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7017] ④ “발 아래에는 차” 서울역 고가 위 사람들

내 손안에 서울

Visit4,202 Date2015.05.11 16:08

[서울역고가 두 번째 만남 - 고가에서 봄] 초입 구간

[서울역고가 두 번째 만남 – 고가에서 봄] 초입 구간

서울시가 지난 1월 서울역고가를 차량길에서 사람길로 재생하고, 서울역광장, 북부역세권 등으로 통하는 17개의 보행로로 연결하는 것을 골자로 한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서울역고가 재생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내 손안에 서울’에서는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다시 한 번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는데요.
오늘은 네 번째 시간으로 지난 10일에 열린 <서울역고가 두 번째 만남 - 고가에서 봄>현장에 직접 방문하고 취재한 시민기자들의 기사를 만나보려고 합니다. 따뜻한 볕 아래서 열린, 서울역고가 개방의 날! 시민기자들이 소중하게 담아낸 기록들을 천천히 둘러보다보면 어느새 눈앞에 북적북적 사람들이 몰려있는 ‘서울역고가 피크닉’이 펼쳐질 겁니다. 그 생생한 현장 속으로 함께 출발해볼까요?
: 김수정 시민기자 | 사진: 김종성 시민기자 | 인터뷰: 강은주 시민기자
※ 파란색 글자를 클릭하시면 관련 정보를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차들이 오고 가던 서울역 앞 고가도로 위로 사람들이 오갑니다. 돗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고, 밴드 공연에 몸을 흔들고, 이동서점에서 헌책을 한 장 한 장 넘겨보기도 합니다. 시원한 음료로 더위를 물리치고, 벤치에 앉아 지친 몸을 뉘어 쉬기도 합니다. 어느 공원에서나 볼 법한 광경들을 만날 수 있었던 이곳은 바로 ‘서울역고가’입니다.

5월 10일, 서울역 고가 위가 다채롭고 편안한 공원으로 변신했다

5월 10일, 서울역 고가 위가 다채롭고 편안한 공원으로 변신했다

5월 10일 화창한 날씨에 어디론가 봄소풍을 나가야만 할 것 같던 날, 서울역고가는 차가 아닌 사람들을 맞이했습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4시간 동안 차량통행을 막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고가도로에서 봄소풍을 즐길 수 있는 ‘서울역고가 시민개방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음료와 간단한 간식거리를 배낭에 넣어 짊어지고 모자를 쓰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고가도로 위로 봄소풍을 떠나봅니다. 고가도로 위로 첫발을 내딛는 순간, 가슴이 살짝 설렙니다. 인원을 체크하기 위한 팔찌를 받아 손목에 두르고 쓰레기를 담을 봉투와 안내도를 받아들고 서서히 오르막을 올라봅니다. 발아래로 차가 다닌다는 느낌도 잠시… 마치 축제가 펼쳐지는 공원에 소풍 온 기분이 듭니다.

아이들을 위한 `우리나무 체험존`

아이들을 위한 `우리나무 체험존`

가장 먼저 만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는 버려진 아이들을 위해 그림을 그리는 캠페인 부스를 설치하고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옆, 우리 숲에서 자란 국산 목재로 만든 휴식시설물 ‘우리나무 체험존’에 들어서자 아이들은 절로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편백 놀이터에서 모래 놀이를 하듯 편백 조각들을 쌓고, 파고, 조물락거리다 보니 더욱 신이 납니다.

잔디밭 위 파라솔 밑 돗자리와 썬배드에서 쉬어가는 시민들

잔디밭 위 파라솔 밑 돗자리와 썬배드에서 쉬어가는 시민들

다시 발걸음을 옮겨 고가를 오르니 초록 잔디가 펼쳐집니다. 400m 구간에 폭 6m, 총 2,400㎡ 넓이로 만든 푸릇푸릇 잔디밭 중간 중간 설치된 파라솔 아래 혹은 각자가 가지고 나온 돗자리에 앉아 저마다의 피크닉을 즐깁니다. (☞[현장포토] 서울역 고가로 소풍왔어요~(2))

만리동 주민 50명과 함께 이곳을 방문한 김영삼씨는 “만리동 고개에서부터 걸어와 보니 좋다”라고 소감을 밝히며, “바람도 불고, 남대문 시장쇼핑도 하고, 막걸리도 먹고 좋은데 그늘이 좀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청파동에서 왔다는 한혜원씨는 “저희는 교회 팀모임하러 15명이 함께 놀러 왔다”며, “만약 공원이 만들어지면 매 주말마다 올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미처 도시락을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도 충분히 소풍을 즐길 수 있게끔 도시락, 음료, 디저트 등 먹을거리를 파는 ‘움직이는 매대’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단체는 남대문과 만리동의 노점 상인들의 오래된 매대를 보고 영감을 받아 출발한 프로젝트 그룹으로, 젊은 디자이너 그룹과 지역의 상인들이 함께 진행합니다. 

“오늘 행사는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고가를 차로 많이 다녀봤지만, 다른 시각에서 고가를 바라보게 됐습니다. 가족들과 같이 왔는데, 잘 정비하고 다듬으면 서울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명소가 될 것 같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분들은 호기심 반으로 오신 분들이 많습니다.”

