대학가를 지나고 있어서 수요 잠재력이 크다.

따라서 서울시는 향후 승객이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하여 미리부터 수송력 향상 대책을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 차량 구매는 물론 차량기지 공간 확보도 중요하다. 지하철 9호선처럼 혼잡도가 심해진 후 부랴부랴 대책을 준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밖에도 북쪽의 서울 통일로 BRT와 남쪽의 고양 중앙로-서울 수색로 BRT를 상호 연결하는 신도시 남북 관통 BRT도 생길 예정이다. 이에 따라 창릉신도시는 서울 도심까지 BRT로 끊김 없이 이어진다. 또한 이 BRT는 경의중앙선 화전역을 빠르게 연결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서부선 노선도(☞ 이미지 클릭 크게보기)

서부선 노선도(☞ 이미지 클릭 크게보기)


교통은 언제나 시간과 거리의 싸움이다. 거리가 멀어지면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거리비례제에 따라 요금이 올라가는 것도 문제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에 인접한 3기 신도시는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S-BRT나 GTX 등 차세대 교통수단들이 영향을 주어, 서울시의 교통도 한 단계 개선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비록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서울시와 3기 신도시의 교통정책이 조화를 잘 이룬다면 양쪽이 상생할 수 있는 편리한 교통체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를 포함한 관계 당국들의 지속적인 노력을 당부 드린다.

*모든 건설계획은 실제 추진과정에서 지연되거나 변경될 수 있음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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