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심층 진단] ④ 메르스 대응 과정의 쟁점들

내 손안에 서울

Visit624 Date2015.07.13 15:52

적십자사 회원들이 외출제한자(자가격리자) 지원용 구호물품을 제작하고 있다 ⓒ뉴시스

적십자사 회원들이 외출제한자(자가격리자) 지원용 구호물품을 제작하고 있다

첫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온 것은 지난 5월 20일입니다. 하지만, 아직 메르스는 진행 중입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22일부터 7월 1일까지 외부 전문기관인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메르스 사태 수습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전문가·현장관계자 등 20명과 심층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메르스 대응 과정에서 경험했던 문제점과 개선사항을 다양한 관점에서 기록해 향후 메르스와 같은 유사 감염병 발생 시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함입니다. 시 차원의 대응책에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꼼꼼히 살피고 이를 서울시 보건의료 종합대책 마련에도 반영할 예정입니다. <내 손안에 서울>은 방대한 양의 심층인터뷰 내용을 시민 여러분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6가지 주제로 나눠 전달해 드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그 네 번째로 병원 공개와 환자동선 공개에 대한 이슈, 삼성서울병원 등 병원 통제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 파란색 글자를 클릭하시면 관련 정보를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 글 싣는 순서
 ① 메르스, 무엇이 문제였나?
 ② 서울시의 6.4 긴급 브리핑
 ③ 잘한 점과 아쉬운 점
 ④ 메르스 대응 과정의 쟁점들
 ⑤ 결국엔 성숙한 시민의식
 ⑥ 앞으로 이것만은 고치자!

 * 메르스 관련 박원순 서울시장 심층인터뷰 전문

지난 6월 4일 열린 서울시 긴급 브리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뽑는다면, 비공개 원칙으로 일관하던 보건당국과 달리, 35번째 환자의 동선을 공개한 장면을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환자 신상 공개에 관해서는 아직도 찬반의 논란이 있으나, 서울시는 메르스가 지역사회 감염으로 가는 기로에서 정보공개와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그 이후, 서울시는 6월 6일 상황의 시급성 및 시민 안전을 이유를 들어 보건복지부에 병원명 즉시 공개(☞“메르스 병원 정보의 즉시 공개를 요구합니다”)를 요구했고, 그 이후 모든 병원명이 공개되는 결과를 얻어내기도 했습니다.

서울시는 정보를 제 때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문제가 더 확산됐다고 보고, 모든 메르스 관련 정보를 서울시 홈페이지 등에 적극적으로 공개하며 메르스를 대응해왔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개와 공유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인데 특히 전염병, 감염병은 더욱 더 그렇다”라고 밝혔습니다. 감염병이라는 특성 상, 시민 안전 강화를 위해 메르스 대공개 원칙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감염병 통제를 위해 신속한 병원 명단 공개가 필요”

초기에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거쳐간 병원을 A병원, D병원 등 알파벳으로 표기하여 발표·보도했습니다. 이미, 시민들 사이에서는 병원명이나 병원 지역에 관한 소문은 퍼지고 있었으나, 메르스 초기 보건 당국에서는 사회 혼란 등을 이유로 비공개 원칙을 고수했습니다.

하지만 6월 6일 서울시의 병원명 공개 요구 등 병원명 공개에 대한 여론이 거세짐에 따라 그 다음날인 7일 병원명 공개를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병원 명단 공개에 대해서 ‘감염병 발생 시 신속한 발표와 공개가 당연한 원칙’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신상도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교 교수는 “병원만 정확하게 알면 피하고 안 가게 되고, 알아서 안 가면 방역이 일단 해결된다”며, “이걸 뭐라고 하냐면 일종의 ‘사회적 면역’이 형성되는 것이다”라며 처음부터 병원명을 공개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민기 서울의료원장은 “처음부터 병원명단을 공개해야한다고 주장했고 지금은 정부도 그게 옳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앞으로는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환자신상공개 공개여부와 범위에 대해서는 논의 필요

환자 신상 공개에 대해서는 정보차원의 제공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사회적 낙인 효과 등 향후 부작용 발생을 우려해 신중하자는 입장으로 서로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또, 그 공개 범위에 대해서도 더 심층적인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은 “방역과 관련해서는 개인정보가 아니라 공익정보라는 관점, 그렇기 때문에 공개해야 된다”라며 공익을 우선한 정보공개 원칙에 대해 밝혔습니다.