이날 커피를 판매한 안광중씨는 파머커피(Farmer coffee)의 대표이자 고가산책단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제품 홍보도 하고 서울역고가 행사에도 동참하고자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서울역고가와 잘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카페들

서울역고가와 잘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카페들

한쪽에서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인디밴드의 공연이 한창입니다. 서울역고가 위가 한순간 홍대클럽으로 변한 듯 했습니다. 흥겨운 노래가 들리자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흔들며 박자를 맞추기도 합니다.

서울역고가 위에서 들려오는 인디밴드의 재즈 선율

서울역고가 위에서 들려오는 인디밴드의 재즈 선율

한바탕 몸을 흔들고 손뼉을 치며 공연을 보다 보니 아이들이 즐길 거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투호 던지기, 링 던지기, 타요버스 퍼즐 맞추기 등 ‘어린이 감성 체험프로그램’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체험을 즐기는 동안 이동서점으로 가서 헌책들을 살펴봅니다. 내가 찾던 책을 발견할 수는 없었지만 어디서나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인 것 같습니다.

중고서적을 모아둔 한평 책방

중고서적을 모아둔 한평 책방

고가 위에서 피크닉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산책버스가 출발할 시간이라 서둘러 첫 번째 정류장으로 찾아가 보았습니다. 산책버스는 지난 ‘서울역 고가 활용방안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당선된 기획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입니다. ‘버스’에 여럿이 함께 타고서, 관광투어를 가듯, 드라이버의 안내를 들으며 차를 타고 갈 수 없는 골목골목을 ‘산책’한다는 의미입니다.

시민들과 함께 고가에서 출발하는 산책버스 기사님

시민들과 함께 고가에서 출발하는 산책버스 기사님

남산방향과 청파동방향 두 곳으로 출발하는 버스였는데, 청파동 방향의 버스로 몸을 실어봅니다. 드라이버를 따라 걸으며 고가 아래로 내려가 봅니다. 청파동코스를 선택한 저는 서울역 서부의 동네를 거닐며 그 속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기무사 수사대가 이전하면서 들어선 국립극단을 지나, 100년 넘게 골목을 지키고 있는 ‘개미슈퍼’ 앞에 도달하자 함께 산책길에 오른 사람들은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기도 했습니다. 봉제공장골목, 만리재로, 손기정체육공원으로 이어지는 산책버스는 청파동 골목골목에 남아있는 옛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담벼락과 바닥에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있다

담벼락과 바닥에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서울역 7017 프로젝트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말할 수 있는 ‘할말부스’도 거리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누구든지 고가에 대한 의견을 내거나 그 밖에 서울시에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부스입니다. 부스 안에 설치되어 있는 카메라로 시민의 발언 모습을 촬영하고, 그 내용을 서울시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고가 혹은 서울에 대한 의견을 말할 수 있는 `할말 부스`

고가 혹은 서울에 대한 의견을 말할 수 있는 `할말 부스`

■ 그밖에, 현장인터뷰
“공원이 만들어지면 점심 때 인근 직장인들이 와서 운동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관광명소가 되어 외국인이 찾는 관광코스가 되면 좋겠습니다.” (익명, 만리동 거주)

“서울시 뉴스레터 내 손안에 서울 기사보고 행사 왔습니다. 아직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도시락은 생각보다 양이 적고 젓가락도 없어 불편했습니다. 고가개발은 교통을 먼저 해결하고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대문 시장 분들의 의견을 먼저 듣고 진행하면 좋겠습니다.” (이정은, 관악구 거주)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을 하는 서울시 사업에 찬성합니다. 큰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면 서울역이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서계동 지역의 낙후된 재개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큰 틀 안에서 발전을 하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고가도로와 병행해서요.” (임택수, 서계동 거주)

“시민의식이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쓰레기를 되가져가고 아무데나 버리지 않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김영희, 은평구 구산동 거주)

지난해 10월 ‘꽃길, 거닐다'(☞ 관련영상: 서울역 고가, 첫 만남 : 꽃길 거닐다 )라는 주제로 서울역고가는 차가 아닌 사람들을 처음으로 맞이했습니다. 올해 5월 10일에 열린 두 번째 개방행사는 ‘고가에서 봄’이라는 주제로 서울역 고가도로 상부가 머물고 싶은 봄소풍 공간으로 깜짝 변신하여 우리를 놀라게 했습니다. 앞으로 ‘차량 길’에서 ‘사람 길’로 재생하게 될 서울역고가는 봄소풍 장소에 이어 또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이하게 될까요? 앞으로, 서울역고가의 변신이 기대가 됩니다.

■ 서울역 7017 프로젝트 관련 기사 다시 보기
 ☞ 서울역고가 ‘차량길’에서 ‘사람길’로 바뀐다
 ☞ ‘잘가~’ 고가도로, ‘안녕~’ 공중공원
 ☞ 하늘 위를 거닐다, 서울역고가
 ☞ [서울역 7017] ① ‘고’부가 ‘가’치가 있는 ‘고가’로 변신
 ☞ [서울역 7017] ② 서울역 고가 대체교량 신설 검토
 ☞ [서울역 7017] ③ 오는 10일, 서울역 고가로 소풍가세요~
 ☞ [현장 포토] 서울역 고가로 소풍왔어요~(1)
 ☞ [현장 포토] 서울역 고가로 소풍왔어요~(2)
 ☞ [현장 영상] ① 서울역 고가에서의 ‘피크닉’
 ☞ [현장 영상] ② 938미터를 재밌게 걷는 방법!
 ☞ [현장 영상] ③ ″그 말씀 누가 시킨 것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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