김창보 서울시 보건기획관은 “이것도 복지부하고 갈등이 있다가 나중에 서울시가 먼저 하면서 복지부가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서울시가 몇 명이라고 발표하기 시작했고, 10명이 넘어가면서는 구별로도 환자수를 발표하기 시작했다”라며, 환자신상 공개 범위를 점차 구체적으로 설정하게 된 경과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한편, 환자 신상공개 대해서는 신중했어야 한다는 입장도 있었습니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메르스라고 하는 바이러스의 감염력이라고 할까, 그런 걸 따지면 신상공개라고 하는 것은 조금 안 좋지 않았나”라고 말하며,  “전문가, 보건의료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상황판단을 했어야 한다”라며 환자 신상공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민기 서울의료원장은 “의사와 환자사이에서의 진료정보는 비밀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봐서 그런지 환자신상에 관해 공개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병원 통제관리 실패… 단순히 병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병원 내 전염 등 안이한 대처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삼성서울병원의 통제 및 관리에 대해서는 단순히 병원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들이 제시됐습니다. 고려대 천병철 예방의학과 교수는 “감염자 분들도 50% 이상은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거짓말들이 많아서, 갔던 병원도 안 갔다 그러고, 사람도 안 만났다 한다”라며, “그런데, 방역당국이나 역학조사하는 사람은 그것을 당연히 알고 있어야 되고, 당연히 그것을 바탕으로 실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때 노출됐었는가, 접촉됐는가를 스스로 조사해서 파악해야 되는데 그게 방역의 A, B, C인데 이번에 그게 안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정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삼성서울병원이) 끝까지 책임진다는 각오를 하고 확실한 차단 방역, 차단 내지 격리를 처음부터 완벽하게 했으면 이렇게 크게 확산되지 않았을 거고 빨리 지자체나 국가와 협력을 해서 해결해 나갔으면 좋았을 텐데 그 시기가 늦었던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한 언론사의 B기자는“(병원에) 믿고 맡기고 이런 문제라기보다는 정부가 이 상황을 심각하게 대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외출제한자 관리는 좋았으나, 구체적인 관리 매뉴얼 필요”

(※ 서울시는 메르스 용어를 순화하여 사용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사 내에서 ‘자가 격리자’는 ‘외출 제한자’로 표기합니다.)

외출제한자 지정 및 관리 등에 대해서는 메르스 감염 확산을 위해 필요했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외출제한자들에게 다른 질병이 발생했을 경우 공공병원이 지원하는 등 보다 실제적이고 세밀한 매뉴얼이 있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이게 더 이상 확산되지 않게 하는 효과는 있었다라고 봅니다만 외출제한자의 범위를 정말 정확하게 판단해 주는 것, 저는 그게 중요하다고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매뉴얼이나 이런 것들도 그렇고 보다 세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나백주 서북병원장은 외출제한자들이 실제로 겪는 고충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실은 우리 병원이 어떻게 보면 외출제한자라거나 의심환자를 저희들이 초기에 접촉하는 병원이다”라고 밝히며, “예를 들어서 외출제한자인데 다쳤는데, 약도 먹어야 하고, 이런 환자를 받아줄 만한 병원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공공병원이 해야 하는 거죠”라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준영 서대문보건소장은 “외출제한자라는 고육지책을 낸 거지만 과학적으로는 외출제한이라는 게 가족들하고 하는데 가족은 와이프가 아프다고 남편까지 출근을 안 할 수는 없는 거고, 남편하고 와이프는 아파트라는 한 공간에 사는 건데 100% 격리라는 개념에서는 있을 수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전문가들과 현장 관계자들은 병원명 공개에 대해서는 감염병 통제를 위해 필요한 과정이었다며 대부분 긍정적으로 답했으나, 환자 신상공개에 대해서는 공개 여부와 그 범위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삼성서울병원 등 병원 통제 및 관리에 대해서는 병원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국가, 지자체와의 협력이 필요했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또, 외출제한자에 대해서는 활동 가능 범위에 대한 논의와 이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한 촘촘한 매뉴얼이 필요했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다음 순서로 이어질 <내 손안에 서울> ‘메르스 심층 진단’ 5편에서는 서울시와 방역당국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 수준을 살펴보고, 더불어 메르스 예방수칙 준수 등 시민들이 메르스를 극복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힘을 모았던 순간들을 다시금 기록해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한편, 심층 인터뷰에서 제시된 내용들은 서울시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으며, 서울시의 공식입장은 향후 서울시 보건의료 종합대책에 담길 예정입니다.

■ 심층인터뷰 대상자 명단
 행정 관계자(4명) : 박원순 서울시장, 김창보 보건기획관, 김수영 양천구청장, 이해식 강동구청장
 현장 관계자(5명) : 정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장, 김민기 서울의료원장, 권순경 소방재난본부장, 나백주 서북병원장, 이준영 서대문보건소장
 의료계 전문가(6명) : 천병철 고려대 교수(예방의학), 예방의학 전공 A 교수, 신상엽 전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감염내과),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의사), 유지현 보건의료노조위원장(간호사), 신상도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언론·학계(5명) : 장덕진 서울대 교수(사회학), 강함수 에스코토스컨설팅(주) 대표, 언론사 기자 2명, 커뮤니케이션 전공 B 교수
  ※ 심층 인터뷰 전문은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